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헬스기구와 구독형 서비스, 맞춤형 콘텐츠로 승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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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헬스클럽 중심의 피트니스 산업이 가정(Home)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접속 기능과 스크린을 탑재하고 있는 ‘스마트 헬스’ 기구를 활용한 ‘홈 피트니스(Home Fitness)’가 피트니스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며 주목받고 있는데, 이 같은 트렌드를 2010년 이후에 설립된 홈 피트니스 스타트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의 확산과 피트니스 앱이 촉발시키는 개인 중심 ‘스마트 헬스’ 트렌드 확산 

2010년 이후 본격화된 헬스 분야의 변화는 웨어러블 기기와 피트니스 앱의 등장으로 본격화됐다. 전문 코치의 도움이나 헬스클럽의 전문 장비 없이도, 스마트폰 기반 피트니스 앱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개개인이 자신의 운동량과 성과 등을 측정할 수 있다. 관련 데이터를 확보한 뒤, 이를 활용해 체계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스마트폰과 연계돼 건강·운동 데이터를 측정 및 생성하게 해주는 피트니스 트래커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 및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된 피트니스 앱은 운동의 중심을 헬스클럽에서 개인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해외 시장조사업체들은 운동용 피트니스 트래커 기기 및 피트니스 앱의 시장 규모와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Allied Market Research (AMR)는 2018년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조깅, 러닝, 심박동 모니터링 등 피트니스 추적용 기기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16년 179억 달러에서 2023년 621억 2,800만 달러로 연평균 19.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 개인의 스마트 워치 및 스마트 밴드 수요 확대와 피트니스 센터들의 기기 채택이 시장 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017년 9월에 발표된 미국 데이터 분석 업체인 Flurry Analytics의 조사에서는 미국 모바일 앱 이용자들의 피트니스 앱 이용 빈도와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 2017년간 피트니스 앱 이용 건수가 330% 증가한 데 이어,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6%가 최소 주 2회 이상 피트니스 앱을 이용하고 있었다. 주 10회 이상 이용한다고 응답한 이용자의 비중도 2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기구+구독형 서비스+전문 콘텐츠 번들링으로 주목받는 홈 피트니스 스타트업 

피트니스 앱과 웨어러블 기기의 확산이 개인 중심의 헬스 시대를 개화시켰다면, ICT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헬스기구와 가입형 서비스는 집에서도 전문적인 운동과 건강관리가 가능한 소위 ‘홈 피트니스’ 시대를 열었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의 홈 피트니스 트렌드는 단순히 헬스기구만을 판매하기보다는 이와 접목된 가입형 서비스와 전용 콘텐츠 등을 번들링해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홈 피트니스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는 단연 미국 ‘펠로톤(Peloton)’이 손꼽힌다. 2013년 서비스를 개시한 이 회사는 가정용 헬스 바이크와 트레드밀에 온라인 콘텐츠를 접목해 집에서도 이용자들이 실시간 스트리밍이나 온 디맨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 전 세계 1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고, 40만대 이상의 사이클을 판매했으며, 최근에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펠로톤 서비스의 평균 가입유지 기간은 13개월로 오프라인 헬스클럽(5~6개월) 대비 2배 정도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크린과 ICT 기술이 접목된 운동 기구를 기반으로, 양방향 데이터의 생성과 관리, 운동의 재미를 높이는 풍부한 콘텐츠와 전문적인 강사 지도 등을 결합한 점이 인기의 비결로 분석된다. 이 같은 잠재력 때문에 지금까지 1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고, 기업 가치도 4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설립된 뉴욕 소재 ‘클래스패스(ClassPass)’는 월 일정 이용료를 내면, 전 세계 다양한 도시에 위치한 파트너 헬스 스튜디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구독형(Subscription)’ 모델을 피트니스 분야에 도입한 대표적 사례다. 동사 웹사이트에 의하면, 현재 회원의 70%는 신규 가입자이며, 가입 6개월간 평균 12개의 스튜디오를 이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 80개 도시에 1만 5천 개의 파트너 스튜디오를 확보하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 ‘클래스패스’의 장점은 다양한 영역의 헬스와 피트니스, 웰니스 활동을 특정 헬스클럽에 의존하지 않고, 온라인 예약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파트너 헬스 스튜디오 업체들은 고객을 모으고, 기존 공간을 활용하는 일종의 툴(tool)로서 ‘클래스패스’를 활용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해, ‘클래스패스’는 홈 피트니스 서비스는 아니지만, 피트니스 분야에 구독형 모델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펠로톤 외에 최근 스마트 운동기구와 구독형 서비스, 콘텐츠를 번들링하고 있는 주목받는 업체로는 ‘미러(MIRROR)’와 ‘토날(Tonal)’을 꼽을 수 있다. ‘미러’는 1,495달러에 판매되는 스크린 탑재형 전신 거울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운동 서비스와 관련 콘텐츠를 제공한다. 월 39달러의 이용료를 내면 전문 강사의 운동 지도를 받거나, 지인과의 운동, 개인 데이터 관리 서비스, 음악 콘텐츠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토날’은 스크린을 통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미러’와 유사하지만, 스크린만 존재하는 ‘미러’와 달리, 근력 운동을 위한 장비가 통합된 운동 기구를 제공한다. ‘토날’의 운동 기구는 2,995달러로 ‘미러’ 대비 고가이지만,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등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상체 운동용 장비가 탑재돼 있다. 또 월 199달러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한다. 

