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이후 위워크 위기설 언급∙∙∙기업가치 61조 원→20조 원 하락
소프트뱅크, 4조 원 규모 워런트 계약 서명∙∙∙도약 계기 마련
현지 투자자, 창립자 애덤 뉴먼 경영 능력 의심∙∙∙샌디 매스라니, 새 CEO로 선임
샌드 매스라니 물러나며 새 위기 국면∙∙∙경영 위기 해소 위한 노력 지속

사진=위워크
사진=위워크

[스타트업투데이] 글로벌 공유오피스 위워크(WeWork)가 존립 위기에 빠진 모양새다. 위워크의 주가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시간 외 거래에서 25% 넘게 하락했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위워크 경영진은 8일(현지시각) 앞으로 비즈니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현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뿐만 아니라 계약을 해지하는 사무실 임대 고객이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위워크 주가도 이날 16시 기준 0.21달러(약 280원)로 마감됐다. 

 

뉴욕증권거래소 전경ⓒ게티이미지뱅크
뉴욕증권거래소 전경ⓒ게티이미지뱅크

위기 맞은 ‘위워크’∙∙∙돌파구는? 

위워크는 지난 2010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공유 오피스다. 건물주와 장기 임대계약을 맺고 다양한 규모의 기업에 사무실을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안정적인 업무공간을 원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일반 근로자의 수요와 맞물려 기업가치도 크게 올랐다. 

위워크는 전 세계 100여 개 도시에 500여 개의 공유 오피스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6년 8월 서울 강남역에 처음 문을 연 이후 을지로, 삼성역, 광화문 등 서울 18개 지점, 부산 2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그동안 위워크는 벤처투자자가 이익보다는 인상적인 성장을 보인 스타트업에 트럭 한 대만큼의 돈을 쏟아붓는 제로 금융 환경에 힘입어 천천히, 그러면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 2019년까지는 맨해튼(Manhattan)에서 가장 큰 개인 사무 공간을 소유한 기업인 데다 기업가치 470억 원(약 61조 원)에 달하는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 중 하나로 언급되기도 했다. 

사실 위워크의 위기설은 2019년 이후 지속해서 언급돼 왔다. 월스트리트(Wall Street) 등 현지 투자업계에 따르면 위워크는 2018년 매출 18억 달러(약 2조 3,700억 원)를 기록함과 동시에 19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의 손실을 봤다. 기업가치도 150억 달러(약 20조 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곧 위워크는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같은 해 일본 소프트뱅크(Softbank)가 30억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워런트(신주인수권, Warrant) 계약에 서명하면서부터다. 

위워크는 확보한 자금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해 뉴욕 증시 상장을 계획했다. 그러나 위워크 창업자이자 당시 CEO였던 애덤 뉴먼(Adam Neumann)의 경영능력에 의심을 품은 투자자가 생기면서 위워크의 IPO는 실패로 돌아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애덤 뉴먼이 지배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어 본인만이 회사 운영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도록 한 점, 본인이 보유한 건물을 위워크가 임대하도록 해서 임대수익을 벌어들인 점, 기업명을 굳이 위컴퍼니(We Company)로 바꾼점, 그러면서 위워크 이름에 대한 저작권료 명목으로 600만 달러(약 79억 원)를 가져간 점, 회사 명의로 호화 부동산을 여러 채 구입한 점 등 애덤 뉴먼의 만행이 들어났다”며 “결국 애덤 뉴먼은 부실 경영의 최대 책임자로 지목됐고 경영에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새 CEO로 샌딥 매스라니(Sandeep Mathrani)를 선임했고 샌딥 매스라니는 위워크의 재정적 출혈을 막고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CEO로 취임하자마자 샌딥 매스라니는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2019년 말부터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은 이동제한조치를 시행했고 재택근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와 함께 사무실이 필요하지 않은 기업도 늘면서 위워크는 큰 타격을 입었다. 하룻밤 사이에 스타트업이 위워크에 사무실을 임대한다는 일은 낯설면서도 두려운 일이 됐고 위워크 공유 오피스 점유율은 46%까지 떨어졌다. 

샌딥 매스라니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21년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SPAC) 보우엑스 어퀴지션(BowX Acquisition)과 합병하기로 합의하면서 NYSE에 우회상장됐다. 샌딥 매스라니는 “지금이 추가로 자금 유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상장에 재도전하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사진=위워크
사진=위워크

 

경영 위기 해소 위해 노력∙∙∙“새 상임 CEO도 찾는 중” 

한편 위워크는 올해 초부터 채무 재조정과 추가 투자 유치 등 경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3월 소프트뱅크와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부채 부담을 줄이고 다른 만기를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은 이정표를 달성했다는 게 현지 투자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 5월 샌디 매스라니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며 새로운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 위워크의 CEO 자리는 공석이다. 

위워크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임대 비용 절감, 보다 유리한 임대 협상, 수익 증대 및 자본 조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보다 더 큰 악화를 막기 위해서다. 위워크는 “고용주는 장기 입대 계약을 경계하고 대신 위워크의 유연한 모델로 눈을 돌릴 것”이라며 “독립 이사회 구성원 중 3명을 새로운 이사회 구성원 4명으로 교체하고 공석인 상임 CEO도 계속 찾는 중”이라고 전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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