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형 음식점 및 주방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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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9일 국회에서 ‘9.13 부동산대책 성과 및 주택시장 안정과 공급전략 토론회’가 있었다. 이 토론회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관석 의원과 기획재정위원회 김정우 의원 주관으로 국토교통부 및 기획재정부가 후원하여 열렸다. 이날 2번째로 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형 주택보급전략’이란 주제로 발제하였다. 최근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미래형 주택, 공유형 주택부터 각종 임대주거, 초고층 주거까지 어떻게 공급하면 되고, 그것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발제하였다. 서울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이나 업무용 부동산 공실률이 급증하고 있다. 이를 공유형 임대주거로 전환시켜 준다면, 자산가치 상승은 물론 저렴한 주거를 일시에 많이 공급할 수 있다. 그러면 왜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급증하고 있을까? 단지 지금 한국이 불경기이기 때문일까? 그러면 왜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 상가들은 잘되고 있는 것일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SNS 등을 활용한 인터넷쇼핑은 물론 해외직구, 각종 공유형 상가의 등장 그리고 최근에는 구독경제까지 급속도로 커지면서 기존의 상가들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렇게 어려워진 상가는 4차 산업혁명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계속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공유형 주택으로 전환하여 서울에서 항상 부족한 주거용 부동산을 단기간에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상업용 부동산이라 하더라도빠르게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인터넷이나 모바일쇼핑, 해외직구 때문에 경쟁력을 잃고 있는 일반 유통상가들일 것이다. 바로 이런 상업용 부동산 중 더 이상 임대가 불가능한 상가를 다른 용도로 전환시켜주어야 한다. 

그러면 음식점은 어떨까? 최근까지 국내 대형 백화점들은 일반 유통상품의 경쟁력이 점차 약해지면서 국내외 최고의 음식점을 백화점에 유치하는 노력을 해 왔다. 그리고 일시적이나마 이런 노력에 대한 효과는 있었지만, 문제는 점차 이런 것도 O2O(Offline to Online) 시장에서는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즉,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음식 배달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점차 일반음식점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데, 여기에 위메프 등에서는 국내 지방의 맛집 음식을 직접 가정까지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새벽배송, 국내 트렌드로 떠올라

<그림 1>은 위메프에서 국내 맛집 음식들을 직접 현지에서 배달해 주는 서비스인데, 맛있는 향토음식을 먹기 위해 직접 지방을 방문하지 않아도 하루면 원하는 지역 향토음식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백화점들이 경쟁적으로 국내 지역의 맛집을 백화점 내에 유치해왔지만, 국내 최고의 배송시스템은 이마저도 쉽게 온라인 주문으로 바꾸어버렸다. 

지금 국내에서는 새벽배송이 화두가 되고 있다. ‘마켓컬리’가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을 시작하여 창업한지 4년 만에 50배로 급성장하게 되었다. 또한 새벽배송을 농장이나 원산지에서 직접 신선함을 유지한 상태로 배송하게 되니까 신선식품 폐기율 1%라는 기적이 나왔고, 소비자들은 내가 원하는 음식의 재료를 가장 최상의 상태로 전날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새벽에 배송받고 아침을 간단히 해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 모든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결국 새벽 배송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림 2>는 새벽배송의 성공신화를 쏜 ‘마켓컬리’의 홈페이지이다. ‘마켓컬리’의 성공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세계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을 자랑하는 아마존마저도 놀랐다고 할 정도이다. 결국 배송의 경쟁력은 차가 안 막히고, 아무곳에 정차할 수 있는 새벽배송이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원하는 음식재료를 매일 아침마다 집에서 새벽에 배송받아 바로 해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침식사를 하는 커피숍이나 식당들은 점차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 공유형 주방 사업의 급성장

