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950년대 공장에서 쓰이기 시작한 로봇은 무거운 물체를 고속, 고정밀하게 다루는 일에서는 사람을 능가하였다. 물론 소음, 나쁜 공기나 고온의 작업환경에 무던하고, 단순 반복되는 지루한 작업도 쉬지 않고 잘한다. 그러나 60년이 넘도록 로봇은 이제 겨우 공장작업의 10% 수준에 도달했고, 가속이 붙어 향후 10년 뒤에는 25%를 넘어 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2004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안전 로봇, 유니버설 로봇이 그 역할을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1950년대 공장에서 쓰이기 시작한 로봇은 무거운 물체를 고속, 고정밀하게 다루는 일에서는 사람을 능가하였다. 물론 소음, 나쁜 공기나 고온의 작업환경에 무던하고, 단순 반복되는 지루한 작업도 쉬지 않고 잘한다. 그러나 60년이 넘도록 로봇은 이제 겨우 공장작업의 10% 수준에 도달했고, 가속이 붙어 향후 10년 뒤에는 25%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2004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안전 로봇, 유니버설 로봇이 그 역할을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의 동작은 사람에게 위험하다. 따라서 로봇 작업 공간을 분리하는 안전펜스를 설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이 작업하던 공정을 바꾸어야 한다. 땅도 많이 차지하고 리모델링 기간 동안 공장을 멈추는 등 로봇본체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설치된 이후에는 로봇에 작업을 일일이 가르쳐 주기위해 어느 수준 이상의 전문 인력이 매달려야 한다. 

마치 자가용을 사려다 보니 고급 대형차 밖에 없고 차고를 새로 만들어야 하고 운전사도 고용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경차와 같은 저렴한 차를 직접 운전하고 집 앞에 주차 할 수 있게 된다면 차량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안전로봇이 바로 이러한 니즈에 맞게 나온 제품이다. 작업자와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하였고, 충돌하더라도 다치지 않게 가볍고, 느리게 움직이도록 하였다. 쉽게 로봇을 조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양을 낮추어 가격을 내렸다. 이제 작업자 자리에 로봇을 설치하면 바로 작업을 하게 되었다. 로봇본체보다 비싼 부대 장치 비용도 줄게 된 것이다. 

 

공장 밖으로 나오는 로봇 

여러 가지 이유로 확산이 느렸던 로봇 제품에 경차와 같은 신제품이 나오자 다양한 공정에서 사용처가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바리스타 로봇, 요리로봇 등으로 공장 밖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공장 밖은 새로운 세상이다. 공장 안에서 작업은 “Pick & Place”처럼 단순하다. 정해진 부품이 정해진 위치에 있어 제자리에서 눈감고도 작업을 할 수 있다. 마치 어두운 굴속의 동물에게 눈이 퇴화한 것처럼, 로봇에게 시각정보가 없어도 되었다. 돌아 다닌다고 해도 정해진 길을 센서를 따라 이동하면 되었다. 

공장 밖의 상황은 어떠한가? 물건 종류도 다양하고, 섞여있기도 하여 그중에 하나를 집기 위해서는 우선 일일이 어떤 물건인지 알아봐야 하고, 위치와 자세도 알아야 한다.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길이 어떻게 생겼고, 내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동하는 중간에는 사람도 있고 의자도 있어 피해가야 한다. 지능이 준비 안 된 로봇에게는 모든 것이 힘든 상황이다. 

먹이를 찾기 위해서 그리고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서 동물에게 이동은 필수적이다. 공간상의 이동에는 빛을 이용한 시각정보가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물체를 보고 먹이인지 포식자인지 인식하고,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움직이는 지도 알아야 한다. 이에 따라 도망갈지 쫓아갈지 판단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동물은 눈이 발달하였고 눈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적절한 행동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식물에게는 없어도 되는 이러한 필수 기능들이 바로 지능인 것이다. 공장 밖으로 나온 로봇에게도 마찬가지로 요구되며, 이제 본격적인 기술개발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두뇌 대신 컴퓨터로 처리하기에는 만만치 않다. 

 

진화의 초기 단계인 서비스 로봇 

세상으로 나온 로봇이 만나는 것은 사람, 물건 그리고 주변 환경이다. 여기에 적응하여 살아남을 로봇이 얼마나 될까? 우리가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로봇은 그것도 아주 최근의 일로 청소로봇, 안내로봇 정도이다. 지능 수준은 아주 낮다. 청소 로봇은 정해진 청소구역을 일정시간마다 청소기를 달고 돌아 다니며 사람을 만나면 멈추거나 피하는 수준이다. 안내로봇은 컴퓨터 터치 화면을 달고 돌아다니는 수준이다. 최근에 대화 지능이 발전하여 간단한 말을 알아듣는 정도이다. 가장 앞 선 소프트뱅크의 페퍼는 사람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고 팔이 달려 있지만 간단한 제스쳐용이다. 우리가 상상하거나 기대 하는 심부름이나 작업과는 거리가 있다. 

