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조직문화 강화를 위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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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2019년 대한민국은 커다란 세대의 변화를 거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청년들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세대와 5포세대를 거쳐 N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N포세대로까지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성세대들의 관점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문화와 행동 양식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한 자녀 가정의 문화 탓인지 ‘혼밥(혼자 밥 먹기’), ‘혼영(혼자 영화 감상하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등 싱글 라이프가 하나의 생활 방식이 되고 있습니다. ICT 기술의 발전으로 키오스크, 무인자판기, 무인점포까지 생겨나며 ‘언택트 기술’과 환경에 더 익숙한 세대가 대학을 거쳐 사회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출생의 한계를 규정짓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자신들의 환경을 ‘흙수저’와 ‘금수저’로 비꼬는 동시에 그 안에 갇혀버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청년 창업이나 기성 직장인들의 퇴사 후 창업이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새로운 신입 인력을 충원해 회사를 꾸려간다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기업 내부에 보이지 않는 세대 간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재 많은 제도와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자로 인식되는 피고용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내용입니다.

정부 정책이 특정 산업군이나 특정 계층에 편향된 혜택과 규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건강한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공정한 경쟁 조건과 투명한 정책 집행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경쟁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에 의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종 채용 비리가 뉴스에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이 시점에 스타트업에서 참고할 수 있는 세 가지 조직 문화 트렌드를 강조하고자 합니다.

 

탈권위의 시대

산업 혁신은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를 무시하고 파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시장경제에서 소비자들은 1위 제품에만 몰입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다른 대안과 대체재를 찾아다닙니다.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에 각인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하지만,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유지하기는 어려워지고 충성기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질서에 도전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만이 경쟁력을 가지는 시대가 됐습니다.

최근 고위 공직자 자녀들의 채용비리와 관련된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금수저’ 논란과 함께 불공정한 채용 조건과 특혜에 가까운 취업은 공정한 경쟁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큰 박탈감과 분노를 불러일으킵니다. 학연, 지연, 혈연과 여성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유리천장 등은 사라져야 할 구시대적 채용과 승진 문화 중 하나입니다. 

리더의 권위가 계급과 직급에서 나오는 시대는 끝나고 있습니다. 최근 10여 년간 대한민국은 불행하게도 고용과 피고용이 억압과 착취라는 프레임으로 갈등하는 구조로 고착화 되고 있습니다. 2004년 이후 날짜로 구글트렌드에서 ‘군사부일체’를 검색해 보면 이 단어 자체의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아 사라진 용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군사부일체’의 가치를 교육받고 실천했던 시대의 대표와 임원들이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가치관을 가진 청년들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권위를 벗어던져야 합니다.

다가올 시대의 권위는 각 개인의 전문적인 능력과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에서 나올 것입니다. 전문적인 능력 중 상당 부분은 인공지능과 로봇 시스템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타인과의 소통 능력, 세상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는 창의성이 중요한 전문능력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문제를 종합적인 판단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세상과 환경의 변화를 인지할 수 있는 통찰력이 리더의 중요한 역량으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직접 소통의 시대

정부는 기업과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기업은 내부 직원들과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SNS 시대에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디지털 공간에서 소비자들과 고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리서치 회사를 통해 많은 돈을 들여 소비자 조사, 시장 조사 등을 했지만 이제는 기업의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직접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스타트업은 직접 소통의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시장과 소비자들의 생생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SNS 채널을 운영할 때, 많은 말을 해야 하는 활동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SNS 채널은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채널입니다. 말하기보다는 경청에 더 적합한 채널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알아볼 수 있으며, 경쟁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선호와 불만의 의견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CEO가 직접 소통의 기회를 더 많이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SNS 채널에서 경청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자신의 소신이나 활동들을 자연스럽게 공유하면서 참여하면 됩니다. 직접 소통의 기회를 확대하지 않고 보고서, 회의록, 일부 편애하는 참모들의 의견만 듣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려서는 안됩니다.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직접 소통하기 위해서는 내부적 회의 문화부터 개선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커피나 음료를 들고 편하게 서서 얘기하는 스탠딩 회의도 시도할만합니다. 스탠딩 회의를 할 경우 마냥 회의시간이 늘어지는 것도 막을 수 있고 몸을 조금씩이라도 편하게 움직일 수 있어 창의적인 생각을 떠올리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둥근 원탁형 회의 테이블을 이용하거나 아주 작은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무릎이 닿을 정도로 바짝 붙어서 회의하면 더 친근감이 들기도 합니다. 소통을 위해 작은 변화부터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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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능력이 기회가 되는 시대

최근 대세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자주 언급되는 나영석 PD는 출연진을 섭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출연자의 인성이라고 말했습니다. 나 PD가 연출하는 프로그램은 함께 출연하는 사람들끼리 고생하고 좌충우돌하며 오랜 시간 촬영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성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인성과 성실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기업에서 윗사람을 보고 줄을 서거나 인맥을 동원하며 그것도 실력과 능력이라고 말하던 시대는 끝나고 있습니다. 원칙과 능력이 기회가 되는 인사 시스템과 공정한 성과 평가를 갖춰야만 건강하고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탈권위와 직접 소통의 분위기가 마련되지 않은 곳에서는 원칙과 능력만으로 인정받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조직 문화와 인사에 대한 바른 원칙이 없는 스타트업은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신뢰성, 투명성, 합의 알고리즘, 합리적인 보상, 공평한 기준의 스마트 계약 등의 요소가 있습니다. 최근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살펴보며 블록체인 적합도에 대한 검토 중, 블록체인 전환을 위한 기준과 노력을 스타트업 조직 문화에 접목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스타트업에서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인사, 조직 원칙을 공유하고 각 개인은 공정하고 공평한 평가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는 문화가 돼야 할 것입니다.

스타트업 창업 멤버들은 불필요한 권위를 벗어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산업 환경에 입사와 퇴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근속기간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업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기 위해서는 조직문화와 함께 CEO를 비롯한 임원들이 ‘꼰대’ 소리를 듣지 않도록 시대정신에 발맞춘 변화가 필요합니다. 시장환경, 사업환경, 경쟁환경, 소비자의 인식 등 모든 상황이 바뀌고 있는 시대입니다. 탈권위, 직접 소통, 원칙과 능력이 기회가 되는 스타트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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