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장관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ComeUp'에서 개막식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이혁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김순철 대중소농어업협력재단 이사장, 쑤빗 메씬시 고등교육과학혁신연구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배동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사장).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ComeUp'에서 개막식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이혁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김순철 대중소농어업협력재단 이사장, 쑤빗 메씬시 고등교육과학혁신연구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배동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사장).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여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가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되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에 “역내 활력있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한·아세안 경제장관회의에 보고하는 중소벤처기업부·아세안 중소기업 조정위원회 정책대화를 구성하기로 하였다”는 내용 등 스타트업・중소기업 분야 협력에 관한 내용이 상당히 많이 포함되었다. 

아울러 이번 회의의 부대행사로 ‘한·아세안 스타트업 서밋(ASEAN-ROK Startup Summit)’, ‘혁신성장 콘퍼런스’ 및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었으며, 국내외 스타트업 간 교류의 장인 ‘K-StartUp Week’ 행사도 열려 스타트업 협력에 관한 관심이 제고되었다. 이것은 신남방 정책 일환으로 개최된 이 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신남방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 방문 계기에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여 “아세안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이며,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신남방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이때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사람(People) 공동체’, 안보협력을 통해 아시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Peace) 공동체’, 호혜적 경제협력을 통해 함께 잘사는 ‘상생번영(Prosperity)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면서, 신남방 정책의 3P 전략 비전을 제시하였다. 

사람(People) 공동체 전략은 인적·문화 교류를 통한 신뢰형성을 기초로 상생발전을 해 나가자는 것으로서, 정부・경제계・지자체・문화계・학생 등 다층적인 인적 교류를 바탕으로 한류 열풍이나 한국 내 아세안 음식 전파 등 소프트 파워를 통한 교류 심화를 기대하고 있다. 평화(Peace) 공동체 전략을 내세우는 것은 아세안 10개국 모두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이끌어 내는 데 아세안의 외교역량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생 협력(Prosperity) 공동체 전략은 한・아세안 간에 윈윈을 추구하는 것으로서, 아세안 국가들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한국의 자본과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신남방 정책을 핵심 대외정책으로 채택한 것은 한반도 주변 4강, 특히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 중심 외교 전략에서 벗어나 외교지평을 확대시킬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와 국제정치에서 아세안과 인도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지만 때마침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에 직면하여 우리 국민, 기업, 정부가 아세안과 인도에 대해 합치된 관심을 보이고 기업들이 아세안 시장과 인도 시장을 중국의 대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신남방정책을 제시하였다. 

아세안 인구는 6억 4,000만 명을 넘어서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고 인구의 50% 이상이 30세 이하로 노동인구 연령이 낮다. 연 2조 4,000억 달러에 이르는 교역액은 유럽연합(EU)·중·미에 이어 4위이고 빠르게 신장되고 있다. 

아세안의 2조 8,000억 달러에 달하는 국내총생산(GDP)은 미·EU·중·일에 이어 5위에 해당된다. 최근 몇 년 동안 매년 5%대로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소비지출 확대 및 투자 증가를 바탕으로 성장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나아가 아세안 경제공동체(AEC : ASEAN Economic Community) 출범을 계기로 아시아의 FTA 허브로서 국제 통상무대에서 아세안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자본・노동・기술의 역내 이동이 한결 손쉬워져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세안에는 최근 매년 1,000억 불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아세안은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크게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소비 시장으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어 중국, 인도 시장과 함께 21세기 세계경제를 견인할 중심축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아세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자본력과 외교력을 갖춘 중국, 일본과의 경쟁에서 차별적인 우위를 선점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먼저, 동남아의 특정 국가라는 나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아세안이라는 숲을 모두 고려하는 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아세안 공동체가 심화됨에 따라 아세안 역내 국가 간 관세장벽이 없어지고 국가와 국가, 지역과 지역을 잇는 도로, 철도, 항만 등의 인프라가 확대되고 개선되면서 단일 시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단일 시장으로의 아세안의 변화와 평균 5% 수준의 견고한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아세안의 소비시장이 성장하면서 상품시장은 물론 서비스 분야에서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의 영역이 빠르게 융·복합되면서 새로운 분야가 개척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관광의 콘셉트에 의료, 환경, 역사 등의 콘텐츠를 결합한 의료관광, 에코투어, 문화투어 등의 형태로 서비스산업이 진화하고 있다. 

둘째, 중국을 대체하는 투자 거점을 확보하고 동남아 생산네트워크의 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 일본기업들은 2010년부터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하여 ‘China+1’ 전략을 추진하면서 투자처를 동남아, 인도지역으로 이전해 왔다. 일본기업들의 동남아 투자는 크게 늘어 이제 자동차, 기계, 석유화학, 철강 등 많은 영역에 걸쳐 아세안 제조업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기업들도 전자업체를 중심으로 생산 공장을 베트남으로 속속 이전하고 있다. 한국식 ‘Vietnam+1’ 전략을 통해 업종에 따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미얀마 등 다른 국가로 확산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아세안 국가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진출 전략, 즉 국가별 산업발전 단계에 맞는 사업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제조(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기술이전 및 클러스터 조성(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융·복합 허브 참여(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다. 노동력이 풍부한 미얀마는 베트남을 보완하는 새로운 생산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막대한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셋째,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한・아세안 간 교역 규모를 2,0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천명한 바 있다. 교역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교역대상 1위 국가인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줄이면서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여야 하며, 우리의 무기는 바로 한류다. 한류를 바탕으로 고양된 국가 이미지는 놓쳐서는 안 될 지렛대로서, 한류의 힘은 주변 국가인 중국이나 일본의 전략과 비교할 때 강력한 강점이다. 

동남아인들은 한류의 가장 열렬하고 충성스러운 팬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류는 식품, 의류, 생활용품 등 K-소비재 수출 확대와, 외식, 뷰티, 스킨케어, 교육 등 K-프랜차이즈 진출에 긍적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K-팝 등 문화콘텐츠를 활용하여 아세안 각국에서 종합 박람회를 개최함으로써 비즈니스 한류 붐을 확산시키고, 독자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중소기업은 한류 스타 연계 수출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기회는 제대로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만이 살릴 수 있다. 포스트 차이나에 관한 논의가 확대되고 시장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는 신남방 정책 열차를 타고 아세안을 향해 달려 가보자. 혼자 가면 외롭고 힘들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대사관・총영사관, 코트라, 관광공사, 농수산물유통공사(KMI) 등 공공 기관도 활용하면서 크게 열리고 있는 아세안 장터를 힘차게 개척해 보자.

이강국 전)중국 주시안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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