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AI, 자율주행, 증강현실, 핀테크, 5G를 주목하라

국내에서 가장 많은 투자가 일어나는 분야는 2017년 10월 기준으로 4,076억 원의 투자가 진행된 ICT 서비스다. 이미 한국의 ICT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8년에 주목할 ICT 분야와 눈여겨 볼 정부의 육성 정책 등을 살펴본다.

산업구조는 급격히 변하고 있다. 전통적인 산업 대신 ICT 제조 및 서비스로의 이동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실감케 하고 있다. 1990년대 글로벌 ICT 기업은 IBM, GE, BT 등이 전부였다면, 2000년대 마이크로소프트, 보다폰(Vodafone) 등이, 2017년에는 애플(Apple), 알파벳(Alphabat), 아마존(Amazon), 페이스북(Facebook) 등이 글로벌 톱 10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물론 이 대열에 한국 기업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한국의 ICT 기술과 환경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는 매년 국가별 ICT 발전지수를 발표하고 있는데, 한국은 2009년 이래로 줄곧 1~2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2017 ICT 발전지수에서는 아이슬란드가 무선 초고속 인터넷 가입 회선 수에서 처음으로 만점을 받아 2016년보다 0.2점 상승한 8.98점을 기록하면서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전년대비 종합점수가 0.02점 상승한 8.85점을 기록해 3년 만에 2위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ICT가 차지하는 비중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삼정KPMG의 ‘M&A로 본 ICT 산업(2009~2017)’ 보고서를 보면, ICT 제품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했는데 1988년 74.14억 달러에서 2016년 1,267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 상품 수출 중 25.6%를 차지했다.

ICT 산업은 전 세계 M&A 측면에서도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ICT 산업 M&A 거래건수는 2016년 5,920건으로, 유통(1,499건), 자동차(598건), 화학(824건)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월등히 많다. 거래액 기준으로는 2009년 2,203억 달러에서 2016년 8,379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한국 ICT 산업의 M&A에서 국가간(Cross-Border) M&A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13.1%에서 2016년 24.8%로 높아졌으며, 2017년 1~5월에는 30.6%를 기록했다. 한국이 인수한 주요 기업이 속한 국가들은 주로 미국, 일본, 캐나다, 중국, 영국, 베트남 등이었다. 반대로 한국 기업을 인수한 기업이 속한 국가는 미국, 일본, 중국,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이 있었다. 


2018년은 인공지능의 해

2017년 11월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2018 ICT 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이상홍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센터장은 2008년부터 10년째 조사를 진행 중인 ICT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총 974명의 ICT 업계 종사자와 44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이 조사에서 ‘2018년 ICT 10대 이슈’ 1위로 인공지능이 꼽혔다. 뒤를 이어 자율주행 자동차, IoT, 사이버보안, 디지털 헬스케어, 증강현실, 스마트 팩토리, 핀테크, 블록체인, 5G가 선정됐다. 2017년 ICT 이슈로 꼽혔던 드론/로봇과 생체인식은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대신 핀테크와 5G가 순위에 포함됐다.

컨퍼런스에서 이 센터장은 “최근 인공지능은 듣는 형태에서 보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며 “향후 인공지능과 증강현실의 결합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2018년은 국산 인공지능 플랫폼 서비스의 보급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IoT의 확산으로 사이버보안 문제가 중요해지며, 아이폰X(텐)에서 촉발된 증강현실이 향후 제2의 모바일 혁명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핀테크와 관련해서는 2018년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도입으로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
 
리서치앤리서치는 지난 11월 7일, 19~59세 남녀 1,000명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관련 기관 및 회원사 관계자 152명 등 총 1,1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산업계 전문가와 일반 국민 모두 향후 ICT 기반의 스타트업, 인터넷 서비스 산업에서 일자리 증가가 예상된다고 응답했다. 일반 국민의 경우 70.9%는 인터넷 서비스 분야를, 산업계 전문가 88.2%는 ICT 기반의 스타트업을 꼽았다. 업계 전문가는 현 정부가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을 잘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72.4%)을 보였으며, 신규 창업 및 혁신기업 육성 등 스타트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73%)도 높게 조사됐다. 

