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관점에서 효율적 대응 전략 필요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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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산업이란
전지는 화학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 저장하여 반복 사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말한다. 전지는 크게 화학전지와 물리전지로 나눌 수 있다. 화학전지는 충전 기능이 없어, 한 번만 사용 가능한 일차전지와 충전기능을 통해 반복 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 연료를 주입하여 지속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연료전지로 구분할 수 있다. 물리전지는 태양이나 열 등 빛과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전지를 말한다.

 

전지산업에서 현재 문제되는 전지는 화학 전지 중에서도 2차전지이다. 일반적으로 화학전지는 <그림 1>처럼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액 등 4개의 요소로 구성되는데, 전류 발생은 특히, 양극과 음극의 활물질 상태가 서로 다른 점을 이용한다.
활물질 상태의 차이 때문에 두 물질의 고유 에너지 상태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러한 에너지 상태의 차이는 전위차 혹은 전압이라고 불리는데, 이 전압 때문에 전자가 이동하게 되고, 이러한 전자의 이동으로 전류가 발생하게 된다. 전해액에 서로 다른 두 금속을 꽂은 후 두 금속을 도선으로 연결하면 전자의 흐름이 발생하여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때 두 금속 중에서 이온화 경향이 높은 전극이 전자를 내놓는 음극이 되고, 이온화 경향이 낮은 전극이 전자를 받아들이는 양극이 된다. 
이러한 전지 제조 산업을 전지산업이라 하는데, 전지산업은 크게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을 생산하는 소재산업과 이들 소재를 활용하여 최종 전지를 생산해내는 전지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이차 전지산업 현황과 전망
이차전지 최종재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우리 업체들과 파나소닉(日), CATL(中), BYD(中) 등 일본과 중국 업체들이 주요 생산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표1>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기업들은 이제까지 소형 이차전지와 ESS시장에서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등 선전해왔으나, 전기차 시장에 사용되는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중국의 보조금정책 등 때문에 중국, 일본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용 전지는 휴대폰용 전지와 비교하면, 2천 배의 용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전체 전지산업에서 중국은 우리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표2>에 나타난 것과 같이 기업별로는 휴대폰에 들어가는 소형 이차전지와 ESS 시장에서는 2018년 현재 삼성 SDI와 LG화학이 각각 세계 시장점유율 1, 2위를 점하고 있으나, 전기차 전지분야에서는 일본의 파나소닉과 중국의 CATL, BYD가 삼성SDI나 LG화학을 제친 상황이다. 
2018년 우리 기업들의 수출은 전년 59.5억 불 대비 21.4% 증가한 72.3억 불의 실적을 보였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하면서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전지소재산업의 경우, 우리 기업들은 분리막을 제외한 분야에서 일본의 기술력과 중국의 저가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표3>에 나타나듯이 양극재는 엘앤에프가 세계 4위, 에코프로가 세계 11위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음극제의 경우엔 포스코컴텍이 세계 9위, 전해약은 파낙스이텍이 세계 9위, 솔브레인이 세계 10위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차전지 시장은 리튬이온전지 시장의 높은 성장과 납축전지 상승에 힘입어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기협회에 따르면, <표4>에서 나타나듯이 2025년 이차전지 시장은 1,681억 불로 2018년 855억 불 대비, 96% 성장이 전망된다. 특히, 리튬이온전지 시장은 연평균 14.8% 성장하여 2025년에 1,092억 불로 높아질 전망이다. 납축전지 시장도 연간 2.2%씩 성장함으로써 2025년엔 466억 불로 2018년 400억 불 대비 66억 불 정도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우리 전지산업을 둘러싼 문제점
먼저, 전지산업의 문제는 중국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자동차 강국 건설, 대기오염 경감, 에너지 안보 증진 차원에서 이차전지 산업을 적극 육성 중이다. <표5>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특히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2017년 세계시장의 50%에 육박했다. 이러한 중국 전기차 시장의 팽창에 의하여 중국전지업체들의 급속한 성장이 가능했는데, 이는 국내외 브랜드 간 차별적 전기차 보조금정책에 힘입은 것이다. 중국은 자국의 전기차 생산업체와 전지산업 보호·육성을 위해 외국브랜드와 자국 토종 브랜드 간 차별적 전기차 보조금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보조금 지급은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이 중국산 전지를 장착한 경우에 한정하여 제공되고 있다. 우리나라 배터리가 채용된 전기차들은 보조금 목록에서 제외되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막대한 재정부담 증가와 전기자동차 회사 난립, 사기행위 증가 등으로 인하여 전기차 보조금을 점차 줄여가고 있다. 2021년엔 완전히 폐지할 계획이다. 대신 자동차 제조사에 대하여 의무적으로 신에너지 차량을 생산토록 하는 신에너지차 판매의무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는 총생산량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신에너지차로 생산토록 하고 이를 어기는 경우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이다.

이러한 중국정부의 정책에 의하여 성장한 중국 대표적인 전기차 배터리 제조기업으로 CATL과 BYD를 들 수 있다. 다행인 것은 배터리 3사의 전기차 전지 수주액이 175조 원 (LG화학 85조 원, 삼성SDI 50조 원, SK이노베이션 40조 원)에 이르면서 우리 기업들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량이 중국을 앞서고 있어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선전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편, 소재분야의 경쟁력과 생산능력을 확충해가는 것과 코발트, 리튬 등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가는 것도 필요하다. 전지 관련 원자재는 코발트의 경우, 콩코, 리튬의 경우엔 콜롬비아, 볼리비아 등 남미에 집중 매장되어 있다. 중국 기업들은 광산개발 참여 등으로 원자재를 확보하여, 이를 1차 가공하거나 소재로 가공하면 우리 기업들이 이들을 수입하여 소재나 최종 이차전지를 제조하는 상황이다.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등 전지에 대한 수요가 폭증해가는 경우,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는 전지산업의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경쟁력 제고·수주관계 형성 전략 필요
먼저, 기업 측면에서는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과 연구개발 확대 등 경쟁력을 높여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전지 3사는 한국-중국-유럽-미국을 잇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LG화학 오창, 삼성SDI 울산, SKI 서산 등 국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중국엔 LG화학 난징, 삼성SDI 시안, SK이노베이션 창저우 등에 EU에서는 LG화학 폴란드, 삼성SDI 헝가리, SKI 헝가리 등에 미국엔 LG화학 홀랜드, 삼성SDI 미시간주, SKI 조지아주 등에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하여 전기차 전지의 글로벌 공급자로서 경쟁력을 높여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만, 중국의 경우 토종업체와 기술격차를 유지하면서 공장을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해외의 주요 수요기업들과 수주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의 소형전지는 물론이고 중대형 전기차 전지나 ESS용 전지수급관계를 장기적 안목에서 형성해가는 것이다. <표6>에 나타난 것처럼 우리 주요 전지기업들은 주요 해외의 글로벌 전지 수요업체와 수급관계를 형성해가고 있다. 
둘째, 정부로서는 기업과 공동으로 전고체 전지, 프렉서블 전지 등 차세대 전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가면서 관련 인력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여가야 한다. 결국은 기술력이 경쟁력을 결정하므로 이 분야가 제일 중요하다.

한편, 장기적 원자재 확보 차원에서 전지 관련 원자재 확보 노력도 기울여가야 한다. 민관 합동으로 볼리비아, 콜롬비아, 콩고 등 광산개발이나 개발참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해외자원개발의 실패경험을 거울삼아 나가되, 장기적 관점에서 효율적으로 대응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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