중고 의류시장 가치 2021년 127조 원 → 2026년 289조 원 전망
콜렉티브, ‘매일 새로운 온라인 플리마켓’∙∙∙편의성∙사용성∙접근성↑
“누구나 옷장 열 듯 플리마켓 열어”∙∙∙세컨핸드 패션 문화 트렌드 선도

크레이빙콜렉터 이은비 대표(사진=크레이빙콜렉터)
크레이빙콜렉터 이은비 대표(사진=크레이빙콜렉터)

[스타트업투데이] 최근 ‘세컨핸드’(중고, Secondhand)가 국내∙외 패션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디지털화와 지속가능성을 향한 고민에 더해 중고 물건에 대한 인식 개선과 개성추구, 합리적인 가격 등이 세컨핸드 시장의 성장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가장 보편화된 중고 분야는 의류시장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고 의류시장의 시장가치는 2021년 960억 달러(약 127조 원)를 기록했다.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루며 2026년 2,180억 달러(약 289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크레이빙콜렉터는 옷을 다양하게 소비하고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버려지거나 가치를 다하지 못하는 옷 역시 많아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고거래를 통해 구매자는 원하는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고 판매자는 본인의 옷을 다시 팔아 수칙 창출을 경험한다. 즉, 중고거래 형태로 패션 사업에 새로운 소비 방식을 만드는 것이다. 

이은비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세컨핸드가 지속가능하면서도 신선한 패션 소비 방식으로 자리잡았다”며 “아시아권에서는 한국 당근마켓, 일본 메루메루, 싱가포르 캐러셀 등을 필두로 세컨핸드 시장이 메이저 마켓으로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소비자 행동 관점에서도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인식 역시 ‘버리는 중고’가 아닌 ‘새로운 가치’로 했다”며 “SNS를 통한 트렌드 파악, 독특하고 희소 아이템에 대한 니즈, 가치 소비 확산에 따라 세컨핸드 시장의 성장 속도를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비 대표가 전하는 세컨핸드 시장에서의 새로운 가치창출 방법은 무엇일까. 

 

프리미엄∙디자이너 중고 패션 아이템을 한 눈에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크레이빙콜렉터’(Craving Collector)는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다. 이은비 대표는 ‘나만의 브랜드를 론칭하겠다’는 꿈을 품고 대학에서 의류학과를 졸업한 후 뉴욕으로 떠났다. 그는 미국의 한 명품 패션 브랜드에서 일하면서 명품 브랜드의 전반적인 운영 과정을 배운 것은 물론 세계 패션의 중심지인 뉴욕의 패션 문화를 몸소 체험했다. 또 한국과는 다른 뉴욕만의 패션 소비 방식에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특히 이은비 대표는 그곳에서 중고 의류 매장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뉴욕에서 중고 의류 매장은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었고 그곳에서 파는 옷 역시 새 옷처럼 깔끔해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옷을 샀다고 한다. 

이은비 대표는 “한국에서 중고 의류는 ‘남이 입다가 버린 것’ 또는 ‘나쁜 기운을 가져다주는 것’과 같은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면서 “반면 미국은 빈티지 패션 시장이 활성화된 데다 새 상품보다 저렴해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는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플랫폼이 등장한 시기였던 만큼, 중고 의류 거래 앱을 사용하는 것도 자연스러웠다”며 “직접 여러 앱을 통해 옷을 사고팔았는데 이런 경험을 통해 세컨핸드 패션 시장의 가능성을 봤다”고 전했다. 

 

사진=크레이빙콜렉터
사진=크레이빙콜렉터

크레이빙콜렉터가 운영 중인 ‘콜렉티브’(Collectiv)는 세컨핸드 패션 거래 플랫폼이다. 유저는  세컨핸드 패션 아이템 매물을 한눈에 보고 패션 커머스처럼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국내부터 외국까지 다양한 프리미엄∙디자이너 중고 패션 아이템을 개인 간 거래(C2C)가 가능한 앱이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콜렉티브를 ‘매일 새로운 온라인 플리마켓’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콜렉티브에서는 누구나 간편하게 온라인 플리마켓을 무료로 열 수 있고 소비자가 플리마켓을 구경하기 위한 피케팅(피가 튀는 전쟁 같은 티켓팅, 피+ticketing)이나 오픈런(open run)도 필요없다”며 “편의성과 사용성, 접근성도 높아 온라인 플리마켓을 열고 싶은 많은 인플루언서로부터 문의도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플리마켓에 대한 진입장벽도 낮다는 점도 콜렉티브의 강점으로 꼽았다. 콜렉티브 내 본인의 애장품을 올리고 SNS에 상점 링크만 달아도 플리마켓 홍보가 가능하다. 이 대표는 “유명 인플루언서만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누구나 옷장을 열듯 플리마켓을 열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세컨핸드 패션 문화의 트렌드를 바꿔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콜렉티브, 아시아 대표 옷장으로 만들고파” 

크레이빙콜렉터 이은비 대표(사진=크레이빙콜렉터)
크레이빙콜렉터 이은비 대표(사진=크레이빙콜렉터)

크레이빙콜렉터는 2020년 10월 설립 이후 약 2년간 꾸준히 개발에 몰두한 결과, 지금의 콜렉티브를 선보이게 됐다. 처음에는 ‘옷만 파는 중고 장터를 누가 쓰냐’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만큼, 세컨핸드 패션 시장의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유저 사이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입고 싶은 옷은 정말 많지만, 사회초년생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더 이상 쇼핑이 즐겁지 않았는데 콜렉티브를 통해 다른 사람이 한두 번 입고 판매하는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기고 그렇게 입은 옷을 다시 파는 방식으로 새로운 옷을 경험했다” 중고 의류를 사고파는 과정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옷으로 나를 표현하는 재미를 깨닫게 됐다” 등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콜렉티브 하루 사용자는 1만 5,000여 명, 한 달 판매액은 35억 원 상당이다.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 및 관련 기관으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창업 첫해였던 2020년 122대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본선 진출팀으로 선정됐다. 당시 크레이빙콜렉터는 실제 앱 서비스가 아닌 목업(디자인 검토를 위해 실물과 비슷하게 만든 시제품, mockup)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본선 진출팀에 선정된 것을 보면 성장 가능성만큼은 입증받았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네이버 계열 벤처캐피털(VC)인 스프링캠프로부터 시드(Seed) 투자를, 리셀 거래 플랫폼 크림으로부터 55억 원 규모의 프리A(Pre-A) 투자를 유치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이 대표는 콜렉티브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옷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누구나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아이템을 낭비 없이, 그리고 재미있게 경험하도록 패션 시장을 혁신해 글로벌 1위 C2C 패션 디스커버리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패션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역랑을 지닌 사람이 모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생태계와 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많은 소비자가 옷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더욱 쉽고 재미있게 패션을 즐기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국내 패션 시장에는 다양한 대형 플랫폼이 나와 있지만, ‘세컨핸드 시장을 이끈다’고 할 만큼의 플레이어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크레이빙콜렉터는 세컨핸드 패션 마켓 플레이스를 시작으로 ‘세컨핸드 패션’을 키워드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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