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 2019년 12조 원∙∙∙2030년 336조 원 전망
국내 대기업, AI 반도체 생태계 확장 위해 중소기업∙스타트업 협력 증가
엔비디아, AI 반도체 시장 핵심 플레이어로 떠올라
‘반엔비디아’ 위한 반도체 개발 돌입
[스타트업투데이] 반도체가 제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만큼, 중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원하는 성능 구현을 위한 반도체 탑재가 증가하는 추세다.
반도체 업계는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주목했다. 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인 AI 반도체는 AI는 물론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실현을 위한 핵심부품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새로운 시장도 창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92억 9,000만 달러(약 12조 3,000억 원)에서 오는 2030년 2,533억 달러(약 336조 3,000억 원)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대기업은 AI 반도체 생태계 확장을 위해 중소기업∙스타트업 투자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AI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스타트업과의 협력에 따른 상생이 목표다.
글로벌 기업 역시 AI 반도체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AI 반도체 생태계 확장을 위한 글로벌 기업의 전략은 무엇일까.
엔비디아, 반도체 시장서 독점적 지위∙∙∙주요 기업, 反엔비디아 돌입
현재 엔비디아(NVIDIA)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떠오르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은 그래픽 처리장치(GPU) 및 중앙처리장치(CPU)다. GPU 성능 개선 및 데이터센터용 CPU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생성형 AI를 위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하려면 CPU를 도와줄 GPU가 필요하다. 이런 기능을 하는 데 최적화된 것이 엔비디아의 반도체 칩이다.
엔비디아는 GPU 및 시스템소프트웨어 ‘쿠다’(CUDA)를 기반으로 다양한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다는 AI 혁명을 견인한 원동력이자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의 필수 솔루션으로 꼽히는 만큼, 엔비디아의 AI 반도체가 빠르게 확산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대표는 “엔비디아는 반도체가 아닌 소프트웨어 회사”라며 “쿠다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의 엔비디아 가치도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실상 엔비디아가 반도체 시장에서 독점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인 만큼, 국내∙외 주요 기업은 엔비디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른바 ‘반(反)엔비디아’를 위한 반도체 개발에 돌입했다.
이중 인텔(Intel)은 하드웨어 기반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추진 전략으로서 슈퍼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인텔은 2020년 12월 ‘원(one)API’ 툴킷(Tookit) 출시를 발표했다. 개발자는 이를 활용해 CPU, GPU, FPGA(프로그램이 가능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일종, 통칭 XPU)를 활용한 고성능 교차 아키텍처 앱을 개발할 수 있다.
퀄컴(Qualcomm)은 지난해 6월 ‘퀄컴 AI 스택’(Qualcomm® AI Stack)을 공개했다. 퀄컴 AI 스택은 제조사와 개발자에게 엔드-투-엔드 AI 소프트웨어 및 단일 통합 소프트웨어 스택 퀄컴의 AI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기존 AP 칩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보다 앞선 3월에는 AMD 인스팅트 생태계를 확장하고자 새로운 ‘AMD 인스팅트(Instinc) MI210’ 액셀러레이터와 ‘ROCm 5’ 소프트웨어를 발표했다.
美5대 빅테크 기업 AI 반도체 투자↑
한편 애플(Apple), 메타(Meta),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5대 빅테크 기업도 AI 반도체 경쟁에 뛰어들었다. 자체 칩 개발은 칩 공급사에 지급하던 수익을 내재화하고 서비스 효율과 성능을 최적화해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애플, 구글 MS는 독자적인 AI 반도체 칩을 개발하며 자사의 제품을 한 층 더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애플은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 맥(Mac), 맥북(MacBook) 등의 모바일 디바이스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반도체의 세계 최대 수요처로 여려진다. 그동안은 제품에 필요한 반도체를 주로 인텔의 설계에 의존했으나, 최근에는 독자적으로 자사의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은 파운드리인 대만의 TSMC에 위탁하고 있다.
구글은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를 개발 중이다. 2022년 하반기 출시한 스마트폰 ‘픽셀7’에 자체 개발한 차세대 칩인 ‘텐서(Tensor)’를 탑재했다. 텐서는 구글과 삼성LSI가 공동개발해 삼성파운드리에서 5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차세대 스마트폰 픽셀8에 탑재될 AP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3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에는 반도체 기업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SKYTO, SkyWater Technology)와 함께 스카이워터의 미네소타공장에서 제작되는 칩을 설계하는 오픈소스 플랫폼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미국 국방부(States Department of Defense)가 해당 플랫폼이 다양한 효용성을 가져온다고 보고 1,500만 달러(약 200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MS는 2021년 10월 프로세스와 저장장치, 그래픽, 오디오, 비디오, 모뎀 등 SoC(여러 가지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기술집약적 반도체, System on Chip) 개발을 위한 전문가를 AMD, 퀄컴, 엔비디아 등에서 대거 영입했다. 이듬해 1월에는 애플에서 반도체 설계 핵심 인재를 영입해 애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구동하는 서버용 칩을 독자 개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메타(舊 페이스북)는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디바이스를 위해 자체 칩을 개발하고 있다. 오큘러스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게를 더 가볍게 하고 처리속도를 높이며 전력 소비량을 낮추기 위해 자체 칩 개발을 결정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해 말 추론형 AI 반도체 ‘인퍼런시아’의 두 번째 모델을 공개했다. 2019년 첫 번째 모델을 내놓은 지 3년 만이다. AWS는 데이터센터와 AI 스피커 ‘알렉사’의 음성인식 서비스, 영상인식 서비스 등에 자사 인퍼런시아를 쓰고 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