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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의 산업칼럼] 우버와 타다, 공유차량 언제까지 막을 것인가?
[정만기의 산업칼럼] 우버와 타다, 공유차량 언제까지 막을 것인가?
미국 등에서의 자가용 공유차량 활성화 배경
자가용 공유차량 금지의 적절성
정책 당국의 창의성과 혁신성을 기대할 때
  •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 승인 2020.04.0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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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면허제도 유지 자체가 시장경제 내에서의 정부기능에 비춰볼 때 정당한 것인가라는 점에 대해 재검토할 시점이 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택시면허제도 유지 자체가 시장경제 내에서의 정부기능에 비춰볼 때 정당한 것인가라는 점에 대해 재검토할 시점이 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정만기의 산업칼럼]

올해 필자는 미국 새크라멘토에 방문한 적이 있다. 면담장소가 오지에 있어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부터 목적지까지의 이동이 문제였다. 다행인 것은 공항에 우리와 달리 택시와 버스승강장 외에도 우버, 리프트 등 공유차량 승강장이 있었다.

2시간 내에 면담장소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택시나 공유차량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데 택시 요금은 300여달러, 공유차량은 150여 달러여서 리프트 차량을 호출하니 불과 2분 만에 차량이 도착했다. 운전기사는 정확히 시간에 맞춰 면담장소까지 잘 운전해 줬다. 면담이 끝나고 나니 한밤중이 돼 교통편이 걱정됐다. 다시 리프트를 호출하니 3분 만에 차량이 나타나 잘 이용할 수 있었다.

미국에선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언제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만족스러웠다. 운전자의 인적사항을 미리 알아두고 차량 동선이 공유되는 점도 만족스러웠는데, 이는 안전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준다.

 


미국 등에서의 자가용 공유차량 활성화 배경


필자가 미국에서 리프트 승용차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에서는 차량 점검, 보험가입 등을 전제로 자가용 공유차량이 허용되고 있어서다. 이러한 자가용 영업행위 허용은 미국뿐만 아니라 여러 유럽 국가에서도 허용되고 있는데, 예약식 사적고용차량(Private Hire Vehicles) 제도가 택시면허제도와 함께 오래전부터 허용돼 왔다.

택시는 일반적으로 면허등록, 면허 총량, 요금 등 다양한 규제가 적용되고 있었던 반면, 운전자와 차량을 일시 고용하는 사적고용차량은 규제가 별로 없었는데, 요금은 자율적으로 결정됐고 진입규제도 엄격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택시와 사적고용차량은 직접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어, 일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는 사적고용차량의 영업서비스 유형이 장거리, 장시간 등으로 제한되거나 차량 치수, 특성 등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하기도 한다. 운행이 종료되면 차고지로 돌아갈 의무가 있는 경우도 있으며, 별도 면허발급, 건강검진과 범죄기록 조회, 약 10시간의 교육과정 이수가 필요할 수도 있다.

사적고용차량제도에 의한 자가용 승용차의 활용 덕택에 뉴욕, 런던의 경우 2015년 기준 택시보다 사적 고용차량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강송희, 도시여객운송 시장의 현황과 과제, SPRI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19.5.3.p.13 참고) 또한, 인구 천 명당 택시 대수의 경우 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낮게 나타나고 있다. 2014년 한국은 천 명당 택시 수가 7대인 반면, 영국은 2012년 2.9대, 프랑스는 2012년 1.9대, 미국은 2014년 1.6대다. (제1차 택시운송사업발전기본계획(2015), 강송희, 전게논문, p. 7에서 재인용)

최근 발전을 거듭하는 자가용 공유차량 서비스는 사적고용 차량의 계약이나 운행방식을 온라인으로 고도화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택시면허제도와 사적고용차량제도가 공존하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자가용 공유차량이 대중화되는 이유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맞춤형으로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공유차량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수요에 따른 가격설정과 데이터에 의한 최적 경로 탐색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차량과 이용객을 매칭한다. 먼저, 요금은 수요와 공급량을 토대로 결정돼 지역별로 일정 주기로 애플리케이션에 다르게 표시되는데,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높게 설정돼 공급차량을 증가시키고 수요가 적은 지역에서는 낮게 설정돼 이용객을 증가시킨다.

