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실련 김원용 회장 인터뷰
음실련, 음악실연자의 권리보호를 위한 노력 30년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임직원 단체사진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임직원 단체사진

음악실연자들의 권익을 도모하는 저작인접권 집중관리단체인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련)가 올 6월 4일 30주년을 맞았다. 350억 원의 징수액, 2만여 명의 회원 등 최근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음악실연자 대표단체인 음실련의 김원용 회장을 만나 음악실연자의 권리보호를 위한 노력과 30주년을 맞는 소감을 들어보았다.

 

Q. 음실련이 정확히 무슨 단체인지 궁금하다. 

A. 음실련은 음악실연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정부로부터 저작인접권 신탁관리업 허가 및 보상금관리단체 지정을 받았다. 저작인접권은 작사/작곡가에게 음악저작권이 있듯이, 음악을 실연(가창, 연주, 지휘)하는 음악실연자에게 주어지는 저작권에 준하는 권리이다. 음악실연자는 음실련에 저작인접권 신탁을 통해 본인의 권리에 대한 이용허락 및 침해구제 등을 음실련이 행사하고 그에 따른 신탁사용료를 직접 분배받게 된다. 음실련의 회원은 개인회원과 특별회원으로 분류되는데 대중가창, 대중연주, 국악, 순수음악 분야 2만여 명의 개인회원이 있고(대표적으로 SM엔터의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보아, JYP엔터의 트와이스, 갓세븐, 수지, YG엔터의 빅뱅, 투애니원, 악동뮤지션, FNC의 FT아 일랜드, AOA 등), 음악실연자로 구성된 단체인 6개 특별회원(대한 가수협회,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한국가수협회, 한국레코딩뮤지 션협회, 한국연주자협회, 한국국악협회, 한국음악협회)이 활동하고 있다. 

임실련 소형공연 지원사업
음실련 소형공연 지원사업

음실련은 저작권료 징수/분배 외에 실연자 권익보호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도 진행하고 있다. 원로 뮤지션들이 음악활동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원로회원 복지제도, 미래 음악실연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보면대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착한보면대 나눔활동, 실력은 있으나 발휘할 무대나 기회가 없는 인디뮤지션을 지원하는 독립뮤지션 발굴사업, 공연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소형공연지원사업, 실연자 활동개선을 위한 정책활동, 실연자권리 홍보사업, 찾아가는 저작인접권 교육 등 사회공헌활동 및 회원창작활동 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음실련 김원용 회장
음실련 김원용 회장

Q. MBC관현악단에서 20년 간 수석으로 근무하고, 다수의 대중가요를 레코딩한 실력자이다. 또한 해마다 국립소록도병원에 봉사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한 이력도 눈에 띈다. 음실련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 계기는? 

A. 현재 색소폰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웃음) 질문에서처럼 지금까지 MBC에서 20년 동안 일했고, 가수들의 앨범 레코딩을 30여년 정도 했다. 아직까지도 현직에서 레코딩을 하고 있으니까 회원들의 마음이 제 마음이다. 그래서 바라는 점, 개선점 등에 대해서 무척 잘 알고 있다. 그런 부분과 음악실연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저의 노력들을 회원 분들이 좋게 봐주시고 회장으로 뽑아주신 것 같다. 임기를 반 정도 마치고 2년가량 남았는데 앞으로도 회원들과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마음으로 문제점을 공유하고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Q. 김원용 회장 취임 후 음실련이 달라진 점, 성장한 점이 있다면?

A. 첫째, 회원복지사업을 2017년 최초로 시행했다. 뮤지션이라는 직업특성상 불안정한 수입으로 노년에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회원들이 음악활동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원로회원 복지금을 비롯한 경조금, 병위문금 등 복지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70세부터 수혜 받고 있는 원로회원 복지대상을 2018년 하반기부터는 확대하여 65세 이상 회원도 복지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둘째, 음실련 회원의 증가이다. 음실련의 능동적인 입회 및 홍보활동을 통해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회원이 증가했다. 2011년 5천여 명이던 회원이, 2015년 1만 명, 2017년 1만5천 명을 달성했고, 현재 2만여 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것은 저만 노력해서 된 부분은 아니고 전체 음실련 회원들이 협회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직원들이 노력해준 덕분이다. 음악실연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그리고 실연자들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음실련에 가입하여야 가능한 일이다. 아직 가입하지 않은 뮤지션 분들은 서둘러 가입하기 바란다.

