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사업을 신청하기 위해 기억해야 할 3가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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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이 말은 창업세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 자신의 능력과 아이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자금이다. 특히 창업을 하고자 하는 경우 자금에 목마를 수밖에 없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규모는 무려 3조 7,200억 원. 창업에 뛰어든 당신이 어떻게 하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오자병법에서 그 전술을 알아보자.

 

2018년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1인 창업기업의 ‘창업 당시 애로사항’의 1순위는 자금조달로 그 응답률이 자그마치 52.6%에 달했다. 자금조달 다음으로는 홍보/마케팅(14.9%), 사무실/작업공간 확보(9.0%), 기술개발(3.9%) 등의 순이었다. 설문조사 결과 1순위부터 3순위까지는 창업 아이템이 아닌 운영과정에서 필요한 항목들임을 알 수 있다.

정부기관 역시 창업가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매년 자금지원, 시설지원 및 전문컨설팅 등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2019년에 시행하는 지원사업 안내책자 5권을 발간했다. 크게 기업 규모별 지원사업에 관한 안내서 3권과 유관기관을 금융기관과 비금융기관으로 구분하였는데, 개략적인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각 책자는 기업마당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정부사업에 지원 신청한 모두에게 지원을 해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정부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 물론 사업의 성격에 따라 지원규모도 천차만별이지만, 어떤 정부지원사업이 있는지 몰라서 혜택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면, 정부지원사업을 신청하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필자는 오자병법 제3편 치병(治兵, 병사를 다스림)에 나오는 무후와 오기의 대화 속에 그 답을 찾고자 한다.

 

“군사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

먼저 사경 이중 일신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 중 사경은 네 가지 가벼움을 의미합니다.

땅이 말을 가볍게 여기고,

말이 수레를 가볍게 여기고,

수레가 사람을 가볍게 여기며,

사람은 전쟁을 가볍게 여기도록 해야 합니다.”

 

조금 쉽게 말하면, 전쟁을 치르기 전 장군이 지형의 형태를 잘 파악할 수 있다면, 말이 그 땅에서 쉽게 달릴 수 있고, 말에게 제 때 먹이를 주어 말의 체력이 길러지면, 말은 수레를 가볍게 여길 것이고, 수레에 기름칠을 충분히 하면, 수레는 병사가 타더라도 쉽게 굴러갈 것이고, 병사의 갑옷이 튼튼하고 병기가 예리하면, 그 병사는 전투를 가볍게 여긴다는 뜻이다.

이 중 병사는 1인 창업에 있어서는 창업가 자신, 공동창업을 시작했다면 다수의 인원 즉, 사람에 집중한 문장이므로 정부지원사업 준비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항은 아니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정부지원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땅, 말, 수레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땅은 창업가 본인이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에 앞서 향상 지형분석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전투가 명량해전이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현재의 진도 앞바다)은 지리적 특성상 땅으로 연결되는 입구가 좁아 물살이 거센 것이 특징이었다.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부대는 12척이 전부였기 때문에, 130여 척의 왜선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넓은 바다보다는 입구가 좁아 진입이 어려운 지형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모든 창업가에게 정부사업을 지원할 수 없다. 또 특정 창업가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지원해주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창업가는 본인의 사업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부족한지 파악해야 한다. 서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창업가는 자금부족, 홍보/마케팅, 사무공간의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 중에서 어떤 부분이 채워진다면 창업 진행이 조금은 빨리 진행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생산된 제품을 한 번 구입한 고객은 계속 구매하지만 총 구매자 수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홍보가 가장 어려운 부분일 것이고, 여러 명의 기술자가 공동개발을 한다면 그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즉, 창업가 본인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분야를 알아야 그에 맞는 사업에 지원할 수 있다.

 

말은 창업가가 지원할 정부사업을 의미한다.

다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살펴보자. 이순신 장군은 본인의 군대는 12척의 배만 남아 있고, 지형은 입구가 좁아 물살이 거세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싫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순신 장군의 전략은 입구가 좁은 지형 때문에 적군이 한 번에 1~2척만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12척이 기다리고 있다가 들어오는 적군의 배를 차례로 침몰시키는 전략을 선택했다. 아무리 대단한 장군일지라도 12척 대 300척은 이길 수 없는 게임이지만, 그 게임을 12대 1의 전투로 바꾼 것이다.

창업가도 여러 지원사업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정부사업을 선택해야 한다. 만약 창업가가 땅을 자금부족이라고 파악했다면, 어떤 지원사업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자금이 필요한 목적이 기술개발이라면 R&D(연구개발) 보조금을 신청할 수도 있고, 기계장치나 소프트웨어 등을 구입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시설자금을 지원할 수도 있으며, 일반 운영자금이 필요하다면 또 그에 맞는 정책사업을 선택할 수도 있다.

3D프린터사업에 뛰어든 사람이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자. 이 창업가가 정부지원사업을 몰랐다면 일반 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운영자금도 일정요건을 충족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정부의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창업가는 창업기업지원자금(지원규모 총 2조 1300억 원)나 창업도약패키지(지원규모 840억 원) 등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 신용대출과 정책자금의 이자율 차이는 최대 7.7%(2018년 4/4분기 정책자금 기준)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청할 수 있는 정부사업에는 무엇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알아보기를 권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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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는 정부사업 지원을 위한 자격요건을 의미한다.

아무리 국가 경제를 활성화시키려고 해도 자격이 없는 창업가에게 지원을 해줄 수는 없다. 정부 지원사업의 예산이 국민으로부터 걷은 세금이기 때문에 허투루 쓸 수 없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간한 책자의 정책자금지원사업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제한기업은 신청 할 수 없다.

 

[정책자금지원사업의 신청 제한기업]

ㆍ세금을 체납중인 기업

ㆍ연체, 부도, 법정관리, 회생신청, 청산 등에 있는 기업

ㆍ과거에 정책자금을 허위로 신청하거나, 선정 후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여 제재를 받은 기업

ㆍ임직원이 자금횡령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기업

ㆍ휴·폐업중인 기업 등

 

이 외에도 창업가 본인이 신청하려는 지원사업마다 요구하고 있는 조건에 해당된다면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조금은 우월한 위치에서 시작하여 다른 이들보다 빨리 창업전쟁에서 성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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