그런데 이보다 더 새로운 형태의 음식점 플랫폼 사업이 국내에 등장하였다. 바로 공유형 주방으로, 미국이나 외국에서는 ‘Cloud Kitchen’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업이다. 다만, 외국의 경우,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것보다는 거리카페 등에서 음식을 즐기는 식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런 공유형 주방사업이 기존 음식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데, 국내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배달의 민족’이 기존 음식점들과 계약해서 수수료를 받고 모바일 앱을 통해 음식주문을 받고 배달하는 방식으로 급성장하였다. 이는 국내의 경우 배달시켜 먹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상황 속 모든 종류의 음식을 통합해서 시켜 먹을 수 있는 ‘플랫폼 음식배달’ 사업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결국 배달시켜 먹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저렴하고 잘 만들어진 가성비 좋은 음식을 찾게 마련인데, 이런 현상들이 국내의 공유형 주방 사업을 급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림 3>은 국내 최초의 공유주방사업으로 성공한 ‘SIMPLE KITCHEN’사에서 제공하는 음식점들 목록이다. 이곳은 강남의 후면에 있는 상업용 건물 중 지하와 같이 임대료가 매우 저렴한 곳을 평당 4만 원에 약 80평 정도를 임대하여 10개의 주방만을 미리 만들어 놓고, 이곳에서 음식점 할 사람들을 모은다. 1개의 주방당 1년씩 계약하면서 900만 원의 보증금(철수할 때 반환)과 매달 160만 원의 임대료만 받고 임대를 해준다. 음식점을 차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부담없이 미리 음식을 만들어 가성비 높게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등을 통해 배달시키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만족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여 이미 5곳의 공유주방을 강남에 만들었고, 올해 말까지 서울에 10여 군데를 더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림 4>는 ‘SIMPLE KITCHEN’에서 가장 유명한 태국 음식점이고, 역시 배달만 하기 때문에 가성비는 매우 좋을 수 밖에 없고 매출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공유주방이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늘어나게 되면 대로변의 엄청난 임대료 및 인건비 때문에 기존 음식점들이 경쟁력을 잃게 되어 음식점 사업마저도 온라인 때문에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새로 음식점을 창업하는 사람들은 이런 공유주방을 활용하면 초기비용 거의 없이 직접 1년간 운영해 보고(중간에 메뉴를 바꾸어도 됨) 계속 공유형 주방을 활용하거나 새로 음식점을 낼 수 있거나 결정하기가 쉬워졌다. 

<그림 5>는 미국에 있는 공유주방 ‘Cloud Kitchen’ 홍보 홈페이지이다. 즉, 주방에서 조리하고 배달하고 마켓팅만 한다는 내용을 아주 잘 표현해 놓았다. 이렇게 주방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음식점 상가 자체를 공유하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명동이나 강남역 주변에 보면 술집이나 고급 음식점들이 점심에는 5,000원 짜리 한식뷔페를 판다고 하는 곳이 급증했다.  

바로 점심과 저녁에 다른 메뉴로 장사를 하는 것이다. 주인이 혼자서 두 개를 다하기 어려워 <그림 6>과 같이 점포 쉐어링 홈페이지를 이용해 점심 또는 저녁에 내 가게를 운영해 줄 사람을 찾게 되면 임대료는 절반씩 내기 때문에 음식점의 가동률이 높아지고 그만큼 경쟁력도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점포 쉐어링 사업도 국내에서 SNS가 발달하면서 플랫폼 사업으로 커지고 있고,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음식점을 주방만 공유하든지, 홀과 주방까지 모두 공유하든지 모든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낭비되거나 노는 공간을 최소화하여 최대의 임대효과를 얻고자 하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음식점 상가’, 경쟁력 갖춰야

문제는 이런 사업들이 급증하게 되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각종 음식점 상가의 공실률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대책으로 본인이 원하는 경우 ‘공유형 임대주거’로 변경시켜 주어야 한다. 수요가 많은 저렴한 임대주거에 대한 공급은 늘어나고 이미 한계에 달한 음식점 상가 주인들은 다른 수익원으로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림 7>은 같은 아파트 단지 내의 모든 주민들이 공동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유형 식당이다. 단지, 기숙사처럼 일정 시간에 한꺼번에 몰려들어 식사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 동안 자신이 편한 시간에 맞춰 식사할 수 있어, 입주민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즉, 아빠, 엄마, 자녀들이 본인이 원하는 식사를 SNS로 주문하고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가서 식사를 하기 때문에 매일 아침마다 여러번 식탁을 차려야 되는 주부들에게는 천국이 따로 없고, 특히 식재료비를 공동으로 저렴하게 구매하고, 전문 영양사가 매일 아침, 점심, 저녁의 국과 반찬을 영양식으로 준비를 하기 때문에 가족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시설이다.

‘광교 더샾 레이크시티’의 경우 1,800세대의 오피스텔 단지이지만 이런 주민시설을 배치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분양계약이 완료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그림 8>도 피데스개발이 ‘기흥역 파크 푸르지오’에 SPC그룹과 함께 만든 주민 공유형 식당인데, 이곳 역시 한식과 양식 모두 저렴한 가격에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어서 주민뿐만 아니라 주변지역 가족들도 이용을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런 단지 내 공유형 식당은 1, 2인 가구에서도 매우 합리적이고 생활비에 큰 도움이 될 수 밖에 없어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기존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도 이런 공유형 식당을 기존 업체들과 계약을 통해 단지 내 상가에 만들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저렴한 공유형 식당이 아파트단지, 지식산업센터, 각종 공유형 오피스 내에 들어서게 되면 당연히 근린상가 내 음식점이나 주변 음식점들은 점차 도태될 것이다. 

결국 앞으로 음식점 상가를 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이런 공유형 식당, 공유형 주방들이 얼마나 있고, 얼마나 활용되는지도 확인해 봐야만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미 중국에서도 이런 음식배달 O2O 시장의 규모가 50조 원을 돌파하고 매년 20% 대의 성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배달에 대한 친근감이 더 높기 때문에 앞으로 더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음식점 상가는 또다른 경쟁력을 갖추지 않는 한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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