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경영’ 통해 글로벌 표준·품질 지식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겠다

이상진 한국표준협회 회장
이상진 한국표준협회 회장

 

Q. 지난 3월 20일 취임하신 점 축하드립니다. 취임 후 4개월 간의 소회가 궁금합니다. 

A. 바쁘게 지나간 지난 4개월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적으로는 경영실적 부진과 임직원 간의 신뢰 저하 등, 조직 내외 신뢰 회복을 위한 소통과 팀 간, 본부 간 협업이 절실하다는 인식하에 400여명에 이르는 전직원 1대1 면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협업 조직을 만들기 위해 본부 간 크로스보드 운영과 부서 간 칸막이 제거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은 ‘글로벌 표준품질 전문기관 KSA’라는 이미지를 회원사는 물론 전 산업계가 인식하고 인정하기 위한 경쟁력을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특히 표준협회는 현재 교육, 인증, 표준 등의 기반사업 약화와 고객니즈와 산업트렌드에 맞는 신규사업 발굴 부재 등으로 인하여 최근 수년간 사업실적이 정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협회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글로벌 표준·품질 지식서비스기관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기존 물웅덩이에서 벗어나 보다 넓고 깊은 바다에 나아가 참치(신규 사업)를 잡는 ‘바다경영’ 즉, 글로벌 경영에 집중 할 것입니다. 

 

Q. 취임사에서 ‘E.F.I.C’을 중점 키워드로 강조했습니다. 이 키워드가 협회경영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A. 저는 E.F.I.C 즉 에픽이라는 단어를 협회 경영의 중점 키워드로 삼아 한국표준협회 회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E.F.I.C 의 E는 Empathy(공감), F는 Focus(집중), I는 Impute(이미지 투영), C는 Collaboration(협업)을 뜻합니다. 

Empathy(공감)는 고객 및 회원사를 대상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통을 활성화하며, Focus(집중)는 죽은 말 고르기 즉, 불필요한 일(사업)을 없애고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기반을 확충하는 일이며, Impute(이미지 투영)는 협회가 최고의 표준·품질 지식서비스기관으로서의 이미지를 고객에게 심어주기 위한 임직원의 전문성 확보와 역량 향상의 필요성, 마지막으로 Collaboration(협업)은 부서 간, 구성원 간의 칸막이를 없애고 상호 신뢰속에 상생의 길을 모색하여 선진화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Q. 89년에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지금껏 통상 및 산업 정책에 몸담고 계십니다. 그동안 축적하신 노하우를 바탕으로 재임 기간 동안 표준협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 예정이신가요? 

A. 저는 1989년 공직에 입문하여 30여 년 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민간기관인 한국표준협회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공직기간 동안 주로 정보통신, 통상 그리고 산업분야에서 실무와 전문성을 키웠으며, 한국표준협회와는 지난 공직생활 중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적합성정책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시험·인증·표 준·KOLAS 관련 정책을 담당했었고, 품질과 관련하여 밀접하게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어, 업무가 낯설지 않았으며, 더불어 협회 직원들의 역량을 누구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에 재임기간 동안 협회의 회장으로 근무하며 리스크 매니저로서 협회의 잠재적 위험요소를 감지 및 제거하고, 내비게이터로서 조직 및 사업의 방향성을 설정하며, 퍼실리테이터(촉진자)로서 비즈니스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입니다. 

 

Q. KS, ISO인증 등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한국표준협회에 관해 정확히 알고 있는 분은 드물 것 같습니다. 협회가 어떤 업무를 보고, 언제 생겼는지 소개 부탁합니다. 

A. 우리 표준협회는 1962년 3월에 설립된 비영리단체입니다. 설립목적은 산업표준화 및 품질경영의 조사, 연구, 보급입니다. 당초에는 한국표준규격협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후, 1991년 한국 공업표준협회로 그리고 1993년부터 현재 사용 중인 한국표준협회로 명칭을 변경하였습니다. 현재 협회는 총 439명의 임직원, 전국 12개 지역본부, 4개 사무소 그리고 해외에는 북경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총 4,620사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1998년 KS인증기관을 시작으로 ISO인증기관, 그리고 일본공업규격인 JIS의 한국 내 인증기관으로 지정되어 현재는 명실공히 표준·품질 지식서비스 전문기관으로 56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Q.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혁명 분야에서 한국형 표준 마련을 위한 선제대응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글로벌 표준 선도기관이 되기 위해서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무엇인가요? 

A.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과거에는 ISO표준 등이 국제기관과 정부의 주도하에 기술 정책이 추진됐습니다. 반면에 현재 트렌드는 민간주도의 기술표준이 표준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실리콘밸리에 소재하고 있는 아마존, 엔비디아, 팬텀AI 등 4차 산업혁명시대를 리딩하는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중국 항저우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전자 상거래 표준을 도입하고 블록체인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표준화는 선진국과 글로벌 혁신 기업이 주도하는 ‘사실상의 표준’이 속속 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표준화 거점과 연계가 미약하고 연관 산업 활성화도 늦어져 표준화에서도 아직 그 속도를 못 내고 있습니다. 이에 산학연을 망라한 표준화 관계자가 다양하게 참여하는 집단지성의 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산업혁명 위원회, 부처별 R&D 사업단 등과 협업하여 표준의 동시화를 통해 표준 리딩을 이끌어내는 일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를 해외로 확대하여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리딩 기관과 글로벌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표준과 더불어 4차 산업혁명시대의 품질연구기관으로서의 표준협회의 역할 역시 고민입니다. 세계 최고의 품질전문기관인 미국품질협회(ASQ)도 협회와 마찬가지로 경영품질 기술의 지식전달 형태가 기존 집합교육에서 온라인 교육형태로 급속하게 전환되어 가고 있으며, 이에 고객에게 시간, 공간 제약없이 신속하게 서비스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KSA도 고객니즈를 반영하고, 시대 흐름에 맞는 교육 컨텐츠 및 패턴을 리빌딩하는 작업을 서두르고자 합니다. 

