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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선홍의 스타트업팁] 스타트업에게는 훌륭한 선생님이 필요하다
[채선홍의 스타트업팁] 스타트업에게는 훌륭한 선생님이 필요하다
좋은 멘토의 조건
  • 채선홍 (주)클린그린 대표
  • 승인 2020.03.1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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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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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5월도 아니고, 학교를 졸업한 지가 언제인데 뜬금없이 선생님이냐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생님을 만나곤 해. 학교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친구 관계에서도 늘 스승과 같은 인연이 가까이에 있어. 다만,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굳이 알려고 하지 않을 뿐이지.

스타트업을 하면서 만나는 멘토, 투자자, 선배 사업가, 심지어 경쟁업체까지도 넓은 의미로는 선생님이 될 수 있어. 나에게도 사업을 하면서 자주 만나고 있는 선생님이 계셔. 우리는 각자가 책임지고 키워가는 사업장이 있다 보니 기껏해야 2주에 한 번 토요일 밤이나 일요일 저녁에야 만나지. 

우리는 만나면 마치 장거리 연애를 하는 사이처럼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까지 그간 밀린 이야기의 꽃을 피우지. 만남의 말미에는 사업에 대한 충고와 함께 숙제를 주곤 해. 만약 이전에 내준 숙제 또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준비하지 못한 상태로 만날 때면 숙제검사를 받는 학생처럼 등과 얼굴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히지. 

이게 부담스럽고, 스트레스가 되지 않냐고? 맞아. 그럼에도 정말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야. 늘 정곡을 찌르는 촌철살인의 조언으로 독려해 주고, 시야 밖에 숨어있던 인사이트를 전해주지. 때로는 헤어지는 자리에서 그의 뒷모습을 보면 거인을 마주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어. 눈치챘겠지만 나의 멘토를 존경해. 진정한 선생님, 은사님이야.

이번 칼럼은 지금 바로 곁에서 우리의 방향성과 사업에 대한 조언을 아낌없이 쏟아줄 현실적인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이고, 나의 선생님을 통해 나름의 정의를 내린 좋은 멘토의 조건이야.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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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을 변화시켜 주는 사람

지난 7년간 정부 주도의 창업이 활성화되면서 홍보 문구만 번지르르한 멘토 사업자들이 늘고 있어. 무슨 무슨 자문위원, 전문 컨설턴트라는 명함을 들고 너도나도 멘토라고 하지. 더러는 창업을 해 본 적도 없고, 더군다나 업계와 동떨어진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선생인 척 뛰어든 사람도 있어.

그렇기 때문에 좋은 멘토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하겠지? 그 첫 단계는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어. 멘토가 귀에 달콤한 말로 잠시 너를 안심시키고, 칭찬과 응원의 말 일색이라면 약간은 경계할 필요가 있어. 

사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고 조언을 구할 때는 어떠한 문제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도움을 받고자 하는 니즈를 가지고 있잖아. 단지, 자존감을 높이고, 심리적 안정감을 얻으려고 시간을 할애하는 게 아니야. 

멘토는 우리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함께 고민해 주는 사람이어야 해. 당연히 아픈 곳을 찌르는 쓴소리가 수반되지. 문제만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경험·네트워크·의견을 기반으로 우리의 행동과 결정에 영향을 미칠 조언이 있어야 하지. 이유도 불분명한 긍정적 피드백이나 무작정 ‘까고’ 보는 비난 일색이라면 그 멘토는 일단 거르고 볼 일이야. 

기억해야 할 것은 멘토를 만나기 이전과 만난 후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가 중요한 척도야. 몇 번 만났다고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한두 번의 만남을 통해 계획과 방향, 실행 계획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멘토인지는 확인할 수 있어.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사람

“내가 예전에~”, “과거에 나는~” 요즘 이런 말을 하면 ‘꼰대’라고 불리지? 현재를 살아가는데 과거를 돌아볼 필요는 있지만 그것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건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아. 과거에 업적과 경험이 있었더라도 우리의 고객은 오늘을 살아가고 있어. 과거와 현재가 달라진 것을 모른다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없지. 

만나 본 멘토 중에는 2000년대 초반 사업계획서 양식과 견본을 들고 찾아와 사업계획서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사람이 있었어. 심지어 견본 서류에 나와 있는 업체는 우리 업계와 하등 관련도 없을 뿐 아니라 과도할 정도의 페이지로 구성돼 있음에도 무슨 사업을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되더라고. 그러면서 “이 사업계획서를 자신이 작성했다”는 자랑 섞인 그의 말에 속으로 ‘잘못된 만남’이라는 노래 제목이 떠올랐어.

