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추진해야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투데이]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용 협업 메신저 솔루션 기업인 슬랙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직상장했습니다. ‘WORK’라는 시세 표시기 명칭으로 주당 38.5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개장가 기준으로 시가 총액은 200억 달러(약 23조 2천억 원) 수준입니다. 회사에 이미 충분한 운영자금이 있는 상황이라 신규로 주식을 발행하지 않고 바로 직상장을 한 경우입니다. 슬랙의 상장을 두고 이메일 시대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슬랙은 비즈니스 업무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기업의 디지털 역량에 따라 생존이 좌우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스타트업의 경쟁력도 디지털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필자는 칼럼을 통해 기업의 목표, 문화, 팀웍, 핵심 제품, 실무 등에 대해 다루며 전체적으로 디지털 친화적인 스타트업에 대해서 강조해 왔습니다. 이번 칼럼을 통해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과 디지털 역량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류의 발전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해 왔습니다. 기업은 세 가지 관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도입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개인화된 소비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운영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디지털 역량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것입니다. 정보통신기술과 사물인터넷의 발전으로 기업은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습니다. 인간 사회 모든 곳에 디지털 기술의 적용과 관련된 변화를 의미하는 ‘All Things Digital’이란 슬로건이 있습니다. IDC에서는 ‘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제품,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을 활용함으로써 고객 및 시장의 파괴적인 변화에 적응하거나 이를 추진하는 지속적인 프로세스’라고 정의했습니다. IBM은 ‘기업이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들을 통합해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고 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정립하는 전략’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록체인 전략연구소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디지털 문화의 토양 위에서 디지털 역량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개인화된 소비자 경험과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인프라를 구축하는 체계적인 기업 활동’이라고 정의합니다.

대기업이나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도입하려고 하는데 스타트업들은 창업 준비와 초기 단계부터 디지털 친화적인 기업 문화와 역량을 갖추면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슬랙의 디지털 DNA와 디지털 문화

슬랙은 2009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타이니스펙(Tiny Speck)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04년 사진 공유 서비스인 플리커(Flickr)를 개발하고 1년 뒤 야후에 3,500만 달러에 매각한 스튜어트 버터필드와 플리커 웹 개발 책임자였던 칼 헨더슨이 공동 설립했습니다.

2011년 슬랙은 ‘글리치’라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서비스했지만, 이용자를 모으는 데 실패하고 2012년 1년만에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글리치를 개발할 당시, 직원들이 밴쿠버,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여러 지역에 떨어져 근무하며 소통하기 위한 업무용 메신저를 개발했는데 이것이 바로 슬랙의 초기 버전입니다. 이후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후 2013년 슬랙을 공개했습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4시간 만에 이용자 8,000명을 모았습니다. 

2019년 1월 기준, 일일이용자수(DAU, Daily Active User)가 1,0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포춘 100대 기업 중 65개사가 슬랙을 쓴다고 합니다. 기본 기능은 무료로 제공하고 고급 기능은 유료로 제공합니다. 유료로 이용하는 고객이 8만 5,000개 이상입니다. 슬랙의 유료 서비스도 구독 서비스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6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를 검토했고 2017년에는 아마존이 90억 달러에 인수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슬랙의 창업자인 스튜어트 버터필드와 칼 헨더슨이 타이니스펙에서 처음 개발했던 서비스도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SNS 서비스인 플리커였습니다. 공유와 협업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엿볼 수 있습니다. 플리커를 야후에 매각한 후 야심 차게 시작한 MMORPG 게임인 글리치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내부에서 협업을 위해 개발해서 사용했던 메신저를 보강해 새로운 서비스로 출시할 수 있는 디지털 역량을 보유하고 있던 것이 오늘의 슬랙을 존재하게 만들었습니다.

 

디지털 역량이 경쟁력이다

슬랙에는 ‘협업, 공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디지털 DNA와 디지털 문화가 있었고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자체 메신저를 개발해서 활용할 정도의 디지털 역량이 있었습니다. 1인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혼자서만 일을 하지는 않습니다. 같이 일하는 팀원이 있고 내부 보고 체계와 외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획도 하고 중간 산출물과 최종 산출물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이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자료를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의견을 교환하며 일을 진행합니다.

슬랙은 이 모든 과정에 필요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개발했습니다. 많은 기업이 슬랙의 기능에 만족하며 슬랙을 업무에 도입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슬랙은 창업자들의 디지털 리더십, 회사 전체의 디지털 문화, 팀 구성원들의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자신들만의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메신저라는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슬랙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슬랙은 협업해야 하는 모든 프로젝트 환경에서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만족을 통해 충성 고객과 유료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뉴욕증권거래소에 직상장하는 성과를 달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업무와 관련한 모든 산출물은 클라우드 환경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업무와 관련된 자료를 클라우드에 저장해두면 본인은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자료에 접근해 일할 수 있습니다. 해당 자료를 다른 팀원이나 회사 외부 관계자와 공유하고자 할 경우에는 파일에 대한 접근 권한이나 공유 권한을 제공함으로써 같은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정하며 협업할 수 있습니다. 이메일로 파일을 전달할 수도 있지만, 클라우드 파일의 공유 링크만 제공해 작업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간단한 상태 확인 정도의 커뮤니케이션은 메신저로 보내고 응답받는 것이 간편합니다. 영상 통화와 노트북 화면 공유 기능 등을 활용해 원격으로 동료와 작업 중인 파일의 화면을 함께 보면서 작업 상황을 리뷰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생존 전략

스타트업의 생존 전략은 디지털 역량에 있습니다.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시장 환경은 무한 경쟁, 공급 과잉의 시대입니다. 운영 비용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구매 중심의 경제가 구독 중심의 경제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산업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융합되고 새로운 경쟁자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고객은 모바일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정보를 비교하며 구매 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매장에서 판매원과 대면하지 않고 구매를 결정하는 언택트 문화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부의 규제와 일과 사생활이 명확하게 분리돼야 하는 사업 환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로 데이터를 획득, 저장, 분석,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고객의 모든 활동은 데이터로 수집할 수 있고 획득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구매 여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잠재되고 인지하기 어려운 고객의 구매 특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구매 여정에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편하고 자연스럽게 구매를 지원하는 방법을 적용해야 합니다.

스타트업 기업도 디지털 문화와 디지털 역량을 잘 갖추는 것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대기업이나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시작할 때부터 디지털 역량을 잘 갖춘 상태로 시작하면 더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슬랙을 도입해 잘 활용하고 있다는 기사가 많지는 않습니다.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서는 슬랙에 대한 칭찬과 추천이 있지만, 중소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 슬랙을 도입해 잘 활용하고 있다는 국내 사례는 아직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슬랙 사용법에 대한 초기 적응이 필요하고 슬랙을 잘 사용하는 리더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디지털 문화와 디지털 역량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슬랙을 써야만 디지털 문화와 역량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슬랙과 같이 자체적인 디지털 문화, 디지털 역량,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적용 등이 필요한 것입니다.

모바일 환경에 잘 적응하는 디지털 DNA, 디지털 소통에 익숙한 디지털 문화, 디지털 도구와 기술을 잘 활용하는 디지털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은 변화무쌍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오히려 경쟁력을 더 많이 발휘할 수 있습니다. 리더들은 바른 디지털 리더십을 가져야 하고 팀원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디지털 역량을 갖추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디지털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가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경쟁력 있는 디지털 스타트업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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