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 제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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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이어 스타트업을 위한 ‘시그니처 마케팅’을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구체적인 시그니처 마케팅 전략 수립을 하기 위해 시그니처 제품이나 서비스가 되기 위한 3가지 조건을 더 깊이 있게 설명하려고 한다. 각 스타트업이 활동하는 사업 영역에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본 내용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길 기대한다. 시그니처 제품이나 서비스(이하 시그니처 제품) 개발에는 3가지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하나. 시그니처 마케팅은 ‘정체성’이 핵심이다 

시그니처 제품에 기업의 철학과 비전이 반영되어야 한다. 시그니처 제품을 개발할 때 기업은 자사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제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시그니처 제품이 기업에서 추구하는 사업방향과 소비자에 대한 가치 제안을 선명하게 표현할수록 소비자는 해당 제품을 더 잘 기억하고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시그니처 제품으로 자사의 정체성을 표현할 때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제품명을 들었을 때 쉽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은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브랜드명을 만들어도 TV CF, 대형 전광판 홍보, 신문 보도 등을 통해 어려운 브랜드명도 지속적인 노출로 원하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알기 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브랜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남자한테 참 좋은데’라는 광고로 주목을 받았던 건강보조식품이 있었다. 이것은 건강보조식품 특성상 효능에 대한 광고를 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오히려 남성들이 궁금해할 만한 메시지로 제품과 기업의 정체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관심을 끌며 입소문이 난 사례다.

‘우아한형제’는 기업명이고 ‘배달의민족’은 서비스명이다. 배달음식 앱 서비스에 ‘배달의민족’, ‘배 달통’이 있다. 부동산 앱에 ‘직방’, ‘다방’이 있고 최근에는 ‘호갱노노’라고 하는 재미난 이름의 앱이 등 장했다. 부동산 거래에 호갱(=호구 고객)이 되지 말라는 의미의 작명으로 이해가 된다. 중고물품 거 래에는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의 브랜드가 확실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주차 앱에는 ‘모두의주 차장’이 대표 앱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동안 모바일앱 시장에서는 모바일앱 이름 자체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앱들이 더 많이 알려졌다. 브랜드명이 너무 가볍게 느껴지거나 촌스러운 이미지가 아니라면 서비스 성격과 가치를 바로 나타내는 제품명도 나쁘지 않다. 모바일앱 스타트업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하다. 시장 진입 초기에 소비자들에게 쉽고 빠르게 인지시키기 위해 서비스를 바로 떠올릴 수 있는 브랜드명을 활용한 사례들을 참고하자. 

 

둘. 시그니처 마케팅은 ‘대중성’을 기반으로 한다 

시그니처 제품은 대중들의 취향을 공략해야 한다. 시그니처 제품이 대중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충분한 규모의 시장과 소비자가 있는 영역을 목표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분히 큰 시장을 목표로 하지 않을 경우 시장 진입 초기에는 성공을 거두더라도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몇 개의 경쟁기업만 뛰어들어도 매출을 나눠가지는 상황이 되어 금방 가격경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의 골목골목에 커피 프랜차이즈나 카페가 생기는 것은 그만큼 커피가 대중적인 소비 제품이기 때문이다. 밥은 하루에 두세 번 먹지만 커피는 그보다 더 많이 마시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커피 소비규모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커피전문점뿐만 아니라 골목마다 있는 편의점, 빵집, 치킨집, 김밥집 등은 대중성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커피와 함께 식음료 시장의 대표적인 메뉴가 김밥을 포함한 분식이다. ‘김밥천국’의 독보적인 시장에 ‘바르다 김선생’과 ‘고봉민 김밥’은 김밥의 고급화와 전문가의 손길을 담은 브랜드로 시장에 변화를 주고 있다. 비슷한 업종으로 ‘봉구스 밥버거’도 개인의 이름을 브랜드에 적용하고 밥버거라고 하는 좀 더 건강한 이미지의 제품을 개발하여 성공한 경우다. 생산자나 기업 대표가 브랜드가 되어 신뢰를 제공하는 트렌드가 있다. 제품보다는 사람 자체가 더 대중성을 가진다. 