이에 대해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2017년 12월 5일에 열린 ‘2017 스타트업X인터넷기업인의 밤’ 기조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ICT 스타트업,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중고차 매매 플랫폼인 차투차에 투자한 후 중고차 O2O 플랫폼인 ‘신한카드 차투차’를 론칭했다. (출처: 신한카드)
신한카드는 중고차 매매 플랫폼인 차투차에 투자한 후 중고차 O2O 플랫폼인 ‘신한카드 차투차’를 론칭했다. (출처: 신한카드)

이동통신,금융권 ICT 경쟁 치열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업계에서는 ICT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통신 3사는 2020년 5G를 상용화한다는 목표 하에 ICT 융합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17년 9월, 영국과 이스라엘에 글로벌 모바일 오피스(GMO)를 세워 스타트업 발굴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2018년부터는 한화자산운용, 현대자동차와 함께 AI 얼라이언스 펀드를 설립해 글로벌 스타트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조성한 SB글로벌캠프펀드에 100억 원을 출자해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 가상현실 분야에서 유망한 국내외 스타트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KT는 ‘비즈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유망 벤처 발굴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7개의 스타트업과 함께 악성코드 탐지 및 차단, IoT 유무선 통신기기 솔루션, 안면인식 등의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카드가 빅데이터 지식사업 스타트업인 빅디퍼와 투자 협약을 맺었으며, 신한카드는 중고차 매매 플랫폼인 차투차, 지급결제 솔루션 기업인 TMX코리아에 지분을 투자했다. 비씨카드는 네이버,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MOU를 체결하고 빅데이터 기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2017년 10월 기준 신규투자를 업종별로 보면 ICT 서비스가 22.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ICT 제조도 1,106억 원의 신규투자가 진행돼 ICT 분야에서 총 5,182억 원의 벤처투자가 이뤄졌다. 


2018년 혁신모험펀드 3,000억 원 편성

지난해 12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이 확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예산은 2017년보다 0.3% 늘어났는데, 스마트 시티, 국민안전 등 대부분 국정과제로 지목된 분야의 예산이 증가했다. 예산이 늘어난 6대 국정과제 분야는 스마트 시티 34억 원, 블록체인 활용기반 조성 42억 원, 지능형 초연결망 인프라 기반 조성 23억 원, 지역연구개발혁신 25억 원, 클라우드 컴퓨팅 육성 10억 원, VR·AR 센터 설립 109억 원 등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2018년 예산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응용기술 개발, 재난·재해 사전 예방, 기존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던 거대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정부안에 미반영된 혁신성장 예산도 보완·증액됐다. 혁신모험펀드가 3,000억 원, ICT 융합 스마트 공장 보급 확산 142억 원 등이 증액됐고, 소상공인 지원예산은 1,400억 원 증액된 1조 6,000억 원이 편성됐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ICT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것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K-글로벌 스타트업 공모전’이다. 이 공모전은 ICT 분야의 창의·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창업부터 사업화 및 해외진출까지 지원하는 대표적인 ICT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지난 7년간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국내외 시장을 선도하는 스타트업을 포함해 약 221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했으며, 이중 112개 팀의 창업과 338억 원의 투자 유치라는 성과를 올렸다. 

2017 K-글로벌 스타트업 공모전은 567개의 아이디어가 응모돼 13: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선발된 45개 유망 스타트업은 5개월간 창업 및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전문가 멘토링·교육 등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받았다. 최종 우승팀은 10월 18~19일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 등 투자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종 피칭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상(상금 1억 원)은 상품, 지점 정보, 영업시간 뿐 아니라 예약, 송금, 결제까지 지원하는 인공지능 챗봇 솔루션을 개발한 머니브레인에 돌아갔다. 그 외 음파를 이용한 소셜 결재 앱 서비스를 개발한 피노스(최우수상), 동적 가상 원타임 인증코드를 출품한 센스톤(우수상), 3D 및 VR 제작 솔루션을 개발한 아키드로우(장려상), 가상 감각을 지원하는 만질 수 있는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을 만든 우아미디어(장려상) 등이 수상했다. 

한편, 지난 11월 30일 열린 ‘규제혁파 현장대화’에서 정부가 기관, 기업 등에서 신산업 관련 규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활용한 규제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정부측에서는 이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규제 관련 법령은 6,000여 개이며, 상위 법령에 근거해 지역별 조례·규칙으로 관리되는 규제도 3만 9,000여 개에 달해 내용 파악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국내 규제는 포지티브 방식, 즉 명시된 것만 허용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도 전에 사업이 막히거나 해외 스타트업에 기회를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 만약 플랫폼이 도입되면 현재 국무조정실에서 운영하고 있는 규제정보 포털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플랫폼의 도입여부나 적용 시기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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