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중요시하는 소비자↑∙∙∙데이터 확보한 플랫폼 중요
스쿨쉐어링, 수도권 지역 35개 대학교 공간 사업화∙∙∙모든 공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
“시간∙비용 혁신적으로 줄이는 플랫폼 역할 중요”
“사용자의 복잡한 의사결정과정 기술화∙∙∙거래 비용 혁신 목표”

쉐어잇 박상준 대표(사진=쉐어잇)
쉐어잇 박상준 대표(사진=쉐어잇)

[스타트업투데이] 지속적인 저출산∙고령화로 국내 인구 감소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인구구조가 변함에 따라 기존 활용되던 공간 역시 방치되면서 빈집이나 빈 점포 등도 증가하고 있다. 

집이나 상가 등 공간 공급량이 늘면서 본인의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호스트도 많아지면서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초단기 공간 임대 수요도 커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빈집이 인구구조와 산업구조의 재편 등으로 초래된 사회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빠른 인구 감소와 치솟는 공실에 따른 사회적 이슈로 앞으로는 소비자가 주도하는 공간 대여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쉐어잇은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 공유 플랫폼으로 정보 비대칭성을 기술로 해결하는 스타트업이다. 박상준 대표는 글로벌 코스메틱 그룹에서 브랜드 마케팅부터 점포 개발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은 경험을 토대로 지난 2017년 쉐어잇을 설립했다. 

박상준 대표는 “주거, 숙박, 공유 오피스 등 기존 중개 서비스는 이미 대형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반면 시간 단위의 초단기 공간 임대 시장은 확실한 지배 사업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현재 사용자의 지배적 특성과 맞물려 공간 중개 플랫폼의 미래는 밝다”며 “공간 구성∙개발 단계부터 대여∙활용과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한 플랫폼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준 대표로부터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 봤다. 

 

학교→유휴 공간으로 범위 확장∙∙∙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중개 

사진=쉐어잇
사진=쉐어잇

‘쉐어잇’(Share.IT)은 ‘상상 가능한 모든 공간을 연결한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주거와 숙박을 제외한 모든 공간을 중개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를 통해 공간 활용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쉐어잇의 시작은 학교 유휴 공간을 연결∙중개하는 플랫폼인 ‘스쿨쉐어링’(School Sharing)이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유휴 학교 시설에 관리자를 투입해 학교는 안전하게, 사용자는 편리하게 학교 공간을 이용하는 서비스다. 

박상준 대표는 “집과 가까운 학교에 흔히 보이는 체육관이나 운동장이 활용되지 않은 채 빈 곳으로 방치된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밝히며 “운동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사용자와 학교를 연결하는 국내 유일 학교 공간 중개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경희대와 한국외대를 비롯해 수도권 지역의 35개 대학교가 스쿨쉐어링을 통해 공간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학교 내 유휴 공간을 쉐어잇 솔루션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확보된 재원은 장학금, 교재 구입, 시설물 보수 등 교육 환경 개선에 사용한다. 

 

사진=쉐어잇
사진=쉐어잇

이후 유휴 공간 사업화에 대한 호스트의 문의가 빠르게 늘면서 상상 가능한 모든 공간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공간을 소유한 호스트가 쉐어잇 ERP를 통해 공간을 등록∙판매하면 사용자는 이 공간을 목적과 위치, 예산에 따라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실내체육관을 빌렸다면, 본래의 목적인 스포츠 경기 외에도 박람회 전시회, 방송 또는 광고의 배경으로 활용 가능하다. 대표적인 숙박 공간 중개 플랫폼이 에어비앤비(Airbnb)라면, 라이프스타일 공간 중개 플랫폼은 ‘쉐어잇’인 셈이다. 

이밖에도 소형 생활 공간은 물론 팝업스토어를 포함한 중∙대형 상업 공간도 연결한다. 이를 통해 기업고객(B2B) 시장을 선정한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공간 사용에 필요한 의사결정 단계가 복잡하고 구매단가가 높은 기업고객 시장에서 사용자의 시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며 “사용자의 다양한 활용 레퍼런스를 양질의 콘텐츠로 구성해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학교 개방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정책 필요” 

사진=쉐어잇
사진=쉐어잇

쉐어잇은 지난 7년간 정부 기관, 학교, 은행, 벤처투자회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투자를 유치했고, 그 결과 누적 투자액 약 100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 5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아기유니콘에 선정되며 성장 가능성과 잠재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코로나 기간을 제외한 매출 역시 해마다 2배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기간 중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공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한 쉐어잇은 매출 50억 원을 넘기며 코로나 이전 대비 430% 성장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올해 매출액 100억 원 이상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쉐어잇은 2024년 상반기 론칭을 목표로 ‘AI 공간 추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사용자-공간 매칭 데이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둔 서비스다. 시장 표준인 검색어 또는 필터 검색 방식 대신 이미지와 텍스트를 결합해 공간을 추천할 예정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이미 세 차례의 정부 과제를 통해 데이터 축적 및 분석 솔루션과 매칭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으로 개발됐으며 추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상용화 단계를 앞둔 상황이다. 

이밖에도 그동안 쌓은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건물주와 사업자 등 호스트를 위한 공간 개발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박 대표는 “사용자가 공간을 선택하는 모든 단계에서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할수록 중개를 넘어 공간 개발 플랫폼의 미래로 한 걸음 나아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쉐어잇의 강점인 기관 사용자의 복잡한 의사결정과정을 기술화해 거래 비용을 혁신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쉐어잇
사진=쉐어잇

한편 박 대표는 초∙중∙고등학교 등 학교 개방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세워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행 학교 개방과 관련된 법률은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규정된 데다 명문상으로는 지역 주민을 위한 개방을 권장한다. 하지만 개방 여부를 비롯해 모든 관리 책임은 학교장에게 있다. 이런 이유로 안전이나 시설 관리 등에 부담을 느껴 개방을 꺼리는 학교장이 대부분이다. 

박 대표는 “초∙중∙고등학교 개방뿐만 아니라 공간 대여 관련 산업은 혁신과 법제도 사이의 충돌이 있다”며 “주거 공유 숙박은 여전히 불법 영역에 머물러 있고 사업자등록 시 ‘공간 대여’는 항목에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간 활용에 대한 시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정부 정책도 뒷받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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