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글로벌 자율주행로봇 4조 원 규모 기록
코로나19 따른 고용난∙인건비 등으로 자동화 설비 필요성↑
물류센터, 오더피킹 등 미래 먹거리 주목∙∙∙생활물류∙택배 등 활용 기대
나르고, 변화 심한 실내∙환경에서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배송

(왼쪽부터)트위니 천영석∙천홍석 대표(사진=트위니)
(왼쪽부터)트위니 천영석∙천홍석 대표(사진=트위니)

[스타트업투데이] 자율주행로봇(AMR)이 물류 업계의 흐름을 바꾸는 모습이다. ‘라스트 마일(last-mile) 배송 로봇’이라고도 불리는 자율주행로봇은 소매 창고에서 고객의 문 앞까지 배달 음식, 식료품, 소포 등을 배달하며 배송 로봇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마켓(Research & Markets)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자율주행로봇 시장규모는 30억 8,000만 달러(약 4조 123억 원)를 기록했다. 연평균 16.8%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오는 2030년에는 106억 6,000만 달러(약 1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자율주행로봇 시장은 기술적 난이도 때문에 주행 범위가 적은 식당에서 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고용난과 인건비 등으로 자동화 설비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여러 산업에서 로봇 수요가 점차 늘기 시작했다. 로봇이 적용될 분야 역시 점차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자율주행로봇 스타트업 트위니는 공장과 물류센터, 특히 오더피킹(창고에서 고객의 주문 단위 별로 물품을 출하하는 과정, Oder Picking)을 미래의 먹거리로 보고 생활물류 및 택배 영역에서 활용될 것으로 진단했다. 

천홍석∙천영석 대표로부터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 봤다. 

 

실내∙외 어디서든 자율주행 가능한 로봇 개발 

트위니 사옥(사진=트위니)
트위니 사옥(사진=트위니)

2015년 8월 설립된 ‘트위니’(TWINNY)는 ‘언제 어디서나 누리는 자율주행의 편리함’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율주행로봇 전문 기업이다. 천홍석∙천영석 두 대표가 쌍둥이인 만큼, 쌍둥이를 뜻하는 영어단어 ‘트윈스’(twins)에서 사명을 따왔다. 

물류센터의 오더피킹, 아파트 단지 내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상품이 유통업체에서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의 전 과정, last mile delivery) 등을 목적으로 실내∙외 어디서나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봇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트위니 설립 전 천홍석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박사 과정을 통해 로봇을 연구했고 천영석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중소벤처진흥공단에서 재무관리, 기업지원 업무 등을 담당한 바 있다. 

 

자율주행로봇 ‘나르고’(사진=트위니)
자율주행로봇 ‘나르고’(사진=트위니)

트위니가 개발한 ‘나르고’는 주어진 목적지까지 스스로 이동하면서 물건을 운반하는 자율주행로봇으로 물류 창고는 물론 사무실, 병원 등 물건 운송이 필요한 장소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넓고 복잡한 데다 변화가 심한 실내 및 환경에서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잘 찾아간다는 게 나르고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3차원(3D) 라이다 센서 기반으로 주변을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게 천홍석∙천영석 대표의 설명이다. 

라이다는 빛으로 주변의 거리를 측정하는데 2D 라이다는 특정 높이의 단면을, 3D 라이다는 지도상 다양한 지형∙지물 등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인식한다. 장애물을 피하는 것은 물론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천홍석 대표는 “현재 상용화된 로봇 대부분은 2D 라이다 센서를 사용해서 로봇이 본인의 위치를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와 달리 나르고는 3D 라이다 센서를 탑재해 유동 인구가 많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문제없이 해당 위치를 인식하고 장애물도 피한다”고 설명했다. 

천영석 대표는 그렇지만 좋은 센서를 쓴다고 해서 무조건 로봇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로봇이 3D 라이다 센서를 탑재하면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이 많아진다”면서도 “이에 따라 노이즈가 차지하는 양도 함께 늘지만, 이를 처리하지 못하면 좋은 센서도 무용지물”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방법으로 3D 라이다를 활용하기 위해 노이즈를 제거하고 데이터양을 줄일 수 있는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기존 제품 한계 극복∙∙∙고객 만족도↑ 

자율주행 오더피킹 로봇(사진=트위니)
자율주행 오더피킹 로봇(사진=트위니)

몇몇 기업이 물류 이송의 편의성을 위해 자율주행로봇을 도입했지만, 기존 제품은 제한된 공간에서만 쓸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천홍석∙천영석 대표는 나르고가 넓고 복잡한 공간에서 스스로 장애물을 피하는 점, 이와 함께 문제없이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점 등으로 고객사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투자업계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위니는 시리즈 B까지 누적 투자금 약 233억 원을 유치한 데 이어 현재 3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단계의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21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에서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됐으며,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진짜 유니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섰다. 

 

창업 초창기 인원들이 연구개발을 논의하는 모습(사진=트위니)
창업 초창기 인원들이 연구개발을 논의하는 모습(사진=트위니)

내년에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오더피킹 로봇의 공급을 통해 시장 진입과 고객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주상복합 건물 배송 실증, 정부출연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로봇의 실외 주행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천영석 대표는 “트위니가 지금보다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트위니만의 자율주행 기술력, 특히, 넓고 복잡한 환경 실내외 모두에서도 타 기업이 진출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공격적인 영업 전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토대로 규제자유특구와 같은 정부 과제와 다양한 협력을 통해 실증 기회를 잡고 경험을 쌓아 올리는 데 주력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내 자율주행 기술을 사업 아이템으로 하는 회사는 많지만, 제대로 주행할 수 있는 회사, 넓고 복잡한 공간에서 원활하게 목적지를 찾아가는 로봇을 갖춘 회사는 드물다”며 “실내∙외 환경 모두에서 원활하게 오가는 로봇으로 발전시켜 ‘트위니가 만든 자율주행로봇은 역시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싶다”고 밝혔다. 

천홍석 대표는 “지금 진행 중인 시리즈 C 단계 투자 유치에 성공해 자율주행로봇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며 “동시에 해외 전시회에도 참가해 자사를 세계 시장에 알리고 믿고 함께할 수 있는 협업 파트너사 발굴에도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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