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 인터뷰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 (출처: 스타트업4)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 (출처: 스타트업4)

 

먼저, 가벼운 질문부터 드리겠습니다. 교육감님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습니까? 
“제 연배가 거의 그렇듯이 아주 어릴 적 꿈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처럼 ‘큰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중․고교를 다니면서 인문․사회에 관심이 많아졌고 자연스레 책도 많이 읽었어요. 그래서 대학에서는 사회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결국 꿈을 이룬 셈이 됐습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우리 연배와는 다른, 명확한 꿈을 꾸고 있어요. 대통령, 국회의원, 판․검사처럼 추상적인 꿈이 아니라 연예인, 게임 개발자, 네일 아티스트 등과 같이 세부적이고 뚜렷합니다. 매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따라서 저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울시 교육은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질문과 토론이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이에 많은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교육은 향후에 직업을 선택하고 사회진출을 할 때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부문도 예외는 아닐 텐데요, 서울시교육청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어떻게 대처하고 계시는지요?
“맞습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맞게 될 미래는 지식기반 사회, 4차 산업혁명시대를 근간으로 하는 미래사회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정보와 지식을 융합하여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해야 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과 협업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이에 대한 답은 메이커 교육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메이커 교육은 학생들 스스로가 학습의 주체가 돼어 주제를 정하고, 정보를 검색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결과물을 완성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에요. 이에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지난해 11월 1일에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학생들의 창의적 문제 해결력과 자율성, 협력, 공유 능력을 강화하고, 융합적 사고에 기반한 창작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서울형 메이커 교육 중장기(18~22년) 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울형 메이커 교육의 주요 뼈대와 방향은 어떻습니까?
“서울형 메이커 교육은 4개의 중점과제와 12개의 추진전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상하고, 만들고, 공유하는 창작문화 확산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한다면 첫째, 메이커 교육 인프라 구축입니다. 이를 위해 서울형 메이커 스페이스를 구축하여 학생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일반학교의 메이커 문화 확산을 위한 메이커 교육 모델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둘째는‘뚝딱! 클릭! 메이커 교육 운영’입니다. 세부 추진내용으로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메이커 교육을 운영하고, 이를 위한 지도자료 개발, 유스 메이커 리더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셋째, 교원 역량 강화입니다. 교사들의 메이커 교육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신장을 위해 다양한 연수를 운영하고 있어요. 마지막은 메이커 교육성과 공유입니다. 메이커 교육의 성과를 함께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서울학생 메이커 괴짜 축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상암문화광장 일대에서 진행했는데 5만여 명이 함께 공유했어요. 서울형 메이커 교육은 기존의 지식과 테크놀로지를 그대로 따라 배우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과정 중심의 교육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출발합니다. 실제로 축제기간에 모 초등학교 학생들은 선생님의 도움 없이 전․후진을 하고 속도를 내는 나무 자동차를 선보였는데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협력적 괴짜’를 키우는 서울형 메이커 교육을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 대비 혁신미래교육의 실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흔히들 현대를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이러한 사회 변화와 맞물려 평생교육이 중요한데, 평생교육 운영 실태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먼저, 평생교육 정책방향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60+20+20 인생 사이클을 설계하고, 정년 후 20년을‘제2차 학습’을 통해 배움의 기쁨으로 활력 있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세대별, 계층별 맞춤형 평생교육 기반 구축, 학습소외, 정보소외계층에 대한 다양한 평생학습 기회 제공으로 교육의 희망사다리 복원 및 퇴직 교직원의 전문성을 활용한 사회공헌 기회 제공의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 현황 및 계획은 우선 100세 시대 대비(세대별, 계층별) 맞춤형 평생교육 기반 구축입니다. 이를 위해 학력인정 평생교육 시설(현재 13개)의 학습자 지원 확대 및 공공성을 강화하고, 학령기를 놓친 계층의 문해교육(현재 76개 기관) 지속 추진 및 지원을 확대하며, 장애성인 평생교육시설 설치 기준인 고시 제정 공포, 장애성인 평생교육시설(현재 4개)을 확대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어요. 또한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학습자 맞춤형 학교평생교육(현재 283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평생학습 진흥을 위한 도서관․평생학습관 프로그램 운영 활성화입니다.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 이용자 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평생교육 프로그램 확대를 통한 참여율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퇴직 교직원의 전문성을 활용한 학교 현장 지원을 위한 이모작지원센터를 확대하고 있으며, 민․관․학 교육공동체 구축을 통한 평생교육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조희연 교육감은 '고졸 성공시대'의 일환으로 20대 교육감에 취임한 뒤 서울시 교육청의 기술직 50%를 고졸로 채용했다. (출처: 스타트업4)
조희연 교육감은 '고졸 성공시대'의 일환으로 20대 교육감에 취임한 뒤 서울시 교육청의 기술직 50%를 고졸로 채용했다. (출처: 스타트업4)

