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통해 이동성 갖춘 로봇 개발 추진

제프 베조스 CEO가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과 산책하는 모습 (출처: 제프 베조스 트위터)
제프 베조스 CEO가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과 산책하는 모습 (출처: 제프 베조스 트위터)

아마존이 새로운 단말로서 가정에서 이용하는 로봇을 개발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4월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아마존은 로마신화에 나오는 가정과 국가를 지키는 여신인 ‘베스타(Vesta)’에서 이름을 딴 홈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최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로보틱스, 센서 엔지니어 등의 분야에서 수십 명의 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아마존은 지난 2012년 3월 물류창고용 로봇 ‘키바’를 제작하던 ‘키바 시스템즈’를 7억7,500만 달러에 인수하여 자체 물류창고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2015년 8월 ‘키바 시스템즈’의 사명을 ‘아마존 로보틱스(Amazon Robotics)’로 변경했다.

아마존 로보틱스의 물류창고용 로봇 ‘키바’ (출처: 아마존)
아마존 로보틱스의 물류창고용 로봇 ‘키바’ (출처: 아마존)

그러나 이번 로봇 개발과 관련해 주목할 점은 아마존 로보틱스가 아닌 컨슈머용 하드웨어 개발을 담당하는 아마존의 또 다른 자회사인 ‘랩126(Lab)’이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랩126은 파이어 태블릿과 셋톱박스인 파이어TV, 그리고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 등의 개발을 담당했다. 이는 아마존이 개발 중인 홈로봇이 음성인식 AI 비서인 ‘알렉사’를 탑재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는 지난 3월 소프트뱅크가 구글로부터 인수한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개발한 개 모양의 4족 로봇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공개해서 로봇 시장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사실 가정용 홈로봇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업체들이 개발해왔으나, 기능의 한계와 높은 가격 등으로 인해 대중화되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 가정용 홈로봇은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고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소니는 2006년 사업을 중단했던 가정용 반려동물 로봇 ‘아이보’를 지난 해 말 새롭게 출시하기도 했다.

소니의 반려동물 로봇 ‘아이보’ (출처: 소니)
소니의 반려동물 로봇 ‘아이보’ (출처: 소니)

아마존이 개발할 홈로봇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아마존은 이와 관련된 공식 발언을 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등장하고 있는 대부분의 홈로봇처럼 바퀴가 장착되어 이동성을 갖춘 알렉사 지원 단말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여기에 카메라를 장착하여 얼굴 및 사물 인식 기능이 추가되어 주인을 알아보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의 치한(Qihan)이나 아바타마인드(AvartarMind) 등이 알렉사와 연동되어 음성으로 다양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홈로봇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치한의 알렉사 지원 홈로봇 ‘산봇 나노(Sanbot Nano)’는 치한이 제공하는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 치한의 알렉사 연동 홈로봇 ‘산봇 나노’ (출처: 치한)
중국 치한의 알렉사 연동 홈로봇 ‘산봇 나노’ (출처: 치한)

이처럼 최근의 홈로봇은 특히 AI 개인비서와 앱스토어가 도입되면서 출고 시점에 정해진 기능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취향에 맞추어 기능을 확대해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홈로봇은 가정을 대상으로 서비스와 콘텐츠를 유통하는 새로운 고객접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며, 특히 고정된 장소에서 주인의 주문을 듣는 것이 아니라 주인을 찾아가는 단말로서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아마존이 스마트 스피커에 이어 홈로봇 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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