1만 5천명 회원 돌파 기념 사진
1만 5천명 회원 돌파 기념 사진

셋째, 2017년 음실련 징수액이 372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07년 당시 50억 원인 징수액이 10년 사이 7배가량 증가한 놀라운 수치이다. 징수한 금액이 회원들에게 더 많이 돌아갈 수 있도록 관리수수료율 인하, 회원들을 위한 사업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2015년 음실련회관을 마련해 이사했다. 회관을 장만하기 위해 차입한 30억 원을 5년 계획에서 3년 만에 전액 상환했다. 빚 없는 우리 집을 마련한 것으로 음실련의 자립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점, 회관을 통해 회원들과 소통공간이 마련되고, 창작활동을 위한 공간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 등 많은 기대효과가 예상된다. 음실련회관은 회원들 간의 유대강화, 회원 권익증대를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Q. 2018년 6월 4일 창립 30주년을 맞이한다. 한 단체가 30년을 넘었다는 것은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A. 누구보다 감격스럽다. 또한 재임기간 동안 30주년을 맞는다는 것도 너무나 영광스러운 일이다. 저작권 관리단체 업무는 마치 높은 파도와 거친 바람 속에서 항해하는 배와 같다. 왜냐하면 저작권 관리단체는 태생부터가 독자적인 노력이나 사업성과만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고 정부, 유관단체, 국민, 회원 등과 상호적인 협조와 신뢰, 균형감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10여 년 전에는 내홍으로 인해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과 위기를 수습하고 30주년을 맞는다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일이다. 단순히 저 혼자만의 노력보다는 회원들의 지지와 직원 여러분들의 노력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다.

음실련에서는 2018년 6월 4일, 30주년을 맞아 가까운 거리에서 음실련을 지켜봐주셨던 분들을 모시고 3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Q. 아시다시피 월간 스타트업은 4차 산업혁명과 스타트업을 다루고 있다. 음악업계에도 이와 관련한 이슈가 있다면?

A. 아시다시피 우리 음악은 지난 2000년대 불법복제로 긴 암흑기를 겪었다. MP3는 위대한 발명이지만, 음악창작자들에게는 재앙에 가까운 결과물이기도 했다. 양날의 검인 기술발전을 얼마나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음악업계 전반에도 예상치 못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미디어, 기술, 서비스 등이 출현하고 있으나 음악 콘텐츠 이용의 기준이 되는 저작권법은 그 변화의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인공지능 및 컴퓨터음악의 창작 인정여부, 블록체인 기술에 따른 음악 유통 및 음악저작권료 정산 등 이와 관련된 이슈가 산적해 있다. 또한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음악저작권을 거래하는 스타트업 플랫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세계 1위 음악 스트리밍서비스인 스포티파이가 미국증시에 상장하여 세계음악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음실련에서도 이러한 미래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해외 전문가 및 국내 석학들을 모시고 [4차 산업혁명과 음악실연자의 보호]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술발전과 그에 따른 저작권법과 실연자의 권리변화, 미래 전망 등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와 함께 음악산업에서의 블록체인 기술적용 등의 연구용역을 통해 다가오는 미래가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로 삼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대응하고 있다.

2017 국제 저작권 포럼

 

Q. 임기가 2년가량 남았다. 음실련의 현안과 해결책은?

A. 음악실연자의 음악사용료(디지털 음원전송 사용료) 분배율이 가장 큰 현안이다. 미국의 경우, 음악서비스사업자는 실연자들에게 약 11%의 몫을 분배한다. 그에 반해 국내 음악서비스인 멜론, 벅스 등에서 나오는 음악사용료 중 실연자들의 몫은 겨우 6%로 저작권자(10%), 음반제작자(44%), 유통사(40%) 대비 현저히 낮으며, 개선이 시급하다. 음실련에서도 해외사례수집 및 시장상황에 대한 연구조사, 공청회 등을 진행하여 징수율을 개선하도록 노력 중이다.

정부에서도 우리 음악실연자들이 더 나은 여건과 창작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작사, 작곡가의 경우 앨범이나 크레딧 상에 이름이 당연히 기재되지만, 실연자의 경우 가수 외에는 이름 표기가 많이 안 되는 편이다. 음실련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름 표기의 주최인 음반제작사와 상생협의 워크숍을 개최하고, DB 고도화, 홍보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우리 능력만으로는 어려움이 있어서 아쉽다. 이에 법 개정을 위하여 국회 쪽의 협조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더불어 한국음악사에 큰 역할을 해주셨던 원로뮤지션들이 열악한 환경과 조건에서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여건개선을 위해 많은 기관에서 정책, 사업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지원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음실련에서는 조금이나마 원로회원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2017년 첫 시행한 복지제도의 점진적 확대 적용을 고민하고 있다. 일례로 원로회원 중 70세 이상은 더욱 우대하여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복지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새 정부의 68번째 국정과제가 ‘창작 환경개선과 복지강화로 예술인의 창작권 보장’으로 정부의 강한 역할도 필요해 보이며, 보다 근본적으로 뮤지션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음실련 임원들과 회의중인 김원용 회장
음실련 임원들과 회의중인 김원용 회장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지난 4월, 남북 평화협력기원 공연 ‘봄이 온다’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음악의 힘은 실로 놀랍다. 차갑게 얼어버린 남북관계를 음악의 힘으로 어느새 스르르 녹였듯이 말이다.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이러한 중심에 음악실연자들이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라며, 음악을 많이 들어주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란다. 음실련에서는 음악실연자 뒤에서 묵묵히 그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