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치 기록한 한국 신설법인, 그러나 창업대국 길은 여전히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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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창업이 활성화된 대표적인 국가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인 중국에게 창업은 국시(國是)이자 성장 목표이며 생존의 수단이다. 현 중국 지도부는 “국가 번영은 국민의 창조력 발휘에 달려있고, 경제 활력 또한 취업과 창업, 소비의 다양성에 만들어진다”며 창업 자체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2014년 당시 총리인 리커창이 발표한 “대중창업 만인창신(大众创业,万众创新)”의 슬로건 아래, 중국의 중앙정부, 지방정부, 학계, 기업, 민간 모두가 창업 활성화 문제에 매달리고 있다. 실제로 매년 800만 명이 넘는 대졸자가 배출되는 중국에서 창업 말고는 고용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중국에는 한 해 몇 개의 신규법인이 생성될까? 2019년 신생법인 수 통계가 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중국의 통계청이라 할 수 있는 국가통계국(国家统计局)의 2019년 발간된 통계연감에 따르더라도 2017년의 자료만 공표돼 있다. 

다만, 국가통계국의 선임연구원(总统计师) 정위핑(曾玉平)이 지난 1월 22일에 발표한 보도 중에 2018년 중국법인 개수 통계가 있다. 

중국 2019년 발표 통계연람의 '산업별 법인 총합'
중국 2019년 발표 통계연람의 <산업별 법인 총합> 갈무리.

대중창업, 2017년 중국에서 하루에 신설되는 법인은 1만 4백여 개

우선 최신 통계연감에 기록된 법인설립 동향을 보면 창업대국을 꿈꾸는 중국답게 한 해 신설되는 법인 수는 대단하다. 2017년도 중국법인의 총합은 2,200만 9천 개로 2016년과 비교해 약 380만 개가 증가했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면 1만 4백 개의 신규법인이 생성되는 것이다. 한국의 17년 기준(98,330개) 비교하면 38.7배이며 10일만 지나도 중국은 한국이 한 해 동안 설립한 법인 수를 초과한다. 

다만, 2018년 들어 중국의 신규법인 성장세는 잠시 주춤했다. 2018년 정위핑이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2018년 말 법인의 총 수는 2,455만여 개로 2017년보다 255만여 개 증가했다. 2017년에는 하루에 생성되는 신규법인이 1만 개를 넘었지만, 2018년에는 줄어 약 7천 개의 신규법인이 생성됐다. 한국의 18년 기준(102,042개)과 비교하면 약 25배이며 15일만 지나면 중국은 1년 치 한국의 신생법인 수를 초과한다. 

 

양국간 정보통신기술(ICT)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 분야의 신설법인 수 각 27배, 13배 차이나

미래의 먹거리산업이자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양대 주자인 정보통신 및 과학기술서비스 분야의 성장은 어떨까. 

중국 국가통계청의 2019년 12월 18일 발표 통계에 의하면 2018년 중국의 중소기업 중 정보기술(이하 IT), 프로그램 및 정보통신업에 있는 기업은 91만 개에 해당하고, 2017년에 비해 법인 수가 20만 개 증가했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도 114만 1천 개로, 2017년에 비해 10만 개 증가하며 두 산업 모두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의 2017년 정보통신 신규법인(7,239개)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신규법인(7,484개)에 비하면 각각 27배, 13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창업대국인 중국이 매년 수천 개의 신설법인을 만들어내는데, 이웃국가로 역시 벤처창업 활성화를 꿈꾸는 한국의 경우는 어떠할까?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10일에 발표한 신설법인 동향에 따르면 2019년 신설된 법인은 약 10만 9천 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보다 6.7%(6,832개) 증가한 수치로 매일 300개의 법인이 생성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많이 신설된 업종은 도소매업(23,125개), 제조업(19,547개), 부동산업(14,473개), 건설업(10,619개) 순이었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인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은 컨설팅 업종을 중심으로 신규법인 설립이 8,938개를 기록했고, ICT 산업의 성장으로 정보통신업 신규법인도 8,710개를 기록했다. 

 

중국 내 한해 설립 외국계 법인만 60,533개

혹자는 중국의 현재 인구 수는 약 14억 명으로 한국의 약 5,100만 명에 비해 28배나 많기에 숫자보다는 비율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10만 9천 개는 절대 적은 수가 아니다. 다만, 도시인구로 한정한다면 중국은 8억 4천만 명이고, 한국은 약 4천만 명이기 때문에 양자의 차이는 21배까지 떨어진다. 지금 한국의 성과가 충분하다고 안심할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외국인이 설립한 법인 수는 사상 초유의 60,533개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설립한 외국계 기업 수만 해도 한국 전체 신설법인의 절반이 넘는다. 

벤처스타트업 신설법인이 창출하는 고용창출 및 법인세수 증가, 지역경제 발전 효과는 상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작년도 창업 성과는 분명 반갑다. 
그러나 이 정도 성과로 한국도 창업대국이라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 모두 하루 300개의 신규법인 설립에 자축하기보다 이웃국가는 7,000개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며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선명법무법인 박정윤 변호사
박정윤 전문기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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