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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동력은 결국 청년
4차 산업혁명 시대 동력은 결국 청년
정치가 청년에게 더 많이 투자해야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솔루션홀딩스 공동창업자)
  •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솔루션홀딩스 공동창업자)
  • 승인 2020.02.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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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회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속도도 속도지만 변화의 폭도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방대해졌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시대를 4차 산업혁명 시대라 말한다. 넘쳐나는 정보와 데이터, 신산업 및 신기술 간 융복합에 의한 대대적인 산업재편은 사회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속도에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국회다. 시대적, 사회적 변화의 흐름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야 하는 법과 제도는 그 속도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변화가 필연적으로 파생하는 다양한 이해관계들에 대해 심도 깊은 고민과 논의를 수반해야 하는 국회의 특성상 불가피한 일이기도 하지만 안타까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낡은 규제의 혁신을 위해 문재인 정부는 규제 및 제도 혁신 해커톤을 도입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대립된 사안들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의견의 조율을 거쳐 공동의 대안을 만들어가는 해커톤은 신뢰에 기반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소통의 방식이다. 

이러한 해커톤의 결과물로 국회는 얼마 전 「개인정보보호법」을 비롯한 이른바 ‘데이터3법’을 통과시켰다. 수많은 논의와 진통 끝에 통과된 법안이지만 여전히 많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국회가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 늦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타다’가 촉발시킨 새로운 교통수단 도입을 위한 논의와 시도 역시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켜 국민의 편의를 증진시키려는 신산업의 등장이 전통산업을 위협하는 형국이 되면서 새로운 사회적 갈등이 생산됐지만, 이러한 갈등의 해결을 위해 누구도 자신있게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반면, 이에 대한 소통은 부족하고, 법적, 제도적 기반 역시 낡고 경직돼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어렵고 치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청년들이 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청년창업, 청년문제 해결의 대안인가 

꿈과 희망을 논해야 하는, 그래서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 돼야 하는 청년들을 우리는 사회적 약자라 칭하고 있다. 매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청년실업률과 관련된 소식들을 접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금수저’, ‘흙수저’를 말하고 ‘헬조선’을 논하고 있는 청년세대들은 지난 10여년 간 88만원 세대를 넘어 77만원 세대로 전락해 버렸다. 이러한 현실에도 많은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이 직면한 현실을 외면한 채 ‘노오오력’만하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를 조금만 더 깊게 들여다보면 청년에게 ‘노오오력’만 강요해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과거에 비해 급격히 변화한 현실은 취업, 주거, 교육, 육아 등 삶과 직결된 모든 부분에서 청년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정 부분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던 과거에는 개인의 노력으로 많은 부분이 대체될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대에는 개인의 노력으로 모든 것이 충당될 수 없다. 사회시스템이 청년에게 힘이 돼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그러한 시스템마저 대부분 기성세대들이 장악하고 있어 결국 청년들은 그들만의 경쟁에 내몰린다. 학자금 대출도, 취업도, 주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국가가 나서서 도전하고 창업하라고 권하고 있다. 마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청년이 도전하고 창업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처럼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적인 청년창업을 위한 전제 조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청년창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고용 안정과 실업률 해소에 기여하는 등 청년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돼야 하는 조건들이 있다. 좋은 창업, 준비된 창업이 날개를 펼 수 있는 창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확충되는 것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우리 청년들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무원 등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했고, 경쟁률도 높았다. 청년들이 이런 직장을 선호했던 것은 높은 보수와 안정적인 처우 등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청년창업이 청년문제 해결에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는 창업을 하더라도 이런 부분이 먼저 가능해져야 한다. 창업하는 것이 좋은 일자리에 취업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대한민국에서 창업을 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활성화돼 있으며, 초기 창업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몇 가지 서류만 구비하면 크게 어렵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창업이 쉬운 반면 이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하다. 우리의 창업정책이 양적성장에 치우친 탓이다. 