문제는 지능이다. 사람은 눈을 통한 영상정보를 뇌로 보내어 주변을 인식한다. 방에 책상이 있고, 컴퓨터가 있는지 그냥 알게 된다. 로봇에는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CCD 카메라가 있어 상당히 정확한 영상정보를 얻는다. 그 다음이 문제이다. CCD에서 나오는 각 픽셀별 영상신호는 숫자로 바뀌어 다양한 계산을 거치지만, 그 결과는 신통치 않다. 최근 인간의 뇌에서 힌트를 얻어 네트웍 구조로 만들고 연결에 관한 학습을 통해 상당한 기술진전을 이루었으나 학습된 물체에 대해 인식할 수 있으며, 그것도 사람만큼 정확하거나 확실하지 않다. 물론 사람의 손처럼 촉각센서를 갖고 유연한 동작을 하는 로봇손기술도 부족하다. 단순히 물건을 집기위해서는 그리퍼라 하는 두 개의 여닫이 손가락 형태의 손이 그나마 사용가능한 수준이다. 

따라서 로봇의 주요 기능을 사람과의 소통, 이동 및 작업으로 구분한다면 사람과의 소통은 지능형 스피커 수준이고 이동은 호텔, 병원, 식당 내를 돌아다니는 수준이며 손을 쓰는 작업은 아직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함께 직업을 대체하는 로봇 

이와 같이 걸음마 수준의 로봇에 대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는 기대와 함께 우리의 직업을 빼앗아갈 것이라 우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로봇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태생적으로 팔과 다리를 갖고 있고 인간의 지능을 보고 배우며 계속 발전하고 있어 그 어느 기계보다 인간을 대체하 기에 적합하다. 그리고 하나 둘씩 그런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 며 시장논리에 입각하여 인간과 경쟁하고 있다. 

로봇에 적용되는 시장 논리는 가격과 기능이다. 로봇은 지 속적으로 그리고 최근에는 더욱 가파른 기술발전과 가격하락 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인간의 능력은 매우 느린 속도로 발전 하며 어쩌면 멈추어 있는 반면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있어 경쟁 우위가 역전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자동차 공장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역전되었고 전자제품 공장에서는 이제 역전이 일어나고 있다. 공장 밖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감지되고 있어 맥도널드에서는 시급 15$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이를 넘게 되면 햄버거를 준비하고 주문을 받는 모든 일에 로봇을 투입할 것이라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주문 받는 일에 KIOSK 투입을 완료하였다. 

로봇과 인간의 교체는 업종과 업무에 따라 차근차근 이루어지는 양상이다. 인건비가 높은 업종에서 로봇도 할 수 있는 업무부터 로봇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17년 맥킨지 보고서에는 미국의 전 직업 800종을 2,000개의 작업요소로 분류하여 수행하는데 필요한 능력을 크게 5가지 센서 인식, 인지 능력, 자연어, 감정교감 능력 및 육체적 능력을 기준으로 평가하였다. 이를 기준으로 인공지능·로봇으로 대체될 지를 분석하였는데 특징은 직업 중 몇%의 작업요소를 대체할 지를 정리한 것이다. 즉 사람의 직업을 전체 대체하기보다는 일부 역할을 넘겨주는 관점이라 보다 실질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우리의 사회변화를 살펴보아야 하는데 인력의 변화를 가져오는 고령화·저출산이다. 최근 일본의 평균 수명이 85세를 넘겼는데, 인류의 200년 전 평균 수명이 40세였다. 고령화 사회는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사회이고 여기에는 위기와 기회가 함께 있을텐데 로봇에게는 새로운 간병 수요나 고령자 보조의 필요성이라는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성공한 로봇 제품은? 

로봇의 특징 중 하나는 사용자나 개발자나 모두 처음 경험하게 되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어떤 로봇 제품이 팔릴지 물어볼 소비자가 형성되어 있지 않고,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로봇 제품을 찾을 수가 없다. 따라서 사용자가 필요한 로봇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상황도 발생하는데 특히, 로봇이 기업경쟁력의 핵심일 경우는 더욱 그렇게 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의 물류로봇이다. ’12년 물류로봇회사 KIVA를 7.8억불에 인수하여 직접 제작하고 있으며, 2016년 기준 20개 물류센터에 45,000대가 사용 중이다. 

