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2-28 09:58 (금)
[이강국의 생생칼럼] 중국에서 사업 제대로 하려면 자유무역시험구 알아야 
[이강국의 생생칼럼] 중국에서 사업 제대로 하려면 자유무역시험구 알아야 
광대한 중국시장 개척해 나가야
  • 이강국 전) 주시안 총영사
  • 승인 2020.02.03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자유무역시험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자유무역시험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8월 말 산둥, 장쑤, 허베이, 광시, 윈난, 헤이룽장 지역이 추가돼 중국의 자유무역시험구는 18개가 돼다. 

2013년 9월 말, 최초로 상하이 푸동에 설치된 후 2014년 광둥, 톈진, 푸젠 지역이 추가됐고, 2016년에는 랴오닝, 저장, 허난, 후베이, 충칭, 쓰촨, 산시 등 7개 지역으로 확대됐으며, 2018년 하이난에도 설립되고 6개가 추가됨으로써 ‘1+3+7+1+6 자유무역시험구’ 구도가 형성됐다. 

초기부터 각 지방이 자유무역시험구에 선정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이제 낙후된 지역을 제외하고 웬만한 지역은 다 포함됨으로써 중국 전역이 자유무역시험구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8년 말, 개혁개방 정책 실시 천명, 1992년 등소평의 남순 강화를 통한 개혁개방 가속화 독려, 그리고 2001년 WTO 가입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급속히 발전했으나 중국도 성장률 둔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정책이 바로 자유무역시험구(Pilot Free Trade Zone)다. 여건이 갖춰진 지역에서 먼저 실시해 보고 성공하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 시행한다는 의미에서 ‘실험’의 성격을 지닌 ’시험구‘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신경제 정책의 백화점

자유무역시험구는 정부 직능 전환, 투자 개혁·개방, 무역 원활화, 서비스 개방·혁신 등 광범위한 영역의 개혁을 포괄하고 있어 신경제 정책의 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다. 

외상 투자에 있어서 네거티브 리스트(Negative List) 제도가 도입되고 기업 설립제도가 심사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되고 있는 등 기업 관리제도에 일대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네거티브 리스트는 원칙적으로 모든 부문을 자유화하되 예외적으로 제한・금지하는 내용을 열거하는 것을 말한다. 

참고로 네거티브 리스트 반대의 개념인 포지티브 리스트(Positive List)는 기본적으로 모든 부문을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명시・열거하는 목록이다. 네거티브 리스트가 포지티브 리스트보다 더 개방적인 정책이다.

‘선진입, 후통관(先入區, 後報關, 입고 후 해관 신고)’ 방식이 실시되면서 통관 수속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이 대폭 단축됐고, 통관 수속 개혁이 급속히 진행됐다. 

이는 세관 일체화 작업으로 발전해 전국적으로 5개 구역으로 세관 통합제도가 실시되다가 2017년 7월부터 전국 세관 통합제도가 전면적으로 실시됐다. 

‘국 1관(전 중국 하나의 세관)’이 구축됨으로써 세관신고 구역제한이 없어져 기업들은 세관업무를 희망 지역 세관에 신고할 수 있게 됐다. 

 

지역별 맞춤형 정책 실시

각 지역에 설립된 자유무역시험구는 같은 제도 아래 있지만 각기 지역 특성에 맞는 역할과 사명을 부여받고 있다.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 및 보하이만 일대와 연계된 톈진 자유무역시험구는 금융업과 항공, 자동차, 전자 등 제조업을 육성하고, 무역 및 물류 발전과 전자상거래 영역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타이완과 연계된 푸젠 자유무역시험구는 항운물류, 보세물류, 아웃소싱 서비스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 및 마카오와 연계된 광둥 자유무역시험구는 궁극적으로는 홍콩 및 마카오와의 경제 일체화, 서비스 무역 일체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작년 8월 설치된 자유무역시험구는 일대일로 경제 회랑이 주변국으로 연결되는 통로에 위치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주변국과의 경제협력과 일대일로 정책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국가 간 철도 연결, 복합 운송시스템 도입, 물류센터 구축 등을 강조하고 있다. 

 

산둥 자유무역시험구

우리나라에 가장 가깝고 경제적 연관성이 큰 것은 지난, 칭다오, 옌타이 등지를 묶은 산둥 자유무역시험구다. 

자유무역시험구로 지정된 후 얼마 되지 않은 지난해 12월, 류자이(劉家義) 당서기 일행이 방한해 투자상담회를 겸해 산둥 자유무역시험구에 대해 소개했다. 산업체인 협력 시스템 구축, 공동 시장 개척 등을 추진할 수 있으며, 세관의 상호 협력을 통해 양국 기업의 원산지 인증 제도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때 류 당서기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면담하고, ‘한-산둥 경제·통상 협력 심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측은 산둥 자유무역시범구를 활용한 투자와 서비스 부문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자유무역시험구 설립 속도를 가속화하는 것은 자유무역 실천 의지를 보여주고,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에 추가적으로 포함된 린강(臨港) 산업구에 테슬라가 전기 자동차 공장을 설립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에 투자하라고 압박했지만 테슬라는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크게 반기고 있으며, 테슬라에 감세 등 선물을 안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린강 산업구가 자유무역시험구 지역에 포함됨에 따라 테슬라가 향후 5년간 적용받는 법인세율은 기존의 25%에서 15%로 낮아진다.
광대한 중국시장을 개척하자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출범 당시 필자는 상하이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많은 우리나라 기업체들이 상하이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는데, 자유무역시험구에 별반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고, 심지어 별것 아닐 것이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별 것이 아니라면 왜 시진핑정부가 그렇게 역점을 두고 시행하고 왜 대부분의 지방정부들이 자유무역시험구에 선정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겠는가? 

자유무역시험구는 단순한 자유무역구가 아니라 중국의 혁신・개방의 새로운 트렌드다. 과거에 중국이 추진한 개혁개방 정책이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발전 전략이었고 경제특구가 대표 관문이었다면, 시진핑 체제가 구사하고 있는 개혁개방 전략은 과감한 혁신정책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고 자유무역시험구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지리·문화·역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넓은 영토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지닌 중국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을 잘 활용하면 도약의 기회를 가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속박의 굴레를 다시 쓸 수 있는 위기의 순간에 직면할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커지고 있다. 한국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늦기 전에 중국의 신정책이 망라돼 있는 자유무역시험구를 제대로 알고 광대한 중국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이강국 전) 주시안 총영사
이강국 전) 주시안 총영사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