정책 수단 역시 융자 중심의 손쉬운 금융지원에 집중돼 있다. 결국 창업자 간 경쟁만 심화돼 폐업의 수순으로 이어지기 쉬운 구조다. 융자 중심의 지원은 고스란히 부채로 남아 재도전을 가로막는다. 경쟁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의 경쟁은 더 가혹하고, 패자에 대한 배려도 부족하다. 

하지만 과거 정부들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민이 없었다. 오히려 취업이 되지 않는 청년들을 부추겨 창업으로 내몰았고, 이를 실업률 해소 등 고용지표 포장에 활용했다. 빚을 내서 창업하기를 권장했고, 1인 창업기업을 장려했으며, 이것도 모자라 청년에게 중동으로 가라고 했다. 

다행히 현 정부는 과거 어느 때보다 창업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혁신성장을 국정과제 전면에 내세우며 벤처·창업 중심의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벤처·창업 정책을 총괄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제정된 지 20년이 지난 「벤처특별법」을 「중소기업창업지원법」과 연계해 일원화, 체계화하는 내용의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은 정부와 국회의 노력에 힘입어 결국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현실을 우리의 법과 제도가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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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창업날개법’의 현 주소

좋은 창업을 활성화하고 실패해도 재도전 할 수 있는 사회안정망을 구축하기 위한 이른바 ‘창업날개법’은 20대 국회의원으로서의 핵심공약이었다. 지난 4년간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대표발의한 주요 법안은 아직도 대부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주회사가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을 자회사로 둘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지만, 이에 대한 이견이 난무하다. 대기업이 벤처기업에 대한 선도적인 투자와 M&A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대기업과 벤처기업 간의 상생, 나아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법안이지만 낡은 금산분리의 논리에 묶여 있어 통과가 요원하다. 이미 구글, 인텔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은 벤처캐피탈을 활용해 벤처 및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우리의 법과 제도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세계적 추세를 역행하고 있다. 

벤처기업을 기술성이나 사업성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금융기관의 보증이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평가한다면 부실벤처가 난립할 수 있어 양질의 벤처생태계가 구축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벤처특별법」 개정안도 역시 대표발의 했지만, 지난한 논의만 반복되고 있다. 부실한 기업에 우리 청년들을 보내 놓고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미국의 실리콘밸리 등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SAFE), 오픈형 전환사채(Convertible Note) 등의 투자방식 역시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 다행이 얼마 전 국회의 문턱을 넘은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안에 대표발의한 조건부지분인수계약 방식의 투자기법이 반영됐다.

‘창업날개법’ 1호 법안은 창업 및 재도전의 발목을 잡아온 대표적인 제도라 할 수 있는 연대보증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안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 제도는 폐지됐지만, 여전히 은행 등에서 연대보증을 요구할 경우 이를 금지할 수 없어 법제화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성실채무자의 재기지원을 위해 필요한 경우 구상채무를 감경하는 내용의 법안들이나 더 좋은 직장으로의 이직이나 창업 등을 위해 자발적으로 퇴직한 경우에도 실업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20대 국회에서의 처리가 불투명하다. 이러한 ‘창업날개법’의 조속한 통과를 희망한다.

 

국회가 시대의 변화와 청년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청년들이 살고 있지만, 우리의 법과 제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물론, 청년들의 삶 역시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결국 정치고 국회다. 국회가 좀 더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회가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0대 국회에서도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법안들이 많이 처리됐다.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기본법안」이 결국 국회의 문턱을 넘은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젊은 목소리가 더욱 커질수록 이를 대변해야 하는 국회의 움직임은 기민해질 것이다.

혁신은 작은 변화에서 시작되고, 그 변화의 물결은 결국 청년들이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모여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조류에 대한민국이 안정적으로 편승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적인 혁신성장을 위해서라도 정치가 청년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솔루션홀딩스 공동창업자)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경영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청년미래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제20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웹젠 이사회 의장, ㈜NHN 게임스 대표이사를 지냈고, 벤처기업 ㈜솔루션홀딩스를 공동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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