멘토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꿰뚫는 인사이트를 지닌 사람이어야 해. 레퍼런스의 연속성이라고나 할까? 과거에 대단했더라도 현재의 우리에게 적용될 수 있는 포인트 레슨이 가능해야 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행동으로 예상되는 변화된 미래를 상상하게 만들어야 하잖아. 과거는 이를 위한 근거일 뿐, 전체가 될 수 없어. 

비슷한 나이에 창업했던 나의 멘토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뒤, 지금은 안정적이고 규모 있는 회사의 대표로 현역을 빛내고 있어. 회사경영, 영업과 인사를 관리하는 스타일까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엿보고 배울 점들이 뚜렷하지. 또한, 먼저 경험했던 사례들과 함께 현재 사업체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고, 어떤 방법으로 행동하고 있는지를 체감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 깊이 더 신뢰할 수 있어.

 

더 나아가, 부족함을 채워 주기 위해 공유하는 사람

도움이 되는 조언과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보여준다면 우리에게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어. 더 욕심을 부리자면, 멘토가 자신의 네트워크를 연결해 주면 금상첨화야.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비즈니스의 문제점 파악 및 해결 방안에 대한 코멘트와 고객과 시장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포지셔닝을 보다 객관적으로 봐주는 것이 1차적인 멘토의 역량이라면, 더 뛰어난 멘토는 우리 사업과 시너지 또는 협력을 이끌어 줄 수 있는 네트워크 연결을 해 주거든.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다른 기업이 될 수도 있어. 우리에게 결핍된 무언가를 채워 주는 데 있어 현실적으로 피부에 체감될 수 있는 도움이 바로 이런 거야. 하지만 이것을 강요하거나 무조건적으로 바라지는 말길 바라. 

멘토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인맥이나 인연을 소개해 준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결정이 아니거든. 때문에 멘티 입장에서 부탁할 수는 있어도 설령 멘토가 네트워크 확장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원망할 것까진 없어. 이건 멘토의 선택과도 같아. 

우리가 알고 있는 네크워크를 넘어 그 이상의 다른 세계를 만나기 위해서는 우리를 초대해 줄 사람이 필요해. 서로 상대적이다 보니 ‘멘티에게 꼭 필요한 멘토’를 만난다 하더라도 ‘멘토가 소개해 줄 수 있는 멘티’가 꼭 성립되진 않아. 멘토에게도 니즈라는 게 있어. 그래서 우리도 멘토의 니즈에 부합하는 멘티가 돼야 해. 그래야 멘토의 네트워크에 초대될 수 있는 자격이 되는 거지. 

멘티인 우리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시각에 대한 이야기로 끝맺음할게. 멘토라면 일단 질색팔색하며 사사건건 참견한다고 싫어하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있어. 시어머니 잔소리에 빗대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이번 칼럼을 쓰면서, 멘토가 필요 없다고 무용론을 침 튀기며 말하던 대표가 불현듯 떠올랐어. 오지랖이겠지만 그가 진짜배기 멘토를 만난 적이 없거나 그만큼 멘토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처음부터 선을 그어놓고 섣불리 판단하고, 선입견을 갖는다는 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야.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우리는 밖을 향해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를 봐 달라고 읍소하는데 정작 우리도 편견과 경직된 사고로 타인을 바라본다면 얼마나 웃긴 상황일까? 

지금 나도 존경하는 멘토를 만나기까지 멘토와 멘티 관계에서 실망한 만남도 많았고, 멘토링의 필요성에 대한 의미를 찾기 힘들 때도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대표자에게는 멘토가 꼭 필요하다고 확신해. 

때로는 멘토로 만나 직접 투자하거나 경영진으로 참가하는 경우도 있어. 한 발짝 멀찍이서 우리를 지켜보며 틈틈이 관심을 넘어 우려를 전해주기도 해. 때로는 우리의 고객이 되기도 하지. 

사업을 하면서 가져야 하는 유연성이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말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의견과 시각을 통해 선입견 없이 고민할 줄 아는 능력을 갖는 것을 뜻하는 거야. 처음에는 다양한 시각과 다른 의견들을 자유롭게 표출하던 내부 경영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외부의 의견에 귀를 닫게 되는 경향이 있어. 편향적인 의사결정이 자주 발생하지. 그럴 때 중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을 되짚어봐야 해.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진단해 줄 조언자가 필요해.

시작은 끼리끼리 할 수 있어도, 내부에서만 성장할 수는 없어. 우리에겐 본받고 배울 수 있는 선생님이 있어야 해. 존경하는 선생님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완벽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미흡하고, 철없다는 증명이 될 거야. 그리고 훗날 우리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성장해 있으면 좋겠어.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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