최근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와 스타트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블록체인 서비스를 대중화시킨 비트코인은 가장 대중적인 서비스 중 하나인 금융서비스에서 출발했다. 개인 간의 송금을 은행이라 는 중재기관 없이 처리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을 제시했다. 비트코인은 금융서비스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개인 간 송금에 블록체인을 적용했기 때문에 이렇게 주목을 받는 것이다. 기업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시그니처 제품은 가장 소비자층이 넓은 제품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다음은 차별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셋. 시그니처 마케팅은 ‘독특함’으로 차별화해야 한다 

시그니처 제품이 대중적인 시장을 목표로 하더라도 독특한 차별화 포인트를 갖추어야 성공할 수 있다. 대중성을 추구하는 제품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차별화 포인트는 기능, 디자인, 가격 등 다양한 제품 구성 요소에서 만들 수 있겠지만 시각, 청각 요소를 활용하여 오감을 자극하며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면 SNS 마케팅과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이 생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 마케팅을 활용할 때는 독특한 시각적 요소를 갖춘 제품이 더 유리하다. 유튜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사배 씨나 박막례 할머니의 성공을 참고할 수 있다. 메이크업이나 패션 관련 제품에 관한 정보는 소비자의 눈길을 쉽게 끌 수 있다.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다. 인스타그램에 다이어트나 홈트레이닝을 포함한 운동 관련 사진과 영상이 넘쳐난다. 

고급 안마기 의자 시장을 개척한 ‘바디프랜드’는 건강관리와 안마기라는 대중성이 높은 시장을 공략하면서 그동안은 특별한 브랜드가 없었던 전동 안마기 시장에서 ‘바디프랜드’라는 브랜드를 정착시키며 성장했다. 이제는 어른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효도 선물용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예전에 어른들을 위한 효도 선물용으로 유행했던 돌침대나 흙침대와 비슷한 성공 패턴을 보이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가정용 안마기를 디자인, 제품의 재질, 마감의 고급화를 시도하여 안마기 자체가 고급스러운 실내 인테리어 제품이 될 수 있도록 차별화했다. 점차 온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건강 관련 제품으로 인식을 바꿔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경쟁이 치열해지자 브레인 마사지라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시도하며 앞서 나가고 있다. 

유튜브 시장에서는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자율 감각 쾌락 반응)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다. 자율 감각 쾌락 반응(ASMR)은 시각, 촉각, 청각, 후각과 같은 인지 자극에 반응하여 나타나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락 등의 감각적 경험을 의미한다. 좌우 사운드를 분리하여 녹음한 다양한 ASMR 사운드가 유튜브 콘텐츠로 올라오고 있다. ASMR콘텐츠의 조회수를 살펴보면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보다 더 높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ASMR을 활용한 사운드로 차별화한 영상 콘텐츠는 당분간 유튜브 콘텐츠의 한 축을 담당할 듯하다. 가끔은 창밖에 잔잔하게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일을 하고 싶을 때 유튜브에서 ASMR 빗소리를 찾아서 들으면 된다. ASMR 사운드로 시그니처 제품과 관련된 영상을 제작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ASMR은 기본적으로 3D 사운드를 활용하여 제작하는데 일부 유튜버 중에서는 신제품의 언박싱(unboxing) 영상을 3D 사운드로 녹화하며 콘텐츠를 차별화하기도 한다. 

시그니처 제품을 디지털 마케팅에 적용할 때 시각적 요소와 청각적 요소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는다면 더 재미있는 마케팅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먹방에서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과한 표정과 음식을 씹을 때 나는 생생한 소리 등을 잡기 위해 힘겨운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렇게 노력한 만큼 생생한 현장감을 주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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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시그니처 제품은 소비 전 과정의 ‘감성만족’을 추구한다 

시그니처 제품은 가격 대비 성능을 만족하는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소비자가 제품을 소비하는 경험 전체 과정에서 감성적인 만족을 채워줘야 한다. 소비자의 소비행위는 관심 있는 제품을 떠올리고 검색하고 비교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제품을 구매한 다른 소비자들의 구매후기를 보며 해당 구매자가 제품에 대해 만족하고 행복하게 해당 제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읽는 순간부터 소비경험을 간접 체험하며 소비는 시작된다. 소비자의 소비경험을 구매라는 한 단계에서만 바라보면 차별화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의 구매에만 집중하면 가격 할인이나 프로모션에 대한 아이디어만 떠올리기 쉽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비를 SNS 공간에서 과시하고 자랑하고 싶어 하는 내면의 욕망까지 자극하고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성공적인 시그니처 마케팅을 위해 기업 내부에서부터 끊임없는 아이디어 회의가 필요하다. 적절한 내부 아이디어 회의와 함께 객관적으로 소비자 관점에서 해당 아이디어를 살펴보고 조언해 줄 수 있는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자사만의 독특한 시그니처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 보기 바란다. 필자가 최근 자문을 시작한 기업도 시그니처 마케팅을 위해 다양한 제품 중에서 기업의 정체성을 나타내며, 대중성을 갖춘 시그니처 제품을 선정하는 작업부터 시작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과 마케팅 전략 중 ‘시그니처 마케팅’은 최근 마케팅 트렌드를 살펴봤을 때 매우 중요하고 주목할만한 트렌드다. ‘시그니처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고 SNS 채널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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