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투자, 최저 수준으로 하락
신규 투자자 지속 유입 등으로 기후테크 투자 시장 전망 ‘밝아’
PwC, 전 세계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 88조 원 기록∙∙∙전년 동기 대비 40%↓
시장침체 불구, 기후테크 관련 산업 성장 속도↑

[스타트업투데이] 지난 1년간 기후테크에 대한 투자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후테크 분야에 신규 투자자가 지속해서 유입되는 점 등을 이유로 기후테크 투자 시장은 여전히 밝다고 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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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테크 관심도↑에도 투자 환경 녹록치 않아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17일(현지시각) 지난 12개월간 기후테크에 대한 투자가 40% 이상 하락했다고 전했다. 

‘기후테크’(Climate Tech)s는 탄소배출량을 줄여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부터 기후예측, 친환경 재활용 기술, 배양육과 조리로봇 등 푸드테크까지 영역도 다양하다. 

앞서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Paris Climate Change Accord)을 맺은 주요 선진국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의 평균 온도를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이후 미국은 지난해 8월 물가상승 억제와 청정에너지 생산 투자를 목표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이하 IRA)을 제정했고 미국 내  기후테크 관련 스타트업에 지원금과 인센티브를 주면서 어느 정도 안정성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탄소국경세’(Carbon Border Tax)를 도입해 강제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나선다. 

한국에서는 2020년 10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 

심각해진 기후변화에 따라 기후테크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지만, 투자 환경에서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영국 다국적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12개월간 전 세계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 시장 지분 및 보조금은 총 650억 달러(약 88조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4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전반적으로 투자가 감소한 이유로 PwC는 지정학적 혼란과 인플레이션(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전반적∙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현상, Inflation), 금리상승, 가치평가 하락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도 PwC 측은 보고서를 통해 “기후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 규모는 이보다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적은 기록적으로 가장 더운 여름은 물론 이례적으로 가장 더운 달(月)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벤처캐피털(VC) SE벤처스(SE Ventures) 아밋 채터베디(Amit Chaturvedy) 글로벌 책임자 겸 관리자는 “지금의 기후테크 투자 시장 침체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바이어 페르소나’(세분화된 고객 유형을 보다 구체화하는 작업, Buyer Persona)를 이해하는 데 훨씬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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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테크 관심도↑에도 투자 환경 녹록치 않아 

시장 침체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기후테크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 필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관련 산업 역시 매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미국 경영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50년까지 기후테크 글로벌 누적 시장규모가 45~60조 달러(약 6,090조~8,124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오늘날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인 글로벌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도 83곳이나 된다. 하지만 국내 기업은 아직 없다. 

투자업계는 기후테크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입증하는 기술 중 하나가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로 보고 있다. CCUS는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하거나 이를 저장하는 기술이다. 

앞서 테슬라(Tesla) 일론 머스크(Elon Musk) CEO가 지난 2월 1억 달러(약 1,300억 원)의 상금을 걸고 ‘엑스프라이즈 탄소제거’(XPRIZE Carbon Removal) 프로젝트를 열며 ‘2025년 지구의 날까지 연간 1,000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100년 이상 격리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자는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PwC 측은 “CCUS 투자가 반드시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면서도 “해당 분야의 프로젝트에 대한 수요와 정부 지원의 증가는 스타트업에 대한 잠재적 투자자에게 더 큰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후테크는 전제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11% 이상 큰 비중을 차지하는 데다 근 몇 달 사이 소수의 신규 자금이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다”며 “지난해 제정된 IRA 역시 녹색수소부터 가정용 전기화까지 여러 산업에 대한 보조금과 인센티브가 업계의 활력을 불어넣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청 전경(사진=한국관광공사)
서울시청 전경(사진=한국관광공사)

 

韓 기후테크 분야 육성 속도↑ 

한편 한국에서는 기후테크 산업 육성에 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와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위원장 김상협), 서울대기후테크센터(센터장 정수종)는 지난 16일 ‘2030 기후테크 포럼’을 공동으로 개최하며 기후테크 관련 투자와 시장을 확대하고 산업기반을 마련에 나섰다.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은 “기후테크가 기후위기에 핵심이 되는 기술이자 수익을 창출하는 신산업”이라며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살아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창의적인 기술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게 녹색성장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서울특별시는 내달 2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서울 기후테크 콘퍼런스’를 연다. 기후테크 산업을 조망하고 관련 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다. 

이번 ‘서울 기후테크 콘퍼런스’는 국내∙외 유명인사의 강연, 패널토론, 우수 기후테크 성공사례 소개는 물론 기후테크 창업 경연대회, 기후테크 전시, 스타트업과 투자사와의 1:1 밋업(투자상담) 등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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