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 서정선 회장.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한국바이오협회 서정선 회장.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국내 바이오 업계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한국바이오협회 서정선 회장은 2009년 한국바이오협회 초대회장으로 취임한 뒤, 2013~2014년 두 해를 제외하고 10여 년간 협회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오고 있다.

서 회장은 협회의 안정적인 운영과 더불어 수장으로 있는 마크로젠에서도 1천억 원이 넘는 매출 흑자를 기록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마크로젠 사무실에서 만난 서 회장은 향후 2~3년에 국내 바이오 산업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바이오 벤처에 K바이오의 미래가 있다


서 회장은 한국바이오협회뿐만 아니라,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 기업인 마크로젠의 회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마크로젠은 2019년 1,223억 원의 매출을 내며, 전년 1,128억 원 대비 8%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1천 억 원이 넘는 흑자 매출은 2~3년간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마크로젠이 끝없는 성장 가도를 달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서 회장은 마크로젠이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를 무대로 힘차게 뻗어 나아간 데에 성공의 이유가 있다고 짚었다.

“마크로젠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출발했습니다. 일본, 미국, 유럽, 아시아 법인 등을 두고 있고, 올해 미국법인은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입니다. 160개국 1만 8천 명의 고객, 246개의 특허, 수십만 명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마크로젠은 10년간 지속적인 흑자를 내고 있으며, 2020년에는 매출 1,600억 원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서 회장은 마크로젠과 같은 바이오 벤처기업들의 약진이 향후 K바이오 산업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봤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 수준의 뿌리가 튼튼하진 않지만, 의료 부문 인프라가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고, 이를 벤처기업들이 빠르게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바이오헬스가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로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과거처럼 미국, 일본의 뒤를 무조건 쫓아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는 퍼스트 무버로서 스키장의 슬로프 위에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K바이오의 위상과 가치가 대단히 커졌고, 제약•바이오 분야 벤처기업들의 성장 역시 뒤따르고 있습니다.”

2019 바이오플러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한국바이오협회 서정선 회장. (출처 마크로젠)
2019 바이오플러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한국바이오협회 서정선 회장. (출처: 마크로젠)

K바이오의 도약 위해 필요한 것은


서 회장은 특히 벤처기업의 존재 가치라고 할 수 있는 '도전과 실패'를 통해 K바이오가 더 탄탄하게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가올 미래의 환경 변화가 굉장히 큰 가운데, 덩치 큰 회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움직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바이오 벤처기업들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벤처는 시도하고, 도전하는 데 존재의 가치가 있습니다. 망하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나서 다시 도전하면 됩니다. 두세 번의 실패가 자연스럽게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성공한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K바이오를 이끌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서 회장은 K바이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지원 없이는 우리나라가 바이오 산업의 후발주자로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대부분의 나라들이 의료 문제를 핸들링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정보의학으로 의료비를 10분의 1로 수준으로 낮춰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입니다.

의료 분야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란 디지털헬스와 바이오헬스를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의료 수준이 굉장히 높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도 양질의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자격 조건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바이오헬스 분야에 막대한 지원을 해야 하고, 향후 2~3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K바이오의 운명이 달라질 것입니다.”

[스타트업투데이=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
 


한국바이오협회 서정선 회장은···

서울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바이오벤처협회 부회장, 한국유전체학회 부회장,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부회장,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 회장,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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