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주영준 교수

자신의 연구분야를 설명하는 주영준 교수 (사진: 스타트업투데이)
자신의 연구분야를 설명하는 주영준 교수 (사진: 스타트업투데이)

[스타트업투데이-바이오타임즈 공동취재] 지난해 11월 5일에는 국립암센터(원장 이은숙) 주최로 ‘2019 암 빅데이터 활용 아이디어 경진대회’(이하 ‘경진대회’)가 개최됐다. 대국민 공모를 통해 모집된 총 43개팀 중 서면심사를 통과한 10개팀이 발표한 자리였다. 이들 중 영예의 대상은 SKKU Datalab팀(지도교수 주영준)이 차지했다. 4차산업혁명의 총아라 불리는 빅데이터 기술이 암을 정복하는 데에는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 창업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주영준 교수를 만나 물어봤다.  

이번 경진대회에서 대상 받은 소감은? 
무엇보다 함께 수고한 SKKU Datalab팀의 김동훈, 감명수, 정우진 연구원들과 영광을 함께 하고자 한다. 연구자의 입장에서 학계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부분이, 산업계에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되어 기쁘다. 2018년 9월 미국에서 귀국하여 성균관대학교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가르치며 연구를 하고 있는데, 이 분야는 응용 학문으로서 현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해당 연구가 현업에서 어떻게 응용되고, 그 효과는 어떠할지에 대해 항상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러한 노력이 수상으로 연결되어 매우 즐거운 경험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경진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아이디어가 "국립암센터 데이터를 활용한 암-의약품 지식 그래프 구축" 인데
현재 의료분야 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 딥러닝 등과 같은 빅데이터 기술이 많이 발전됐다. 기술은 데이터가 잘 수집되고 통합이 된다는 전제하에 연구되고 있는데, 현실이 그렇지 않은 점은 한계를 낳게 한다. 한곳에 모아야 하는데 공유 및 보안 문제 등으로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 매 학기 데이터 사이언스 과목을 가르치면서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데이터, 기술, 인간이라는 3요소다. 데이터와 기술을 융합하여 궁극적으로는 인간 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이 학문의 목표라는 것이다. 

이번 경진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이러한 평소의 관점이 반영됐다. 국립암센터의 분산된 데이터와 의약품 데이터를 통합하여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지식그래프는 최근 데이터가 방대해짐에 따라 분산된 데이터를 통합하는 주요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립암센터의 암종별 데이터와 의약품, 유전자, 질병, 부작용 등 의약품에 관련된 데이터를 통합하고, 그래프 데이터 모델을 활용하여 지식그래프를 구축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구축이 된 지식그래프는 팩트 기반의 지식그래프로 그래프 임베딩, 네트워크 사이언스, 머신러닝 등 기술과 접목하여 맞춤형 의료 등 부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연구성과가 자살사망자 예방, 도서관 빅데이터 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 이른다. 향후 빅데이터 기술이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구글, 아마존 등 거대 민간기업에서 많이 연구를 하고 있는 부분인 자율주행차, 버추얼 어시스턴트, IoT, 음성/안면인식 등 분야가 아닐까 한다. 이들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방대한 데이터, 훌륭한 인재와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기업에서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부분이 향후 빅데이터 기술이 잘 활용될 분야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견해를 덧붙이자면, 현재도 의료 분야에서 빅데이터 기술을 많이 활용하고 있고, 전자건강기록 시스템을 병원 간에 통합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아서는, 앞으로 의료 분야가 빅데이터 기술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 기대한다.

관심분야가 데이터사이언스, 나아가 헬쓰데이터사이언스인데,  최근 각광받는 바이오인포매틱스나 바이오신약 개발과 연관성은
의약품 지식그래프를 연구하고 있는데 이것은 신약재창출 분야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신약재창출은 기존에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의약품이 다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분야다. 예를 들면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메트포르민은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폐암에도 효과가 있다고 발표된 연구들이 많다. 

의약품 지식그래프를 이용하여 기존 실험실 기반의 신약개발이 아닌 데이터와 자연어처리, 머신러닝 등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에 기반한 신약 재창출 방법론도 연구하고 있다. 

창업에 대한 생각은? 혹시 대상받은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할 것인가? 
앞서 언급한대로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학문은 현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교수자의 입장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생들에게 기술과 도메인을 반드시 같이 생각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기술을 어떤 현업에, 어떻게 응용할 것이냐가 중요하다. 

창업은 이런 맥락에서 연구 아이디어를 논문에서 벗어나 실제로 현업에서 활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하나의 창구라고 생각한다. 또 연구 아이디어를 현업에 적용해보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한계점을 찾고 해결하는 과정이 더 좋은 연구로 이어지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된다. 연구와 창업이 선순환구조로 연결될 수만 있다면 사회적으로도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 코넬대학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시에 경험한 바로는, 미국은 자체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등 학내 창업이 상대적으로 손쉽고 매우 활발했다. 당시 동료 중에 산후우울증 예측 프로그램을 아이템 삼아 학교의 적극적인 보육으로 창업한 사례도 접했었다. 국내 사정은 이와 온도차가 조금 있음을 느낀다.

업에 대한 긍정적 사고와 간접경험을 갖고는 있지만, 조금 시간을 두고 추진하게 될 것 같다. 2018년 9월에 귀국한지라, 학문적으로 자리를 좀더 잡은 후에 창업에 나서고 싶다.  

창업을 하게 된다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창업은 기술력, 자본력, 인적 네트워크, 시장상황 등 많은 요소가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서로 믿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함께 창업에 도전할 팀을 구성하는게 제일 중요하고도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각자의 역할, 목표의식 등 많은 부분에서 마음이 맞는 동반자를 찾는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스타트업투데이-바이오타임즈 공동취재] 심선식 전문기자 macsim18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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