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이코노미 설계와 암호화폐 지갑 솔루션부터 다시 점검하라

배운철 블록체인전략연구소 소장
배운철 블록체인전략연구소 소장

비트코인의 적정 시장 가격을 얼마가 될까요? 비트코인의 합리적 가격선 또는 적정한 시장 가치에 대한 몇 가지 의견들이 있습니다. ‘현재 가격보다 더 상승할 것이다’,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도대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세 가지 의견이 비슷하게 나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 가격 예상과 관련한 인터넷 뉴스 기사들을 살펴보면 재미있게도 앞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의 기사들이 더 많습니다. 정량적으로 조사해 보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2020년 5월 반감기를 지나면 급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구글에서 ‘비트코인 가격 전망’으로 검색 후 검색 기간을 최근 한 달로 설정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어떻게 조정되는가?

암호화폐에 관심 있는 분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암호화폐의 시장 동향과 전망에 대한 의견을 분명하게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매번 느낍니다. 필자의 이해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겠지만 필자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사전 이해가 더 적은 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오컴의 면도날 이론에 따르면 가장 적은 수의 가정으로 현상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 요인과 전망에 대해서 가장 간단한 설명이 쉽지 않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격은 재화의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라 결정된다는 전통적인 가격에 대한 설명은 이 표현으로 충분합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을 수요와 공급 곡선으로만 설명하기 쉽지 않으며 반감기에 따라 공급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단순 전망하기에는 뭔가 개운치 않습니다.

현재까지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암호화폐 시장은 디지털 자산을 통한 새로운 부의 축적을 설계하는 보이지 않는 설계자(큰 손)들에 의해 조작되고 통제되는 것은 아닌지 늘 의심합니다. 

주식 시장과 달리 암호화폐 거래소의 현재 규모는 큰 손들이 자신들의 자본으로 자전거래 방식을 통해 거래량을 늘릴 경우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마땅한 통제 장치가 없어 보이고 심지어 거래소가 자전 거래에 개입하여 거래량 부풀리기를 한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비트코인은 지불 결제 수단이 될 수 있는가?

비트코인이 지불 결제 수단이 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앞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더 커지고 비트코인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높아지고 비트코인을 소액이라도 보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비트코인은 지불 결제 수단이 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은 앞으로 꽤 오랜 시간 비트코인은 지불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 비트코인의 특성으로 볼 때 투자의 수단이나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작동할 것입니다.

지불 결제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신용카드 수준과 비슷한 정도의 처리 속도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비트코인의 현재 합의 알고리즘인 작업증명(PoW) 방식은 컴퓨팅 파워가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지불 결제 수단이 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오프라인이나 온라인 상황도 비트코인을 지불 결제 수단으로 받기 위한 기술적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쉽게 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리브라가 마스터 카드와 BC 카드와 제휴하여 카드사 결제망과 인프라를 이용하겠다는 것은 아주 영리한 전략입니다.

비트코인 소유자들은 비트코인이 구매한 가격보다 오르기를 기다립니다. 비트코인을 잘게 쪼개어 실생활에서 쉽게 지불하는데 사용하겠다는 생각과 기대를 가진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기술이나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비트코인 소유자들은 이미 심리적으로 비트코인을 투자의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투자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져야 현재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큰 손들이 비트코인을 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겠지요.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도 비트코인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거나 높은 가격대를 유지해야 이익이 날 것입니다. 비트코인 세상의 보이지 않는 설계자들은 비트코인이 편리한 지불 수단이 되는 것에는 큰 관심이 없지 않을까요?

출처: 빗썸 홈페이지 갈무리.
출처: 빗썸 홈페이지 갈무리.

암호화폐는 어떻게 설계되어야 하는가?

우리는 지불 수단으로써 사용할 수 있는 통화 성격의 암호화폐와 투자 수단과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디지털 가상 자산을 구별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에 이 두 가지 관점이 섞여 있으면서 혼란이 생기고 있습니다. 두 가지 관점과 주장은 모두 옳습니다. 상호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고 동시에 존재합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발행하는 암호화폐들이 자신들의 코인 성격을 분명하게 정의하지 않고 두 가지를 교묘하게 섞어서 배포한다는 것입니다.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발행할 경우는 사기에 해당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가지 성격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어 잘 모르고 발행할 수도 있습니다. 지불 결제 수단의 성격으로 발행할 경우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발행하면 됩니다. 가치 저장 수단으로 발행할 경우는 증권형 코인으로 발행하면 됩니다. 그 외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설계한다면 철저하게 유틸리티 코인으로 발행하면 됩니다.

스팀잇은 이미 이러한 코인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스스로 3가지 종류의 코인을 발행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 성격의 스팀 달러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스팀과 유틸리티 성격의 스팀 파워를 절묘하게 설계했습니다. 토큰 이코노미 설계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스팀잇의 토큰 이코노미를 잘 살펴볼 것을 추천합니다.

블록체인 투자연구소 송인규 교수는 “B캐피털리스트 교육 과정에 참여한 분들의 요구사항도 토큰 이코노미 설계와 암호화폐 지갑 솔루션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 앞으로 개설되는 교육 과정에 해당 주제에 대한 보강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내 교육 과정 중 B캐피털리스트 과정은 블록체인 프로젝트 기술, 투자 전략, 관련 법과 규제 등 투자금융과 관련한 주제들을 폭넓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 주목할만한 전문 교육 과정입니다.

 

이용자들은 암호화폐 지갑이 필요하다

통화와 지불 결제 수단으로서의 암호화폐는 반드시 강력한 보안 기능과 손쉬운 암호화폐 지갑 기능을 동시에 제공해야 합니다. 이것이 암호화폐 활성화의 새로운 딜레마가 될 것인지 해결 가능한 여정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지불 결제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블록체인 신규 프로젝트는 우선적으로 암호화폐 지갑 솔루션을 확보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이 자신의 암호화폐 지갑에 투자한 금액에 해당하는 암호화폐 토큰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같은 프로젝트에 투자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라도 쉽게 암호화폐 지갑으로 토큰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면 거래소 상장 전까지라도 자체 생태계에서 토큰의 거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몇몇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이용자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 지갑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 좀 더 깊이 살펴보고 있는 중입니다. 2020년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더욱 협업을 통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접근을 암호화폐 지갑 솔루션에서부터 재검토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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