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초심(初心)과 진정성’을 유지해야

조건섭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조건섭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최근 일부 프랜차이즈 기업 CEO의 갑질 행동으로 프랜차이즈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선의의 기업까지 피해를 보고 있을 정도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징벌적 손해배상, 원가공개 등 제도개선 의지를 보이면서 업계에 서서히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 대부분 직원수로만 본다면 엄연한 아주 작은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가맹점수가 300개, 500개, 700개가 넘어서면서 마치 본사가 대기업이나 되는 것인 양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작은 매장으로 시작하다가 가맹사업으로 전환하면서 급성장되다 보면 모든 관리범위가 갑자기 커진다.

프랜차이즈의 본질은 독립사업자간 계약에 의한 상생구조의 비즈니스다. 가맹점주는 본사와 가맹계약에 의해 본사의 브랜드를 사용하고, 경영지원을 받고 본사로부터 표준화 시스템 유지를 위해 관리를 받고 통제를 받는다. 계약이 끝나면 본사와 가맹점과의 관계는 종료된다.

점주의 자본과 인력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비즈니스 구조에서 본사가 갑이 아니라 가맹점주가 갑이다. 이런 구조적인 관계를 시대의 흐름에 맞게 철저한 고객지향의 경영마인드 거듭나지 않으면 자연도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5,723개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할 뿐만 아니라 예비창업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브랜드 선택의 폭이 넓다. 예비창업자는 언제든 브랜드 이탈이 가능한 일반 소비자와 다름이 없다. 단지 계약으로 가맹점을 통제하고 관리는 하지만 처음부터 계약관계의 영속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처음에 브랜드 런칭을 할 때 몇안되는 직원들과 CEO가 밤새 고민하면서 서로 토론하고 땀흘리며 일했던 지난 날을 되돌아봐야 한다. 항상 처음처럼 ‘초심(初心)과 진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내가 갑이 되면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을 섬기는 을이 될때만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보인다. 진정성은 오로지 자기성찰을 통해서만 나온다. 가맹점 숫자가 많아지면 CEO가 발을 빼고 직원들을 앞세운다. 그때부터 대기업병이 생기고 나아가서는 오만한 행동으로 갑질 논란에 휘말리기 쉽다. 가맹점주와는 수평적 계약관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즈니스 구조상 갑을관계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가맹점주와는 수평적인 관계에서 ‘행복한 동행인’이 되어야 한다.

소셜미디어 환경에서는 CEO의 평판이 매우 중요하다. 얼마전 통계에서 나온 바와 같이 예비창업자가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선택을 하는 가장 결정적인 기준은 과거 ‘브랜드 인지도’가 아니라 ‘상품력과 CEO의 경영관’이다. 그만큼 CEO의 신념과 가치관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 CEO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CEO의 생각 하나 하나가 프랜차이즈 기업의 시스템 운영에 녹아들기 때문이다. 작은 행동과 부주의 하나가 기업의 손실은 물론 가맹점에도 막대한 손실을 줄 수도 있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영세기업으로 CEO가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의 존패가 좌우된다. CEO의 잘못된 판단으로 본사의 재정손실은 물론 가맹점주의 생계까지 위협하며 결국에는 브랜드의 영속성까지 해하기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소셜미디어 환경에서는 CEO의 부도덕성은 일파만파 확산됨은 물론 프랜차이즈업계의 생태계까지 위협할 수도 있다. 온라인 환경에서의 위기가 바로 그것이다. 포스코 상무라면, 땅콩회항 사건, 신라호텔 한복사건, 채선당 임산부 폭행사건, 케페베네 녹차빙수사건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사람의 올린 글이 삽시간에 전국적으로 퍼졌다. 남양유업의 경우 주식가격이 한순간 폭락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었다.

소셜미디어 환경에서 ‘권력의 힘’은 이제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에게로 이동되었다. 따라서 CEO의 평판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CEO의 작은 행동, 말 하나 하나가 광고보다 강력하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쟁력은 브랜드 인지도, 상품력의 요소도 있지만 최근 일련의 갑질 사건을 보면서 그 중심에는 ‘CEO의 평판’이 있다. 갑질하면 망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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