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의 가슴엔 따뜻한 피가 흐르고 훈훈한 맥박이 뛴다

 

행복바이러스가로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행복바이러스가로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온 나라를 공포의 도가니로 만든 최악의 바이러스, 코로나19


요즘 매일같이 오전 10시가 되면 뉴스특보에 보도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발표에 온 신경이 곤두서곤 한다. 중국, 일본, 한국. 동아시아 3국이 마치 올림픽 메달순위 경쟁이라도 하는 듯하다.

연일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가 각 방송사 뉴스 화면 상단에 표기돼 공포를 한층 더 자아낸다. 온 나라가 상상을 초월하는 재앙으로 다가온 이 바이러스 사태로 꽁꽁 얼어붙어 있다. 겨울이 가고 봄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우리 국민의 마음속엔 차디찬 얼음 구석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이 심각한데,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필자도 대구지역에 본격적인 바이러스가 퍼지기 직전, 기획·준비 중인 콘서트 행사장 답사차 1박 2일간 대구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2월 중순 쯤이라 코로나 발병 초기 상태였고, 대구는 감염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청정(?)지역이기도 했다.

하지만 출장 다녀오자마자 1주일도 채 못 가 대구·경북지역에 폭탄이 투하된 것처럼 하루 아침에 바이러스 확산지가 돼 현재 상태에 이르게 됐다.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 이제 코로나19까지. 2000년대 들어 약 15년 동안 우린 벌써 악성 바이러스 재난을 네 번째로 겪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피해 갔지만 2016년 브라질 올림픽 직전 당시 남미지역에 확산된 소두증이라 불린 지카바이러스가 유행을 해 세계인들을 바짝 긴장시킨 바 있다. 이제 바이러스도 매년 오는 열대야 태풍처럼 일상이 돼버린 걸까? 동물들에게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인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도 자주 발현돼 우리 축산농가가 입는 피해가 막대한데, 이젠 사람을 위협하는 치명적 바이러스 또한 자주 발생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정말 무서운 존재다. 세계사 역사책에서나 보던 무서운 질병 바이러스. 예컨대 흑사병, 홍역, 천연두 등은 우리에겐 그저 남 얘기, 아득한 옛 얘기로만 여겨졌는데, 이제 현대적 바이러스는 소리·소문 없이 우리 곁에 다가온 존재가 됐다. 일상의 도시는 평온한데 물체는 공격하지 않고 인류를 위협하는 무서운 바이러스가 두렵기만 하다.

도시는 평온한데 바이러스는 두렵기만 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도시는 평온한데 바이러스는 두렵기만 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소설·영화 화제


10여 년도 훨씬 지났을 때인가? 독특한 소재의 영화가 소개돼, 단숨에 원작 소설을 주문해 읽었다. 바로 노벨상 수상작가이자 문학 거장인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명작 '눈먼 자들의 도시'다.

하루 밤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완독할 만큼 단순한 문학작품을 넘어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평온한 도시에 어느 날 아무 이유도 없이 영문도 모르고 모든 사람들의 눈이 갑자기 멀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장님이 된 사회를 그린 도시, '눈먼 자들의 도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 세상이었다. 그 안에서도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절규가 있고 권력자의 횡포가 난무하는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 놀라운 작품이었다.

바이러스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소설과 영화의 단골소재다. 특히 바이러스에 의한 지구 종말 시나리오는 영화 속에서 가장 흔하게 등장한다. 원인불명의 바이러스에 의해 전 세계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멸종하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지혜로운 소수의 인류가 이를 극복해가는 형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년 전 '연가시(2012)'. '감기(2013)' 등 바이러스의 펜데믹 상태를 실감 나게 보여준 영화가 있었다. 개봉 당시에는 크게 흥행은 못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며 여러 언론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영화들이다.

이외에도 미군 부대에서 버려진 화학물질로 인해 생겨난 돌연변이를 소재로 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과 한국형 좀비 바이러스 흥행작인 '부산행(2016)'도 많은 관객을 끌어모은 작품이다. 하버드 의대 출신의 작가 로빈 쿡은 의학 스릴러 소설의 대가이자 바이러스 영화의 대부라 칭할 만하다. 세계적으로 흥행했던 '아웃브레이크(1995)', '인베이젼(2007)', 컨테이젼(2011)' 등이 바로 로빈 쿡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들이다.

그 중 맷 데이먼, 기네스 팰트로, 케이트 윈슬렛 등 할리우드 유명배우가 대거 출연한 '컨테이젼'에서는 현재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펼쳐진다. 마치 현재의 사태를 예견이라도 한 듯이.

'아웃 브레이크'는 명배우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으로 나섰는데,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보유한 아프리카 원숭이가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감염병을 퍼뜨리는 내용이다. 영화를 자세히 보면 원숭이를 싣고 간 배가 한국 무역선으로 설정돼 영화 중간에 한국어 대사가 불쑥 나오기도 한다. 당시에는 매우 신기하고 낯선 장면이기도 했다.


