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혁신과 자기 파괴는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제 1 덕목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투데이]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create it)"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고 조직을 개편한다. 오히려 전년도 실적이 더 좋은 기업일수록 이러한 구조조정과 조직 재편, 변화와 혁신에 더 열심이다. 왜 그럴까? 

어느 기업의 임원은 이에 대한 답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 올 한 해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자발적인 위기의식을 통해 임직원의 열의를 끌어내고 미래 먹거리를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도 과거에 화려한 명성을 가졌으나,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수많은 기업처럼 사라질 수 있다. 잘 나갈 때, 기업의 실적이 좋을 때, 생존과 끊임없는 성장을 위해 스스로 자기 혁신, 자기 파괴를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쉐린의 자기파괴 역발상, 펑크 안 나는 타이어 개발

지난 6월, 글로벌 타이어업체 미쉐린이 “2020년부터 공기를 주입하지 않는(에어리스·airless) 타이어 ‘업티스(Uptis)’를 선보인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미쉐린 타이어가 새롭게 공개한 ‘업티스’ 타이어는 사이드월(타이어 측면)이 골판지처럼 생겼으며, 신소재를 이용해 기존 타이어보다 튼튼하다. 또 공기를 주입하지 않아 펑크도 나지 않는다. 미쉐린은 “타이어 교체나 예비 타이어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글로벌 타이어 업체 미쉐린이 펑크가 나도 교체할 필요 없는 타이어를 만든 이유는 뭘까. 에어리스 타이어가 일반화되면 타이어 수명이 획기적으로 길어지고 판매량도 줄어든다. 혁신적인 신제품이 기존 시장을 파괴하는 역설이 발생하는 셈이다. 미쉐린은 다음과 같이 간단명료하게 한 줄로 답한다. 파괴를 통한 혁신. 미쉐린은 항상 시장을 파괴해 왔다. 향후에도 기존 시장을 잃는 것에 개의치 않고 혁신하는 전략을 펴나간다는 계획이다.

미쉐린은 과거에도 혁신적인 전략으로 시장을 지배했던 경험이 있다. 1946년 미쉐린이 세계 최초로 ‘래디얼 타이어(회전방향 직각으로 보강재를 넣은 타이어)’를 출시했을 때에도 ‘교체 주기가 길어져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란 비판이 있었다. 현재 래디얼 타이어는 승용 타이어 시장의 95%를 차지한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지배하면 구(舊)시장이 사라지더라도 시장점유율을 늘려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면 세계적인 기업도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우리는 흔히 이노베이터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를 말하곤 한다. 경영 상태가 좋은 회사들이 신기술이나 신규 비즈니스 모델에 맞닥뜨리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맹렬히 고수하면서 발 빠른 변화를 하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이 저서 <혁신 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에서 사용한 개념으로, 그는 이 책에서 큰 기업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장래성 있는 새 시장을 포용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형 복사기 시장을 지키려다 데스크톱 복사기 시장을 놓친 제록스, 메인프레임 컴퓨터 분야에 치중하느라 미니컴퓨터 시장에서 후발 주자가 된 IBM 등이 이노베이터의 딜레마에 빠진 대표적인 기업으로 거론된다.

코닥은 아날로그 카메라 필름의 절대 지존이었다. 코닥은 1976년 미국 카메라 필름 시장의 90%, 카메라 시장의 85%를 차지했으며, ‘Kodak moment(사진으로 길이 간직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순간)’라는 말이 사전에 오를 정도로 번영을 누렸다. 그러나 이것이 독약으로 작용했다. 사람들은 코닥이 디지털카메라 때문에 몰락했다고 하지만 실상 1975년 디지털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낸 기업은 바로 코닥이다. 그러나 코닥은 디지털카메라가 자신들의 주력 사업인 필름 사업에 해가 될까봐 방치하다시피 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코닥은 2012년 1월 파산 신청을 하고 각종 특허를 5억 2,500만 달러에 매각하는 등 사망 일보 직전까지 내몰렸다.

소니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소니는 일본이 만들어 낸 세계 초일류의 기업이었다. 그러나 그 기업은 이제 더이상 세계 시장에서 최고가 아니다. 제품 간 시너지와 융합에 실패해 지금은 회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 소니는 무려 2,000개가 넘는 우수한 제품군을 거느렸지만 스스로의 자기 혁신과 변신에는 미약했다. 세계 초일류의 제품군이 있었지만 이들 제품군 하나하나를 신경 쓰다 보니 오히려 융합, 통합, 복합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하지 못했다.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자기혁신, 자기 파괴를 실천에 옮기는 세 가지 ‘꿀팁’

오늘 이 시간에도 수많은 기업에서 자기 혁신과 자기 파괴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자기 혁신과 자기 파괴는 구호나 슬로건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기존의 것을 파괴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것은 기득권을 버려야 하는 과정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기업 현장에서 내가 운영하는 사업에서 스스로 자기 혁신 및 자기 파괴를 리드하는 주체가 돼 보자. 아래의 세 가지 자기 혁신 방안은 필자가 경험한 많은 회사에서 실제로 사용한 자기 혁신 방안이다. 

첫째, 의도적으로 스스로 안전지대에서 나오고자(Coming Out Of the Comfort Zone)하는 인식의 전환과 실천이 중요하다. ‘스스로 안전지대에서 나오기’는 말은 쉬워 보이나, 이를 인식하고 실전하기는 어렵다. 과거의 성공은 달고, 안전지대에서 나오는 것은 쓰다. 이때 우리 자신에게 외쳐본다. “성공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미래의 성공은 현재의 성공이 거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둘째, 스스로 창조적 파괴를 해보는 것이다. 현재의 성공방식과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인적, 물적, 그리고 업무 진행에 있어 현재와 다른 그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가장 강한 것이 가장 약한 것’이라는 인식하에 자타가 인정하는 우리의 강점을 근본적으로 파괴하고 바꿔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융합, 통합, 복합의 정신이 살아있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창조적 파괴를 과감하게 실천해 보자.

셋째, 필요한 경우, 판을 과감하게 바꾸는 연습을 해야 한다. 개선과 점진적 성장이 한 자리 수 성장을 담보한다면, 판을 바꾸면 100%, 200%의 성장도 가능하다. 후발주자가 선두주자를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게임의 판을 바꾸는 것이다. 

 

과거의 성공은 미래의 독 

군대에서는 최고지휘관이 있는 지역의 경계가 오히려 취약하다는 얘기도 있다. 최고지휘관이 있는 지역까지 적들이 오겠느냐는 생각이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높은 지위에 있는 지휘관들을 위한 경계가 느슨해지면서 전투에서 큰 낭패를 보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즉 ‘가장 강한 곳이 가장 약한 곳’이 될 수 있다는 우리 생각은 기업 현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우리는 주력기업, 상품, 서비스가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만이요, 착각이요, 기대 사항일 뿐이다. 주력 상품이나 서비스의 몰락은 기업 그 자체의 사라짐을 의미한다. 현재의 성공은 과거의 업적일 뿐 미래의 성공이나 생존을 담보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 스스로 생존을 위해 주력상품이나 서비스의 창조적 혁신과 파괴에 앞장서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저작권자 © 스타트업투데이(STARTUP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