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노선 순환∙∙∙차량에서 차량으로 물품 전달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최적의 경로로 이동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당일 배송 서비스”

(왼쪽부터)브이투브이 최상수 대표, 권민구 공동창업자, 김강인 CTO(사진=브이투브이)
(왼쪽부터)브이투브이 최상수 대표, 권민구 공동창업자, 김강인 CTO(사진=브이투브이)

[스타트업투데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하면 경기도에서 서울로 배송되는 물건들이, 몇 시간이면 도착할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옥천∙곤지암과 같은 메가허브에 들려 하루 이틀 후 도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허브에서 물건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아 배송 상태를 시도 때도 없이 확인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브이투브이 최상수 대표와 권민구 공동창업자∙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런 시장의 물류 배송 구조에 의문을 가졌다. 브이투브이는 도시 물류를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도시에 ‘대중 물류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회사다. 대량의 물품을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이동시키는 것을 목표로 배송 서비스 ‘투데이’(To-Day)를 운영 중이다.

권민구 공동창업자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존 물류 시스템의 문제점은?

투데이 정류소(사진=브이투브이)
투데이 정류소(사진=브이투브이)

권민구 공동창업자는 “우리나라에 택배가 처음으로 도입된 1992년 당시에는 도시 물류보다 도시 간 물류 양이 훨씬 많았다”며 “이때 도시 간 물류 처리 특화를 위해 채택한 전국 단위의 네트워크 ‘허브앤스포크’(Hub and Spoke) 방식을 현재까지 이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10년 사이 이커머스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하루 2,000만 건의 배송 물동량이 발생했고, 풀밀먼트 센터가 대두하기 시작했다. 이에 배송 물품의 출발지가 서울 근처,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수도권에서 출발해 수도권으로 도착하는 도시 물류의 양이 전체 물동량의 40%를 상회하게 됐다. 여기에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권 공동창업자는 “하지만 허브앤스포크 방식 때문에 수도권 내에서 움직이는 하루 수백만 개의 물동량이 엉뚱하게도 메가허브에 무조건 들렀다 오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도시 내에서 이동하는 물품이 배송 경로, 시간 등에서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 대표와 권 공동창업자는 이런 비효율성을 해결하고, 수도권 내 도시 물류만을 전문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2021년 4월 브이투브이를 설립했다. 이후 김강인 최고기술경영자(CTO)가 합류하며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다.

 

투데이 거점 카트(사진=브이투브이)
투데이 거점 카트(사진=브이투브이)

최 대표는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으로 대한항공을 거쳐 창업 및 투자 업계에 15년 이상 재직했다. 최 대표는 브이투브이의 대중 물류망 비즈니스 모델과 재무 구조를 정립했다.

권 공동창업자는 경기과학고와 KAIST 산업공학과 출신으로, 총 세 번의 연쇄 창업 경험이 있다. 두 번째 창업한 회사는 에어컨 등 대형가전 제품의 익일 설치를 보장하는 서비스 ‘쿠팡 로켓설치’의 물류관리시스템(WMS) 및 운송관리시스템(TMS)을 외주 개발한 바 있다. 권 공동창업자는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브이투브이의 대중 물류망을 직접 고안하고 설계했다.

김 CTO는 한국과학영재학교 및 KAIST 전산학부 출신이다. 토스와 PUBG에서 개발자로 활동했으며 현재 브이투브이의 기술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권 공동창업자는 “이외에도 과학고, KAIST 출신의 엔지니어 15명이 초기 멤버로 합류하는 등 물류 업계에서 가장 기술집약적 집단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런 멤버 구성은 까다롭고 복잡한 대중 물류망 네트워크를 빠르게 정착시킬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고 소개했다.

 

멈추지 않고 이동하는 ‘대중 물류망’ 구축

트럭 간 물품 인계(사진=브이투브이)
트럭 간 물품 인계(사진=브이투브이)

브이투브이는 대중 물류망이라는 새로운 도시 물류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대중 물류망은 수도권의 대중 교통망 시스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권 공동창업자는 “현재 수도권 대중 교통망은 약 2,000만 명의 시민을 대량으로, 빠르게, 저렴한 가격에 수송하고 있다”며 “대중 교통망이 사람을 나르듯 물품을 나르기 위해 이 방식을 그대로 물류 버전으로 이식했다”고 말했다.

브이투브이의 대중 물류망은 대중교통처럼 차량이 정해진 노선을 순환하고, 대중교통에서 환승하듯 물품이 차량에서 차량으로 전달된다. 배송 전 과정에서 물품 적재∙분류를 위한 창고가 필요 없으며 차량 간 유기적 운행 및 물품 전달 방식을 통해 배송한다. 대중 교통망처럼 정규화, 표준화, 노선화, 분산화돼 물건이 멈추지 않고 이동하는 것이다.

브이투브이는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대중 물류망을 고안하고 설계하기 시작했다. 이후 2022년 국토교통부 ‘디지털 물류서비스 실증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인천 지역에서 실제 주문된 물품을 대중 물류망 방식으로 배송하는 실증을 마칠 수 있었다. 올해 본격적으로 수도권 지역에 빠른 배송 서비스 투데이를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 배송 조회가 가능하다(사진=브이투브이)
실시간 배송 조회가 가능하다(사진=브이투브이)

투데이는 당일 15시까지 집화된 물품을 19시 또는 24시까지 배송하는 것을 보장한다. 당일 주문 건은 모두 당일에 배송되며, 전일 주문 건은 익일 배송 보장을 받게 된다. 투데이는 물품, 차량, 기사, 거점, 노선 시각, 위치, 상태 등의 모든 배송 정보를 초 단위로 수집하고 이를 관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용자는 자체 웹페이지를 통해 택배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화주는 택배를 이용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투데이 서비스를 바로 이용 가능하다. 플랫폼에 입점할 필요 없이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최적의 경로로 당일 배송이 이뤄진다. 현재 롯데홈쇼핑, NS홈쇼핑, W쇼핑, 카페24, 패스트박스 등 대형 고객사부터 여러 중소형 고객사가 투데이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권 공동창업자는 “투데이는 쿠팡을 쓸 수 없는 화주들이 당일 도착 보장 및 익일 도착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서울 지역에서는 어느 서비스보다도 가장 빠른 타임라인으로 배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풀밀먼트 센터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면서 거대한 이커머스 시장 중에서도 도시 물류의 비중은 나날이 늘고 있다”며 “대중 물류망을 통해 방대한 양의 도시 물류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선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브이투브이는 휴맥스, 우미건설, 티비티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더웰스인베스트먼트, 신용보증기금 등으로부터 총 세 번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에는 추가 라운드를 통해 유진그룹이 전략적 투자자(SI)로 합류했다. 브이투브이는 유치한 자금을 바탕으로 빠르게 스케일업하는 것을 올해의 목표로 삼고 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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