피트니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활발…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헬스 트렌드 변화도 주목 

‘펠로톤, 미러, 토날’ 등 최근 스마트 운동기구와 구독형 전용 서비스·콘텐츠를 통해 홈 피트니스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들은 주로 2010년 이후 등장한 스타트업들이다. 심지어 ‘펠로톤’도 설립 초기에는 투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홈 피트니스를 선도하는 업체들이 활발하게 등장하는 이면에는 홈 피트니스 트렌드 변화를 감안한 벤처캐피탈(VC) 투자 확대도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 투자전문 조사사이트인 Crunchbase에 의하면, 미국 피트니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투자 건수 및 투자 액수는 각각 2014년과 2017년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부터 투자 건수가 감소하고 있고, 2016년 투자액이 한때 감소하기는 했지만, 2014년 대비 건당 투자액 규모는 증가했다는 점에서 미국 피트니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홈 피트니스 업체에 대한 벤처캐피탈 투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피트니스 스타트업들의 주력 매출 원인인 스마트 운동기구 판매 및 구독형 서비스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Business Insider(2018.12)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0% 이상이 홈 피트니스 시스템 구매 의향이었다며, 현재 140억 달러 규모의 홈 피트니스 장비(기구) 시장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제건강스포츠협회(International Health, Racquet &Sportsclub Association, IHRSA)에 의하면, 6,090만 명의 미국인들이 헬스클럽 혹은 서비스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발생하는 매출 규모가 연간 300억 달러에 달한다. ‘펠로톤’ 같은 업체들이 티셔츠, 요가복 등을 등의 소매(retail)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홈 피트니스 업체들은 장비 판매, 서비스 구독료 외에 부가 사업 매출도 창출할 수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운동을 장기적인 개인에 대한 투자라고 인식, 다소 비싸더라도 건강 관리에 과감한 지출을 마다하지 않고, 특정 헬스클럽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웨어러블 기기와 미디어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밀레니얼 세대 중심의 새로운 운동 방식의 부상도 중장기적 홈 피트니스 시장의 성장을 가져올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향후 홈 피트니스 스타트업들은 단순히 운동이나 건강 관리를 넘어, 댁내 핵심 서비스 사업자로 변모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펠로톤’의 창업자 겸 CEO인 ‘존 폴리(John Foley)’는 향후 넷플릭스 같은 미디어 업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러(MIRROR)’의 설립자인 ‘브라이언 풋남(Brynn Putnam)’ 역시, “미러의 비전은 차세대 트레드밀 업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집안의 차세대 스크린이 되는 것(“Our goal is not to the next treadmill in your life, our goal is to be next screen in your home”)”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홈 피트니스 사업자들이 실제로 댁내에서 다양한 ICT 서비스를 제공 중인 통신·방송사나 넷플릿스 같은 미디어·콘텐츠 사업자와 직접 경쟁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홈 피트니스 사업자들의 기기-서비스-콘텐츠가 웰니스·피트니스 및 건강관리 분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홈 피트니스 시장 및 사업자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미래 헬스케어 영역의 생태계를 더욱 풍부하게 확장시킬 촉매제가 될 가능성만큼은 매우 높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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