 

4차 산업혁명은‘미래 직업지도’도 예전과는 판이하게 그려질 것 같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진로지도 및 진로교육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추진 중인 진로교육의 내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2016년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2020년까지 인공지능과 로봇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710만 개의 일자리가 소멸되고 200만 개가 창출되어 약 510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옥스퍼드 마틴스쿨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는‘고용의 미래: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에 얼마나 민감한가?’라는 보고서에서 자동화와 기술 발전으로 20년 이내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어요. 미래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두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는 인재 육성을 위해 우리 서울시교육청은 초․중․고 단계별로 맞춤형 진로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년 상반기에 초․중․고 학생과 학부모 5만 명이 참여하는 서울진로직업박람회를 개최해 미래 유망 직업군에 대한 체험활동과 창업․창직 등 진로 로드맵 설계 및 진로 전문가 멘토 상담을 하고 있어요. 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의 진로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 자치구별로 25개의 진로체험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진로체험센터에서는 3D 프린팅 전문가, VR콘텐츠 전문가, 무인항공전문가, 에너지 적정 기술자, 도시농업전문가, 반려동물전문가 등 미래 직업세계에서 요구하는 직무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성화고에서는 미래 직업세계에서 요구하는 드론학과, IoT학과, 게임개발과, 컴퓨터보안과, 방송연예과, 실용음악과 등의 학과로 개편하여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진로직업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어요. 특히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중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오디세이학교를 운영,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청년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교육청이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산업정책이나 노동시장 정책이 동반되지 않으면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주어진 조건에서 ‘고졸성공시대’를 목표로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취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취업지원센터에는 우수 취업처 발굴, 산업 분야별 산학관 협력 프로그램 운영, 인재 매칭 시스템 채용정보 제공, 취업홍보자료 제작, 취업지원 홈페이지(high-job.sen.go.kr)운영 등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이들 고등학교에서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정 산업분야에는 산업체와 취업을 약정하고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직무능력을 기르기 위해 회사와 학교를 오가며 이론교육과 실무교육을 익히는 산학일체형 도제교육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교육에는 특성화고 23개교 33개 학과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중소기업과 취업 약정을 맺고 해당 업체에서 요구하는 실무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중소기업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반고 학생들의 직업교육 지원을 위해서는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6개의 산업(문화·예술)정보학교에서 위탁직업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는 청년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인생에 있어 20대는 창의력과 도전정신이 가장 충만할 때입니다. 또 넓은 가능성이 무한하지만 안정성도 부족해 양면성이 존재하는 시기예요. 따라서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때로는 쉼과 여유를 통해 여백을 가져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백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도전정신과 창의성으로 중무장할 때 그 가능성은 더욱 무한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향유하고 자신이 즐기며 살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한다면 미래는 밝다고 확신합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더불어 숲’입니다. 사실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도 중요하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인간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또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며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협업능력은 지금까지도 중요했고, 앞으로도 중요합니다. 스스로의 내면을 잘 가꾸면서 모두 모여 더불어 숲이 되는 고민도 인생설계에 있어 큰 도움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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