둘째, 최적경로는 과거 승하차 정보, 도로망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시간, 거리를 계산해주는 모델로 탐색해 제공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승차 거래량 극대화, 택시 대비 저렴한 요금제공, 거리와 시간 최적화를 구현하고, 고객들은 맞춤형으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서비스는 이용객과 차량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 축적으로 더욱 최적화된다는 것이다. 2018 년 현재 우버는 83개국 858개 도시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택시보다 1.7배 높은 월평균 승차 7천5백만 건을 달성했다. 우버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이뤄내면서 음식배달 서비스, 자율주행차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공유차량서비스를 불법화한 후, 최근 국회는 타다 서비스마저 금지시켰다. 대신 정부는 차량 서비스 관련 플랫폼 사업을 허용한다고 했으나, 택시 면허제도와 총량제틀 내에서 허용한다고 한다. 수많은 자가용 공유차량으로 빅데이터를 생성해내는 우버와 동일한 플랫폼 사업 허용은 아니다. 현행 택시제도 확장에 불과한 것이다. 택시는 수나 데이터 측면에서 제한적이어서 이런 사업 허용으론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택시면허제도 강화와 자가용 공유차량 영업 금지는 시장경제체제의 정부기능을 고려할 때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자가용 공유차량 금지의 적절성


시장경제체제에서 정부의 시장개입은 공공재, 외부 효과, 자연 독점, 정보 비대칭 등 시장실패 분야에서 정당화될 수 있다. 우선, 공공재는 비경합성과 비배재성이라는 특성으로 시장에서 공급되기 어려우므로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다. 사법, 국방 등이 전형적 예다.

외부효과는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해결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환경오염의 경우 시장에서 해결되기 어려워 규제정책에 의한 정부개입이 불가피하다. 자연독점의 경우에도 공기업 형태로 정부개입이 나타난다.

우리가 관심 있는 영역은 정보 비대칭이 나타나는 영역이다. 거래당사자 간 정보 비대칭이 심한 경우엔 시장기능 작동이 어렵다. 세세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거래 일방은 그렇지 않은 거래 상대방에 대해 기회주의적 행동을 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시장거래에서 막대한 거래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경우 인증제도에 의한 정부개입이 정당화된다.

예를 들어 환자와 의사의 관계의 경우, 정부개입이 없다면 의사는 의료행위와 진료비 설정에 대한 거의 완전정보를 갖고 있는 반면, 환자는 그 어떤 정보도 획득하기 쉽지 않다. 이 경우 무면허 의사는 환자의 무지를 이용해 진료를 대충할 수도 있고, 무리한 진료비를 요구할 수도 있다.

정부가 국가자격제도를 도입하는 경우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의사면허를 허용하고 환자에 대해 서비스 의무를 부과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환자와 의사 간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의사의 기회주의적 행동은 예방되며, 시장기능은 작동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분야에 대한 정부개입은 불가피하고 바람직하다.

택시운행의 경우 정보통신기술(이하 ICT)이 오늘날처럼 발달하지 않고, 택시 수 자체가 부족했던 1960년대에는 택시 운전자와 승객 간에는 정보 비대칭이 높았다고 판단된다. 도로상황, 운전거리, 정당한 요금 여부 등에 대한 승객들의 정보는 제한돼 있었고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도 별로 없었다. 승객들은 운전자들에 비해 교통에 관한 한 약자의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정부가 택시면허제도를 통해 자격 있는 운전자가 영업하도록 하면서 요금, 승차거부 금지 등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운전자의 승객에 대한 기회주의적 행동 방지차원에서 바람직하고 불가피했던 것이다. 택시면허제도가 도입된 것은 교통수단 확보나 운전 관련 정보 측면에서 취약한 승객들의 입장을 보완하면서 시장메커니즘이 작동토록 한다는 측면에서 정당했던 것이다.

