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고용법 따라 직원의 3.1% 이상 장애인으로 의무 고용해야
‘채용 후 사후관리 어려움’ 등으로 채용 힘들어∙∙∙미이행 시 장애인고용부담금 내야
고요한택시, 청각장애인 택시기사가 운행∙∙∙태블릭PC로 승객과 소통
‘고요한비즈니스’로 기업 이동 책임∙∙∙장애인연계고용제도 활용, 부담금↓

코액터스 송민표 대표(사진=코액터스)
코액터스 송민표 대표(사진=코액터스)

[스타트업투데이] 취업이 힘든 장애인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1991년부터 ‘장애인 고용의무’를 실시하고 있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장애인고용법)에 따라 국가 및 지자체장은 장애인을 소속 공무원 정원의 3.4% 이상을, 상시 50인 이상의 민간기업은 직원의 3.1%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은 ‘업무에 맞는 직무능력 갖춘 장애인 구직자를 찾기 힘들다’ 또는 ‘장애인 근무환경 및 시설비용의 부담과 채용 후 사후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채용이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지난 15일 공개한 ‘2022년도 장애인 의무고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장애인 의무고용 사업체 3만 1,455개소 중 장애인 고용인원은 27만 8,823명, 고용률은 3.12%로 나타났다. 민간기업에서의 장애인 근로자는 20만 3,138명, 고용률은 2.91%였다. 해마다 고용률이 느는 추세이지만, 법률이 정한 수치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상황이다. 

코액터스는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주목했다. 특히 송민표 대표는 우버(Uber), 리프트(Lyft), 그랩(Grab) 등 차량호출(Ride-Hailing) 플랫폼에서 청각장애인이 기사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다만, 외국에서는 기사가 승객과 필담으로 소통했는데 이와 다르게 한국에서는 IT 기술을 접목하면 더 많은 청각장애인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한다. 

송민표 대표가 전하는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 방안은 무엇일까. 

 

청각장애인이 운행하는 택시가 있다? 

블랙캡(사진=코액터스)
블랙캡(사진=코액터스)

2018년 4월 설립된 ‘코액터스’(CO:ACTUS)는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자’라는 모토로 출발한 소셜벤처다.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기 위한 대학교 동아리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고요한택시’와 ‘고요한M’을 운영하고 있다. 당시 송민표 대표는 수많은 사회문제 중 장애인 일자리 문제에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고요한택시’는 말 그대로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택시’다. 고요한택시 운전기사 대부분은 청각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사회적 약자를 무조건 고용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택시기사와 마찬가지로 고요한택시 기사가 되려면 범죄 이력 확인, 택시회사 면접, 운전 정밀검사, 택시운전자격면허시험, 교육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택시기사가 청각장애인인 만큼, 목적지를 결정하는 것부터 운행, 결제 등 승객과 청각장애인 기사 간 의사소통은 태블릿PC로 이뤄진다. 승객이 음성이나 텍스트 등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면 청각장애인 기사가 확인하고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 기사는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으며 승객은 원치 않는 대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 

 

드라이버 채용설명회(사진=코액터스)
드라이버 채용설명회(사진=코액터스)

‘고요한M’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청각장애인 운행 모빌리티 서비스다. ‘따뜻하고, 안전하고, 고요한 모빌리티 서비스’로서 ‘유니버설 모빌리티’(Universal Mobility)를 지향한다. 

코액터스의 택시는 주로 SUV 차량이기 때문에 수동휠체어도 함께 실을 수 있다. 또 영국 프리미엄 택시로 알려진 ‘블랙캡’(Black cab)을 운영하면서 휠체어 이용자는 휠체어에 탄 채로 차량에 탑승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고객도 계속해서 느는 추세다. 

송 대표는 “병원 동행매니저 옵션이 가능한 고요한M에서는 병원에 가길 원하는 고객의 83% 이상이 블랙캡을 선택한다”며 “앱 내 예약 이동 등 다양한 이동을 지원하고 있어 특수 목적 이동 수요가 증가 중”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코액터스는 기업 간 거래(B2B)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송 대표는 “B2B 업무이동 서비스인 ‘고요한비즈니스’를 통해 기업의 이동을 책임지고 있다”며 “이를 이용하는 기업은 장애인연계고용제도를 활용해 이용 금액의 50% 이상을 장애인고용부담금에서 감면받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연계고용제도는 이런 기업이 ‘장애인표준사업장’과 거래를 하면 장애인고용부담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코액터스는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인증받은 바 있다. 

 

“기사-승객 모두의 유니버스 가치 실현 기업으로 성장 목표” 

소셜벤처 기업 코액터스와 사회적기업 더쇼퍼가 공동 사업 기회 발굴 및 실현을 위한 전략적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코액터스)
소셜벤처 기업 코액터스와 사회적기업 더쇼퍼가 공동 사업 기회 발굴 및 실현을 위한 전략적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코액터스)

송 대표에 따르면 코액터스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해마다 매출도 2.5배가량 늘고 있다. 

탄탄한 파트너십도 구축했다. SK텔레콤과 SK에너지 등 대기업부터 장애인고용공단,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등 유관 공공기관 및 공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최근에는 사회적 기업 더쇼퍼와 업무협약(MOU)을 통해 특수 이동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더쇼퍼와의 MOU를 통해 코액터스는 더쇼퍼에서 제공하는 웨딩카 서비스에 블랙캡 이용, 고요한M 플랫폼을 이용한 웨딩카 서비스 운영, 병원이동에서의 운전대행 서비스 카테고리 도입 등을 계획 중이다. 

코액터스 솔루션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코액터스는 2019년 2020 두바이 엑스포(Dubai Expo)의 혁신 및 파트너십 프로그램 ‘엑스포 라이브’(Expo Live)에 한국 기업 최초 최종 선정됐으며 이듬해 SK텔레콤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글로모 어워드(GLOMO Award) 공동 수상하는 등 자사만의 사회혁신 기술을 인정받았다. 

 

코액터스는 2019년 2020 두바이 엑스포의 혁신 및 파트너십 프로그램 ‘엑스포 라이브’에 한국 기업 최초 최종 선정됐다(사진=코액터스)
코액터스는 2019년 2020 두바이 엑스포의 혁신 및 파트너십 프로그램 ‘엑스포 라이브’에 한국 기업 최초 최종 선정됐다(사진=코액터스)

송 대표는 “드라이버 관점에서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안전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고요한M 드라이버가 될 수 있다”며 “승객 관점에서도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설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 대표는 앞으로 병원이동에서 비응급이동서비스(NEMT, Non-Emergency Medical Transportation)로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고요한M 앱에서 이동별로 탭을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최근 시작한 복지차 렌트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 개사와 승객 모두의 유니버스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점점 더 많은, 새로운 이동서비스를 필요하지만, 국내 여건상 어려웠던 시장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며 “이 시장에서 새로운 운송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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