다음은 가격부분이다. 로봇에 걸맞는 기능과 성능을 내기 위한 가격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세계최초의 로봇청소기 룸바의 성공 배경에서 이를 배울 수 있다. 제품개발 당시 상품기획은 청소요구 성능, 소음 등의 기능·성능이 아니었다고 한다. 조사를 통해 알아낸 배우자에게 물어보지 않고 물건을 살 수 있는 제품가격 $200을 기준으로 하여 기술자들이 설계한 다양한 센서나 기능 등이 대부분 제외되었다. 이러한 가격대를 유지한 것이 초기 가정용 로봇청소기 시장을 확대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드론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DJI의 사례에서도 배워야 할 점이 있다. 드론은 비행 관련 기술이 이미 50년 전에 확립된 제품으로, 매니아 중심의 드론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DJI 는 그만한 성공요인을 갖고 있었다. 드론의 문제점 중 하나는 조작이 까다로운 것이다. 자동차 운전과 스키를 탈 때처럼 일정 수준의 교육과 훈련과정이 필요한 점이다. DJI 여기에 착안 하여 남녀노소 일반인 누구나 쉽게 드론을 날릴 수 있는 사용기술 확보에 집중하여 차별화를 이루어 냈다. 물론 드론을 구동하는 모터를 포함한 핵심 부품을 자체 제작함으로써 가격 면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춘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로봇산업 국가별/분야별 분포

 

로봇분야의 Start-up은? 

지금도 새로운 로봇제품을 들고 나오는 스타트업들의 출현이 활발하다. 최근 1년 반 동안의 동향에서 그 실체를 찾아 볼 필요가 있다. 로봇 레포트(https://www.therobotreport.com/) 의 Strart-up 투자 자료에서 드론, 자율차, 농업로봇을 제외한 로봇분야 104개 기업은 다음과 같다. 

분야별로 보면 물류, 의료, 서비스의 순이다. 로봇의 이동 기능은 사람의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는 분야인 반면 정해진 경로를 이동하는 기술은 상용화 수준에 있기 때문으로 보인 다. 한편 e-commerce의 영향으로 배달에 대한 수요가 늘어 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의료분야는 수술로봇 다빈치의 성공 이후 다양한 수술로봇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재활 분야에도 다양한 수요가 있다. 서비스 로봇으로 분류된 로봇에는 다양한 제품이 있다. 그중에 눈에 띄는 것은 요리 로봇이다. 요리를 위한 재료 준비에서부터 햄버거 조리까지 다양하다. 최근의 인건비 상승과 로봇기술의 발전에 따른 로봇의 확산이 새롭게 진행되는 분야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단연 최고 수준이다. 그 다음으로 중국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다. 미국은 원래 제조용 로봇을 시작한 나라이나, 제조업 해외이전 등의 이유로 그 기술이 일본과 독일에서 꽃 피우게 된 것이다. 이제 서비스 로봇분야에서 다시 미국이 강세를 보이며 로봇강국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다양한 아이디어가 살아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벤처자본 등 생태계가 탄탄하여 로봇과 같은 새로운 제품 창출에는 가장 적합한 국가로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는 최근 LG전자의 로봇분야 투자가 두드러진다. LG전자는 CES 2017에서 로봇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하였다. 2003년부터 시작한 청소로봇 사업으로 확보해 온 딥러닝 기술, 자율주행기술, 제어기술,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앞세워 로봇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허브(Hub) 로봇, 잔디깎기 로봇, 공항용 로봇을 처음으로 소개하였다. 공항용 로봇은 공항 이용을 위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안내 로봇, 청소 로봇 등 2종이며, 인천국제공항에서 현장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한편 지난해부터 로봇 기업에 투자를 해오고 있으며, 보행재활용 외골격로봇으로 창업한 SG로보틱스, 감성관련 인공지능 벤처인 아크릴, 로봇구동 모듈부품 전문기업인 로보티즈 등이다. 최근에는 제조용 로봇 기업인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하여 로봇의 자체 생산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최근 상장을 준비중인 KAIST 휴보랩에서 시작된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기술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로봇제조회사들

 

필자소개 | 박현석 KAIST 교수 

2017년 부터 KAIST 기계공학과에서 연구교수로 근무중. 그전에는 2006년부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근무하였으며 , 2013년 - 2016년에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로봇PD 파견근무를 통해 산업부 로봇 R&D 과제기획 및 정책수립 지원업무를 수행함. 1983년부터 삼성전자에서 20여년간 근무함. 서울대에서 학사 졸업후 KAIST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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