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주권 데이터’ 시대로 진입∙∙∙데이터 보관의 안전성∙보안 중요
‘블록체인’, 제삼자 개입 없이 당사자 간 거래 가능∙∙∙투표권, 저작권 등 안전 실현
다자간 서명 기술→다자간 합의 시스템으로 확장
“기존 금융+기업 시스템 접목하는 사업 추진 계획”

하이파이브랩 강기훈 대표(사진=하이파이브랩)
하이파이브랩 강기훈 대표(사진=하이파이브랩)

[스타트업투데이] 비트코인(Bitcoin)과 이더리움(Ethereum)이 이끌어가는 블록체인을 통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인간의 역사’를 디지털로 기록하는 시대다. 이와 함께 인류가 남기는 모든 기록을 온전히 책임지는 ‘자기 주권 데이터’(Self Sovereign Data) 시대로의 진입은 물론 데이터 소유자는 자신의 의도대로 데이터를 기록하고 남겨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할 때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 보관의 안전성과 보안이다. 일각에서는 데이터 보안의 시작은 ‘블록체인 기반 개인키 관리’라며 이를 제대로 해야만 신분이나 자산 증명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이파이브랩은 개인키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사용자가 스스로 권리를 제어하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현실세계와 디지털 세상을 매우 신뢰 있게 연결한다’(Connect the real world with the digital world in a highly trusted way)를 비전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지갑과 금고 기술을 통해 개인의 신분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간 메신저 역할을 하고자 한다. 

강기훈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은 ‘영원한 기록’을 남긴다”며 “인간과 지구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 데이터 역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블록체인에 담기는 정보는 ‘돈’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면 사업성 측면에서도 매우 밝다”며 “현실세계의 데이터를 디지털 세상으로 정확하면서도 올바르게 전달하기 위해 암호학적∙시스템적인 보안과 안전을 근간으로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기훈 대표로부터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 봤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블록체인’이란? 

이미지나 동영상, 문서 등의 파일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 그 안의 데이터가 복사와 저장의 과정이 반복된다. 이때 데이터가 여러 곳에 복사∙저장되면서 기록되기 위해서는 꽤 긴 시간의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목돼 왔다. 성능이나 저장 측면에서도 효율적이지 않은 데다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게 현실이다. 

‘블록체인’(Blockchain)은 블록(Block)에 데이터를 담아 사슬(Chain) 형태로 연결해 누구나 열람하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여 준다. 제삼자의 개입 없이 당사자 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표권, 저작권, 인증 등을 플랫폼 안에서 안전하게 실현할 수 있다. 

특히 블록체인은 한 번 입력한 데이터는 수정 및 삭제가 불가능하다는 점, 이런 이유로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제도권에서는 금융권이 제일 먼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지난 2월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지난 2월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통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내에서 토큰증권 발행(STO)을 허용하면서 금융권은 토큰증권(S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4월 NH농협은행, Sh수협은행, 전북은행 등을 중심으로 최초의 컨소시엄(협력체)이 결성됐고 하나금융그룹과 미래에셋증권은 ST 컨소시엄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니브’(NFI, Next Finance Initiative)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KB증권은 지난 3월 ‘소비자가 세상 모든 것을 소유(Own)할 수 있게 하겠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ST 오너스’(ST Owners)를 구성했다. 이밖에도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은행권이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에 주목하면서 새로운 디지털자산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는 추세다. 

강기훈 대표는 “블록체인이 공개된 곳에 투명하게 기록되는 만큼, 각 데이터는 암호화돼야 하고 이렇게 암호화된 데이터는 관련자에 의해서만 접근∙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공개된 블록체인과 함께 각 기업의 내부에서 사용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무수히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C월렛(사진=하이파이브랩)
하이C월렛(사진=하이파이브랩)

 

분산된 안전 금고 및 합의 지갑 개발∙공급∙∙∙제품의 강점은? 

‘하이파이브랩’(HiFivelab)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시작된 분산암호 전문기업이다. 블록체인 데이터의 소유권을 의미하는 개인키 관리 시스템을 완벽하게 하기 위한 분산 안전 금고와 분산 합의 지갑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앞서 강기훈 대표는 지난 2018년 IT 분야의 전문가 2명과 함께 에이아이오티홀딩스(AIoT Holdings)를 설립했고 이듬해 블록체인 지갑의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했다. 올해 초에는 사명을 ‘하이파이브랩’으로 바꾸고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학생들과 함께 다자간 계산(MPC, Multi-Party Computation) 기술 기반의 금고∙지갑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이파이브의 지갑과 금고는 하이볼트, 하이-C 월렛, 하이-P 월렛 등 3가지로 구성돼 있다. 

먼저 ‘하이볼트’(Hi-Vault)는 여러 조직 시스템의 합의에 따라 거래가 일어나는 분산 안전 금고다. 디지털자산 사업자가 본인이 소유하거나 위탁받아 관리하는 블록체인 자산의 개인키를 최소 3개 이상으로 나눠서 저장∙사용하는 제품이다. 고객의 자산을 수탁하거나 저장하더라도 내∙외부적인 사고나 해킹이 불가능한 수탁 또는 서명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그다음 ‘하이C월렛’(Hi-cWallet)은 블록체인 자산의 개인키를 최소 2인 또는 3인이 합의해 사용하는 다자간 합의 지갑이다. 사업자 내부 직원의 실수 또는 악의적인 사고를 미리 방지한다. 

마지막으로 ‘하이P월렛’(Hi-pWallet)은 개인과 사업자가 개인키를 나줘 갖는 지갑이다. 사업자 내부의 유실과 유출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개인이 키정보를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개인이 키를 잃어버리더라도 사업자가 자산을 복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하면서도 편리하다. 

이외에도 하이파이브랩은 토큰 지갑의 이력과 에어드롭을 관리하는 ‘하이티렌즈’(Hi-tLenz)를 개발∙출시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하이트렌츠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한 토큰 이코노미를 이루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이파이브랩이 가진 다자간 서명 기술을 다자간 합의 시스템으로 확장해 기존 금융과 기업 시스템에 접목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파이브랩 직원들(사진=하이파이브랩)
하이파이브랩 직원들(사진=하이파이브랩)

 

“MPC 기술 및 제품 완성도, 고무적 평가받아” 

강 대표는 하이파이브랩이 금융과 핀테크, 블록체인 등의 업계에서 MPC 기술과 제품의 완성도에 대해 매우 고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증권사와의 협업에서는 빠른 속도로 고객사의 니즈를 파악∙대응해 완성하는 개발 지원력을 칭찬받았다”며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상용화 가능한 정도의 MPC 기술로 제품화하는 부분에 대해 매우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잠재성과 성장성을 인정받은 하이파이브랩은 지난 9월 중소기업정보진흥원(TIPA)의 투자역량 강화 프로그램 ‘티파밸류업’(TIPAValueUP) 14기에, 8월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블록체인 기업 혁신성장 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한국전자인증 등으로부터 18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한편 강 대표는 하이파이브랩이 어느 정도 성장 궤도에 오르면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무료 캠프를 열어 이들이 여러 실험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꾸미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AI, 블록체인, 인터넷 등은 여전히 하드웨어가 필요하지만, 소프트웨어가 미래”라며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청소년이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을 쉽게 접하고 배우는 환경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하이파이브랩의 제품은 1차 상용화가 완료됐으나, 각 제품이 더욱 멋진 모습으로 상용화되고 고도화하는 게 숙제”라며 “고객사가 우리 제품을 쉽게 접하고 제품의 기능을 쉽게 접목해 사업에 적용하도록 편리하고 완전한 제품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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