이제 ICT가 발전하고 수많은 자가용 차량이 넘쳐나면서 이러한 시장 환경은 변화했다. ICT에 의한 운전상황과 교통상황에 대한 정보 비대칭성 완화로 운전자가 승객에 대해 기회주의적 행동을 하기 어렵게 됐다. 내비게이션과 지리 정보 등의 발전으로 교통에 관한 운전자와 승객 간 정보 비대칭성은 사라졌고, 고객들은 아무리 오지에 있어도 이웃의 많은 자가용 차량 덕분에 제도만 허용된다면 이동수단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고객과 운전자 간 안전에 관한 정보 비대칭도 사라졌다. 과거엔 운전자가 승객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행동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택시면허 제공에는 범죄경력자 등은 제외됐었는데, 이제는 실시간 온라인 정보로 운전자가 승객에게 위협을 가하는 행동이 감시되므로 안전성도 확보된다. 이제 자가용 차량으로 정당하게 운전면허를 취득한 사람이 영업행위를 한다고 해도 요금이나 최적 거리와 시간 확보, 그리고 안전성 측면에서 고객들은 이동의 자유를 만끽하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정부 개입의 근거였던 잠재적 운전자들과 승객들 간 정보 비대칭은 사라졌고, 잠재적 운전자가 누구든 승객에게 기회주의적 행동을 하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다시 말해 정부 개입의 근거가 됐던 거래당사자 간 정보 비대칭과 기회주의적 행동 가능성은 사라진 것이다. 이제 택시면허제도 유지 자체가 시장경제 내에서의 정부기능에 비춰볼 때 정당한 것인가라는 점에 대해 재검토할 시점이 된 것이다.

무인자동차 혹은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를 대비하는 측면에서 택시면허제도를 폐지해 나가면서 자가용 공유차량제도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무인자동차 혹은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를 대비하는 측면에서 택시면허제도를 폐지해 나가면서 자가용 공유차량제도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해결책 찾아야


현재 우리 택시면허제도하에선 승객은 불편하고 택시운전자들 수입은 충분치 않다. 택시운전자 측면에선 2018년 자가용 ‘나 홀로’ 차량이 82.5%나 되면서 택시 이용 승객이 줄어들고 있고, 택시의 총 여객 수송 분담율은 2016년 기준, 약3%에 불과하다.

운행되는 택시는 2018년 12월 25만여 대로 택시 공차율은 40%에 육박하는데, 업무시간 중 40%는 승객을 태우지 못하고 운행되는 것이다. 2018년 서울개인택시 운전자 월수입은 약 284만 원, 법인택시는 약 203만 원에 불과하다. 이 수입엔 연료비와 통행료 등 운영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강송희가 전게논문에서 인용한 국민일보 기사와 한겨례기사를 재인용한 것)

승객의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안전성이다. 택시업계에청년 신규인력의 진입이 줄어들면서 택시운전자들의 고령화로 안전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다. 게다가 사업구역별 택시 대수 규제, 요금규제, 진입규제 등 다양한 규제로 택시 이용상 불편도 크다.

예를 들어 시민들의 생활은 광역화됐는데, 사업구역 규제로 인해 일정 시에 속한 택시는 타 시에선 영업을 못해서 승객들은 택시 잡기도 어렵고, 운 좋게 잡아도 승차거부를 경험한다. 충분한 지불의사를 갖고 있어도 출퇴근 시간, 심야시간 혹은 다양한 도시 간 이동이 필요한 경우 가용 택시는 부족하다.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은 택시면허 관련 구체적 시행 제도들이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점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살핀 대로 ICT의 발전으로 운전자와 승객 간 정보 대칭성과 기회주의적 행동 가능성이 완화되는 환경 변화를 고려한다면 앞으로 과제는 택시운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정부개입도 어떻게 줄여갈 것인가가 될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택시면허제도를 유지하면서도 자가용 공유차량제도를 일정한 조건하에 허용하는 것을 점진적으로 추진해가는 방법이 가능할 것이고, 아예 무인자동차나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를 대비하는 측면에서라도 점진적으로 택시면허제도를 폐지해가면서 자가용 공유차량제도를 활성화해가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당분간은 택시면허 소지자의 자연적 시장 퇴출만큼 신청을 받아 자가용 공유차량을 허용해주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장기적으론 택시면허 소지자들이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완전히 퇴출되는 단계에선 자가용 공유차량제도를 일정한 자격 조건하에 전면 허용한다면 현 택시 운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보장하면서도 택시면허제도를 자가용 공유차량제도나 무인자동차 공유차량제도로 전환해갈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 추진방법에 대해선 정책 당국의 창의성과 혁신성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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