재난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행복바이러스


최근 코로나19처럼 재앙 수준의 바이러스는 분명 현대 의학기술이 총동원돼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고 모든 사람들이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하며 극복해야 할 문제지만, 인류에게는 또 하나의 필요한 치료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감성치료 혹은 근심, 걱정, 고독, 불안, 공포를 이겨내는 심리치료다.

얼마 전 중국 우한 교민이 여러 차례에 걸쳐서 국내 공공기관과 시설에서 2주간 격리생활을 했다. 교민들이 격리생활을 한 곳은 각각 충청남도 아산시, 충청북도 진천군, 경기도 이천시에 소재한 기관이었다. 처음엔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결국 마무리는 해피엔딩을 넘어 따듯한 동포애를 나눌 수 있는 감동을 연출했다.

2주간의 격리생활을 잘 이겨내라는 응원 편지와 메시지, 각종 먹거리와 간식 등이 주민들의 성원으로 답지했고, 무사히 2주간의 생활을 마치고 떠나는 날에는 많은 시민과 주민들이 거리에 나와 따듯하게 환송해줬다.

저마다 대형 피켓에 '우한교민 여러분~ 안녕히 가시고 진천에 꼭 다시 놀러 오세요~', '우리 아산을 기억해주세요~', '사랑합니다~ 교민 여러분! 행복하세요~' 등의 문구와 함께 교민들의 손엔 지역 특산물이 한 아름 선물로 쥐어졌다. 떠나는 우리 교민들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이 고장에서 담고 가는 것이리라.

이는 어느 나라 사람이 봐도 참 따듯하고 감동적인 에피소드로 기억될 만하다. 지독한 악성 재난 바이러스를 사랑의 바이러스, 행복 바이러스로 이겨내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온몸으로 막은 주민들이 오히려 따듯한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한 셈이다.

전국적으로 매스컴을 통해 보여진 이 도시들은 전 국민에게 따듯한 마음을 전달하는 바이러스 매개체로 감동을 남기며 도시의 이미지 제고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었으리라 본다.

현재 세계 여러 나라가 코로나19로 많은 혼란을 겪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처럼 훈훈한 소식은 잘 들려오지 않는다. 평온한 도시에서 하루아침에 코로나19의 최대 피해도시가 된 대구·경북에도 온 국민의 격려와 응원이 쇄도하고 있다

지역 경제가 초토화되다시피 한 대구·경북에는 기업, 방송인, 연예인, 일반 국민들의 많은 성금과 지원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마스크와 의료용품, 고생하는 의료진을 위한 간식부터 참 애틋한 사연이 담긴 정성이 깃들어졌다.

초유의 마스크 품귀 사태에도 불구하고 초심을 간직한 착한 마스크 제조업체에까지 일부 시민들이 격려와 응원이 전해진다고 한다.

코로나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중국 우한에 우리나라는 상당량의 마스크를 지원한 바 있다. 사태가 악화돼 어렵기는 우리도 매한가지지만 한•중 우호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최근에 중국 상하이(市)도 우리의 대구·경북을 위해 마스크를 지원했다. 역시나 양국의 우호 바이러스를 주고받은 셈이다.

전국적으로 바이러스 확진자가 거친 음식점 등은 거의 대부분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가게 문을 열어봐야 손님이 찾아올 리 없다.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 유명 음식점도 이번에 처음으로 며칠 가게 문을 닫았다고 하니 피해상태가 막대할 것이다. 안 그래도 경기불황에 자영업자들이 힘든 상황이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몇몇 공공기관, 기업들이 나섰다. 바이러스 확진자가 다녀간 사람 하나 없는 텅 빈 음식점에 별안간 단체 손님들이 줄이어 들어와 좌석을 메우고 착한 소비를 해 점포주인의 시름을 덜어주고 있다.

우리는 지난 양양•고성 산불사태에서도 전국에서 달려온 수많은 소방차와 소방관의 헌신적인 활약을 기억한다. 고속도로에 일렬로 줄지어 화재지역으로 출동하는 장관은 흡사 인류를 구하러 오는 영웅, 어벤저스의 출현과도 같은 감동 바이러스를 온 국민에게 안겨줬다. 이는 곧 이후 전 국민의 성금과 지원을 이끌어내는 행복 바이러스로 퍼졌다.

전국민에게 큰 시름을 안겨준 이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마무리돼야겠지만 전 국민을 감동시키는 따듯한 행복바이러스는 두고두고 기억될 훈담이자 추억이 될 것이다. 우리 국민의 가슴엔 항상 따듯한 피가 흐르고 훈훈한 맥박이 뛰고 있다. 순간 혼란에 빠지더라도 일순간 냉철한 가슴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당면한 문제를 힘을 합쳐서 해결해내는 저력의 한민족이다. 자랑스러운 행복바이러스가 이번에도 큰 힘을 발휘했으면 한다.


(주)와이어반컬쳐 윤순학 대표
(주)와이어반컬쳐 윤순학 대표

윤순학 대표

(주)와이어반컬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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