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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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소셜미디어 환경에서의 가게 홍보 방법이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채널도 많아졌지만, 소상공인들이 자신의 가게에 어떤 홍보 채널이 잘 맞는지 알기란 쉽지 않다. 많은 점주가 SNS를 통해 가게를 알리는 기술에 관심을 갖지만, 고객은 기술에 관심이 없다. 고객의 관심은 오로지 콘텐츠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

아프리카 영양들이 왜 뛸까? 옆에 영양이 뛰니까 덩달아 뛴다. 이와 마찬가지로 ‘남들이 하니까 나도 어쩔 수 없이 한다’와 같이 구체적 목적과 전략 없이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성과가 나는 것도 아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 글을 쓰고, 정성 들여 사진을 찍고, 다른 사람의 글을 보면서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단다. 장사에 바쁜 점주들이 단순히 취미로 하는 것일까? 잠재고객 한 사람이라도 내 가게로 유도한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작은 희망 섞인 기대로 한다. 온라인상에서 광고는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진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 없이 무작정 가게를 알리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디지털 마케팅 환경에 가짜가 판친다

매력 없는 콘텐츠로 광고하려고 하면 자연적으로 과대 포장을 하게 된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김상훈 교수가 학부 학생들에게 ‘마케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다. 그러자 학부생들은 “마케팅은 사기다, 마케팅은 교묘한 포장술이다, 마케팅은 낚시다“라는 식의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디지털 마케팅으로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다. 낮은 품질의 상품을 마케팅으로 감추고 현란한 캠페인으로 거품을 만든다. 각종 다양한 편집 도구로 이미지 사진과 영상을 편집하다 보니 실물보다 과장될 수밖에 없다. 한 예로 필자가 프랜차이즈 본사 마케팅 담당 이사로 재직할 때, 온라인에서 보이는 음식 사진과 실제 식당에 방문해 테이블에 세팅된 음식의 이미지가 너무 차이가 난다는 불평·불만의 글이 종종 홈페이지에 올라오곤 했다. 이는 온·오프라인 이미지 일관성의 유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블로그도 블로그 운영자 간 협업을 통해 서로 댓글을 달고 공감을 표시한다. 또한, 불법 프로그램을 통해 인위적으로 상위노출을 하면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온라인에 ‘최고’, ‘진짜’, ‘유일’이란 단어가 수두룩하다. 소비자는 어느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심지어 유명 맛집 근처에 가보면 ‘진짜 원조’, ‘원조 1호’라는 간판이 넘친다. 

 

광고에 진저리 내는 소비자

온·오프라인에서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하려고 ‘사세요’라고 마구 소리치면 고객들이 몰려들까? 아마도 모두가 외면하고 떠날 것이다. TV 드라마를 보다가 광고가 나오면 어떻게 하는가? 아마도 대부분 채널을 돌릴 것이다. 유튜브에서도 광고가 등장하면 짜증 내고 곧바로 건너뛰기를 클릭할 것이다. 

1일 소비자가 접하는 광고 메시지는 평균 2,000~4,000개라는 조사통계도 있다. 소비자의 광고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사례가 있다. AdWeek와 광고대행사 월터 톰슨이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조사 대상자 중 84%가 “지나치게 많은 것들이 과대 광고되고 있다”, 응답자 72%는 “내게 무언가를 판매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진저리가 난다”고 응답했다. 

자기 상품이 최고라고 광고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확성기를 들고 마구 떠들어대는 것으로 인식할 뿐 광고내용에 별 관심이 없다. 그저 광고하는 수많은 회사 중 하나라고 인식할 뿐이다. 소비자가 광고에 관심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광고주의 착각이다. 