한국표준협회 이상진회장이 2018 서비스 미래혁신 심포지엄에서 좌장으로 참석했다.
한국표준협회 이상진회장이 2018 서비스 미래혁신 심포지엄에서 좌장으로 참석했다.
한국표준협회 이상진회장이 2018 글로벌산업혁신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표준협회 이상진회장이 2018 글로벌산업혁신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Q. 서비스산업 경쟁력이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서비스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어떤 점을 혁신해야 할까요? 

A. 최근 서비스 산업의 큰 변화는 기술과 서비스의 융합입니다.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과 다양한 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가 생겨나고, 이는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기술과 서비스의 융합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 서비스 혁신을 불러일으 키는 강한 동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비스 트렌드 변화 역시 융합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협회는 기술진보가 서비스 산업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7월 3일부터 6일까지 ‘제3회 서비스위크’를 개최했습니다. 서비스 미래혁신 심포지엄을 통해 기술진보에 따른 서비스 전략을 모색하였고, KS-SQI(한국서비스품질지수)를 조사하여 공표했으며, 서비스 품질혁신 활동의 성과가 탁월한 기업과 개인에 대한 포상까지 실시했습니다.

2018동북아표준협력포럼에서 한중 정부간 양자회담에 참석한 이상진 회장
2018동북아표준협력포럼에서 한중 정부간 양자회담에 참석한 이상진 회장

 

Q. 이제 4차 산업혁명은 미래가 아닌 현재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제조업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지금 당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요? 

A. 산산업구조와 사회시스템의 혁신으로 말미암아 4차 산업혁명의 물결처럼 품질 역시 품질 4.0시대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은 이에 맞는 적합한 조직능력을 갖춰야합니다. 또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산업별 플랫폼에 맞는 품질을 적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현재 이렇게 변화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품질 기법과 기술을 우리기업 현장에 적용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협회는 우리 기업의 품질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품질기법 및 기술을 보급하고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 산업인의 전문성과 역량을 키워나아갈 수 있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AI, 인 공지능, 블록체인 등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자 합니다. 

이상진 회장이 2018 ASQ WCQI(세계품질혁신대회) 부스를 돌아봄
이상진 회장이 2018 ASQ WCQI(세계품질혁신대회) 부스를 돌아봄

 

Q. 표준협회 내부 역량 강화에도 힘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사안은 무엇인가요? 

A. 개인적으로 한국표준협회는 지난 56년동안 비영리기관으로 수익개념보다는 개별 사업에 대한 목표달성 실적으로 경영성과를 평가하였으며, 개별, 단위별 사업에 대한 수익과 비용 같은 손익 개념과 경영마인드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그 동안 관행적으로 이루어져왔던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규모가 있고 생산적인 업무에 집중하고 명백한 데이터에 기반해 손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협회를 경영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협회는 공익기관으로서의 목적사업 및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민간 기업의 마인드를 조직원 전체에 심어, 조직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특히 이러한 조직 상황에서 제가 모델로 삼고자 하는 것이 일본 이나모리 가즈오 전 교세라 명예회장의 아메바 경영입니다. 

몸집이 커지면 여러 개체로 분열하는 아메바처럼 거대한 조직을 유닛(Unit) 단위로 세분화하여 운영하는 경영시스템인 아메바 경영을 통해 매출을 최대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며 사업 각 단위에서 수익과 비용을 철저히 분석하여 누구나 협회의 경영실적이 한눈에 보이도록 가시화할 계획입니다. 

"한국표준협회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다경영’ 즉, 글로벌 경영에 집중할 것입니다”
"한국표준협회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다경영’ 즉, 글로벌 경영에 집중할 것입니다”

 

Q. 인증 정책 다변화로 인증시장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습 니다. 이와 관련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나요? 

A. 현재 11개 KS인증기관 중 협회만 유일하게 서비스KS인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서비스 KS인증은 콜센터, 장례식장, 골프장 등 총 10개 분야에서 인증이 가능하며 서비스 시스템 구축, 전문 인력 확보, 고객만족도, 안전관리 등 28 개 항목을 평가합니다. 

서비스 산업은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고용률 70%달성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만큼 일자리의 보고(寶庫)입니다. 

매출 10억원이 오를 때 서비스업은 제조업의 2배에 달하는 16.7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서비스 경제발전이 절실하며 특히, 서비스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서비스 표준화 및 KS인증 보급 확대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현재 서비스 KS인증은 전국 100여개 이상의 사업장에서 인증을 받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택배, 이사, 컨벤션, 시장 및 여론조사 서비스에도 인증분야가 새롭게 확대되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서비스 품질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ISO 37001 부패 방지경영시스템 인증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부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어, 국제투명성기구와 OECD가 참여하여 2016년 10월 제정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부패방지법 즉 김영란법 제정과 함께 사회적 청렴의식 확산과 맞물려 공공부문에서 민간부문에 이르기까지 뇌물의 예방, 감지, 해결에 대한 경영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여 조직의 위험요소 제거와 비용절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IATF 16949 수여식 진행 후 기념촬영하고 있는 한국표준협회 이상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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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F 4차 산업혁명센터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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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에 방문하여 관련 기술에 대한 데모 시연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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