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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산업 패러다임 바꿀 ‘디지털 치료제’
헬스케어 산업 패러다임 바꿀 ‘디지털 치료제’
의료에 IT 기술을 더하다
  • 나지영 전문기자
  • 승인 2020.03.2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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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020년 1월 7일~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소비자 전자제품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주최사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CTA)는 ‘2020년을 대표할 5가지 기술 트렌드(5 Technology Trends to Watch 2020)’를 공개했는데, 그중 하나로 디지털 치료(Digital therapeutics)를 선정했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치료제에 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는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 발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의 가치 제고와 이와 관련, 미국이 시행한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 알아보고,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 뛰어든 국내 스타트업의 현주소와 개선돼야 할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디자인: 스타트업투데이

기존 치료제의 보완적 대체재로 주목받는 디지털 치료제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고 정보통신기술(이하 ICT)이 발전하면서 헬스케어 패러다임은 치료에서 예방으로, 병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발맞춰 주목받기 시작한 디지털 치료제는 전통적인 의약품이나 치료제와는 물리적 형태가 다르지만, 직접적으로 질병을 관리, 치료하고 건강도 증진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및 이를 실행하는 디지털 기기를 의미한다.

디지털 치료제는 정보기술(IT)과 의료의 결합을 통해 융합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또한, 디지털 치료제는 단순히 ICT 기술을 의료에 접목시켜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방식만이 아닌 의학적인 장애나 질병을 직접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로 발전하고 있어 헬스케어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기에 충분하다.   

디지털 치료제는 기존의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체계화된 임상시험(clinical test)과 업계 전문가 검토를 마친 논문(peer-re-viewed journal)을 통해 치료 효과를 입증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이하 FDA)과 같은 의료 규제기관의 허가를 통해 임상적 효과를 다시 한번 검증받는다는 점에서 단순히 보완적인 용도로 활용하는 헬스케어 소프트웨어와는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 2016년부터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디지털 치료제 산업의 발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FDA는 혁신적인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방침을 마련했다. 치매,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 치료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디지털 치료제의 규제를 완화해 준 셈이다. 또한 FDA는 디지털 치료제의 심사 기간을 3년으로 단축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피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의 리셋(reSET)은 디지털 치료제 중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다. 피어 테라퓨틱스는 FDA 승인 후 기업가치 약 5억 461만 달러를 달성했다. 

 

국내 스타트업 뉴냅스, 시각장애 치료 위한 뉴냅 비전 개발

현재 주목받고 있는 해외 기업의 디지털 치료제로는 알코올 중독 완화 및 치료 목적으로 개발한 리셋(reSET), 미국에서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주의력결핍장애(ADHD) 치료 목적의 이보(EVO)와 오츠카 제약의 조현병·조울증 치료제인 아빌리파이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뉴냅스가 개발한 가상현실(VR) 기반 뇌 손상 시야 장애 치료 프로그램 뉴냅 비전(Nunap Vision)이 지난 2019년 7월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뉴냅 비전은 뇌졸중 치료 후 시야 장애를 앓는 환자들이 헤드 마운트를 착용하고 가상현실에서 시야 적응 훈련을 하도록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다.  

뉴냅 비전을 개발한 뉴냅스는 서울아산병원 울산의대 신경과 교수 및 R&D사업단장인 강동화 대표가 2017년 11월 설립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 스타트업이다. 이번 임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으면서 컴퍼니케이파트너스, KTB네트워크, 케이투인베스트먼트로부터 5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를 발판으로 현재 개발 중인 ‘뇌 손상 후 시야 장애 디지털치료제’ 임상에 힘을 싣고, 후속 파이프라인 발굴에도 박차를 계획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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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맞아 국내 스타트업에 새로운 기회 될 수도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22년에는 약 87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의 배경에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 ▲디지털 치료제의 우수한 비용 대비 효과성 ▲헬스케어 통합 및 환자 중심 치료에 대한 요구 증대 등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거나 심사 중인 디지털 치료제는 없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38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유니콘이 있으나, 국내에는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해당 산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는 데이터 3법과 의료기기 산업법과 관련된 산업계의 주요 목표로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치료제 활성화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 ▲디지털 헬스의 대국민 인식 제고 등을 제시했다. 또한, 의료 데이터 활용 확대와 관련한 명확한 지침이 마련돼야 하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옵트아웃(opt-out) 방식의 동의절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 막 개화하는 초기 단계의 시장에는 정부의 규제 혁신을 통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성장을 주도하는 건 민간 기업이지만 스타트업이 안고 있는 불안을 해소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보증해주는 건 정부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부 국가는 이미 규제 완화를 통해 한발 앞서 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직접적인 개입이 아니라 시장이 원활히 조성되도록 조율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제약 산업에서 뒤처지고 있는 국내 업체들에게 디지털 치료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글로벌 영향력을 키울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스타트업들에게도 상당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스타트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합리적인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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