 

소비자는 왕이 아니라 ‘전지전능한 神’이다

스마트폰 환경에서 매일 많은 정보를 접하는 소비자는 매우 진화돼 있다. 아무리 좋은 광고라고 해도 소비자는 스마트폰 필터링을 통해 정보의 사실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별한다. 이렇듯 이제 소비자는 왕이 아니라 이제는 ‘전지전능한 神’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려운 광고의 고급기법을 공부하는 것보다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서비스 콘텐츠’를 만드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광고 성과가 높다는 것은 곧 정교한 타기팅 기법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 대다수의 광고주도 그렇게 믿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광고의 효율을 결정하는 것은 정교한 타기팅 기법이 아니라 콘텐츠다. 광고를 집행할 때 타기팅이 광고 성과에 10%의 영향을 미친다면 콘텐츠는 90%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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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고객이 한다

콘텐츠가 기대 이상이면 점주가 굳이 광고하지 않아도 고객이 먼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린다. 소비자는 친구들에게 관심을 바라고, SNS를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려고 한다. 즉, 스노비즘(과시욕) 심리로 일상을 자랑한다. 소셜 환경에서 광고는 점주가 아니라 고객이 한다. 리뷰 마케팅이 뜨는 이유다. 리뷰는 고객이 직접 구매 후 사용하면서 느낀 상품평가의 글이다. 경리단길 반전형제의 50cm 탑빙수, 일본 가정식 전문점 토끼정의 크림카레우동, 해방촌 터줏대감 자커비버거, 화통삼의 불쇼, 제주 풍원의 화산볶음밥, 일본 도쿄 양고기 샤브샤브 전문점 메리노 등 독특한 서비스 콘텐츠의 사례를 보면 대부분 고객이 모바일로 입소문 낸 사례다. 이들 콘텐츠의 공통점은 ‘비범성’과 ‘의외성’의 콘텐츠다. 

 

장사는 광고 아닌 콘텐츠 경쟁이다

음식점에서 고객의 주목을 받고 스마트폰에 내 콘텐츠가 담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맛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수 없다. 맛을 시각적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눈으로 맛있게 보이도록 해야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평범한 요리를 명품요리로 만들어 내려면 보다 숨은 전략의 ‘푸드 플레이팅’이 필요하다. 즉, 음식을 더욱 맛있게 보이도록 꾸미고 데코레이션 해야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라는 옛말처럼 음식을 어떤 모양의 용기에, 어떤 재질의 용기에, 어떤 색상의 용기에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요리의 완성도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음식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그릇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식, 양식, 일식, 중식별로 음식의 모양과 특징을 잘 살리고 싶다면 각 나라의 전통과 음식문화가 잘 배어나는 용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음식 사진들을 보면 실제 맛은 알 수 없으나, 푸드 플레이팅으로 맛있게 보여진다. 온라인상에서 보이는 음식 이미지는 물리적인 맛 그 자체가 아닌 맛있게 보이는 ‘인식의 맛’이다. 경리단길 반전형제의 50cm 탑빙수, 제주 풍원의 화산볶음밥 등에서 보는 것처럼 창의적인 발상 전환이 중요하다. 같은 음식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소비자는 다르게 느낀다. 

온라인 환경에서 맛은 요리사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 맛집’, ‘인스타그램 맛집’이 맛을 만들어낼 만큼 온라인 및 SNS의 위력은 아주 대단하다. 이처럼 메뉴를 개발할 때도 소비자의 관심과 SNS 입소문 확산력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사전 설계돼야 한다. 

서비스가 좋다고 강조하는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서비스를 눈에 보이도록 유형화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인류는 하이디라오를 막을 수 없다’는 중국 하이디라오의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고객이 대기하고 있는 동안 구두를 닦아주고, 네일아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다. 

필자의 경우도 경영철학은 ‘고객 행복’이었다. 어떻게 하면 내 식당에 방문한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행복이란 추상적 단어를 먼저 하나하나 구체화하고, 시각화해 만들어낸 서비스 콘텐츠가 ‘61가지 감성서비스’다. 

좋은 콘텐츠 없이 광고의 기술을 동원해 내 가게를 알리면 어쩌다 호기심에서 한 번은 방문하겠지만, 두 번은 방문하지 않을 것이다. 두 번 이상 방문하게 하는 것은 광고기술이 아닌 서비스 콘텐츠다. 한 번 방문한 고객도 두 번 이상 방문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에 점주의 세심한 배려와 진정성이 배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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