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을 향한 끊임없는 R&D, 엠씨넥스

스마트폰과 자율주행 자동차가 현실로 다가올수록 주목 받는 부품은 카메라다. 지난 2004년, 5명과 함께 엠씨넥스를 창업한 민동욱 대표는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와 투자로 엠씨넥스의 성장을 이뤄왔다”고 회고했다.

엠씨넥스 민동욱 대표

스마트폰, 자동차용 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는 엠씨넥스(MCNEX)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글로벌 기업에 카메라 모듈과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민동욱 대표가 엠씨넥스를 창업할 당시의 국내기업들은 휴대폰과 자동차에 탑재되는 카메라 센서 모듈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민 대표는 카메라 모듈의 국산화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엠씨넥스를 설립하고 곧바로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첫 작품은 휴대폰용 카메라였는데, 창립 1년 만에 국내 최초로 200만 화소 카메라 AF(자동초점) 모듈과 세계 최소형 VGA(Video Graphic Array) 카메라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2006년에는 30만 화소 카메라 모듈에서 가장 작은 2.29mm 제품을 출시했고, 팬택앤큐리텔, VK, 벨웨이브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에 납품을 하기 시작했다. 

엠씨넥스는 2006년부터 자동차 분야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자동차용 전후방 카메라 모듈 개발에 나선 것이다. 향후 자동차의 기능이 크게 개선되어 카메라의 효용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 예측은 적중해 현재 엠씨넥스는 국내 자동차 카메라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세계 시장에서는 파나소닉(Panasonic), 소니(Sony), 마그나(Magna), 후지쯔(Fujitsu)에 이어 5위를 달리고 있다.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는 국내 4위, 세계 11위를 기록할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창업 초부터 현재까지 줄곧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와 함께 시장 다각화에 노력해 모바일을 시작으로 자동차, 스마트 홈, 스마트 팩토리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 노력의 결과로 창업 11년 만인 2015년에 매출 5,000억 원을 돌파했다. 

민 대표는 “CEO는 기업이 성장가도를 달릴 때 미래를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카메라 모듈 분야로의 사업확장

민 대표는 엠씨넥스를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다섯 번의 위기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위기는 2012년과 2016년이었다. 민 대표는 “2012년 이전의 세 차례 위기는 힘들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는데, 2012년과 2016년은 창립 이래 역성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수익 측면에서 타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2012년은 고객사의 워크아웃과 일본 시장에서의 매출이 급감했던 해였다. 특히 아이폰5가 2012년에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자구도로 재편되는 분위기였다. 이는 모바일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일본 기업들의 휴대폰 사업부 청산으로 이어졌고, 결국 엠씨넥스는 일본시장 매출이 대폭 감소했다. 두 번째 역성장을 기록한 2016년은 중국시장에서 현지 부품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해외수출 비중이 높았던 엠씨넥스의 매출이 감소했다.

엠씨넥스가 수차례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금새 회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민 대표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꼽았다. 2006년 상해전자 유한공사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과 베트남에 현지 생산공장을 세웠고, 연구소와 기술영업사무실도 열었다. 또한 미국 LA와 미시건, 일본, 중국 심천, 타이완에도 해외 사무소를 개소했고, 말레이시아에는 R&D 센터를 설립했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화 전략과 함께 기술개발을 위한 사업부문별 연구소도 설립해 운영했다. 

엠씨넥스의 534명 구성원 중 298명이 연구인력으로 영상 오버레이(Overlay) 기술, 이미지 최적화 기술, AF 액추에이터 기술(OIS, VCM), 기구구조 및 광학 설계 기술, 임베디드 HW 기술, 알고리즘 SW 기술 등 핵심기술을 자체 개발하기 위한 토털 솔루션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과거 벤처 거품이 사라질 때,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창업을 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엠씨넥스의 포지션과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성장을 위한 고민으로 시작한 해외시장 진출이 시기적으로 맞아 들어갔고 품질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2007년부터 고객사들이 엠씨넥스의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의 위기 때도 마찬가지였다. 엠씨넥스는 이미 신사업 발굴을 위해 지문인식 모듈과 자동차 분야에 투자를 했다. 카메라 모듈은 최대 2,000만 화소에 3D, 홍채 인식, 손떨림 보정 등 최고 사양 부품으로 각광 받으며 매출 반등에 기여했다.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이슈가 한창 떠오르기 시작한 2014년, 민 대표는 자율주행 자동차용 카메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상하이에 R&D 센터를 설립했다. 또한 자율주행 자동차용 영상 센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 받아 기술 국산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의 경우, 전후방 블랙박스 수준에 그쳤던 공급량은 최근 고급 차종을 중심으로 360°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AVM)을 적용하면서 대당 최대 7개의 카메라 모듈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2018년 1월 18일부터 대형 자동차에 의무장착되는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LDWS), 운전자 졸음 인식(DSM) 등이 탑재된 카메라 모듈을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엠씨넥스는 하나의 컨트롤러로 두 대의 카메라를 구동할 수 있는 3D VR·AR 카메라 개발과 함께 아이클론(eyeclon)이라는 IP 카메라 및 Driving Image Recorder 제품의 라인업을 보강해 시스템 사업의 안정화를 꾀했다. 또한 주력 제품인 카메라 모듈과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성별, 연령, 감정까지 분석할 수 있는 ‘스마트 DID’를 개발했다. 2017년에 처음 추진한 스마트 DID 사업은 대형 디스플레이에 카메라 모듈과 독자적인 비전(Vision)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각종 매장이나 공공시설, 관광명소 등지에서 안내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솔루션이다. 자동차 부품과 관련해서는 사이드 미러 대체 카메라(CMS: Camera Monitoring System)와 전방 물체를 효과적으로 인식하는 MOD(Moving Object Detection)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용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발 등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엠씨넥스는 창업 이래 R&D 인력과 투자를 줄여본 적이 없다. 위기 속에서도 매년 R&D 인력을 채용했고, 미래를 예측해 앞으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 나갔다.

“결과적으로 2017년은 엠씨넥스 역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출 비중도 82%를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R&D와 설비투자를 늘린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만약 투자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흑자전환이 어려웠을 지도 모릅니다.

엠씨넥스 공장 전경
엠씨넥스 공장 전경

성공은 철저한 미래 준비에서 시작된다

민 대표는 스타트업을 준비하거나 창업을 한 사람들에게 “항상 미래를 읽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 대표는 “아직도 엠씨넥스가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순간 위기를 경험하고 있고, 매순간 새로운 사업영역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창업 후 성공한 기업 사례는 많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현재는 아이디어만으로 충분히 창업이 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에 가치의 다양성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양성이 인정되고 가치가 발현되는 시대에서의 창업은 과거와 달리 아이디어만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창의적인 생각도 미래를 읽고 준비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엠씨넥스의 역사는 해외시장 개척 및 현지 생산체계 구축, 원천특허 출원, 사업다각화, R&D 역량 확보 및 고급 일자리 창출, 경쟁력 있는 부품 개발 등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해외 고객사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 민 대표는 “기업은 성장하거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되는 순간, 바로 도태된다”며 “성장하려면 반드시 뛰어난 R&D 역량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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