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테일 경제 시대의 신사업 기회

2020년 2월 기준, 온라인 유통의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3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는 많은 부문에서 우리에게 초유의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감염병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초래된 ‘사회적 거리 두기’는 모든 것을 비대면으로 처리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따라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스마트폰으로 집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는 홈코노미(Home + Economy) 시대를 더욱 재촉하고 있다. 이 중심에 전자상거래(e-commerce•이하 e커머스)가 있다. e-커머스는 거스를 수 없는 미래 유통산업의 대세로, 앞으로 많은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 성장 기록한 e-커머스에 날개 달아준 코로나19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3월 말 발표한 ‘유통업체 매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2월 기준 온라인 유통의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3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통계 개편한 이후 역대 최고의 증가 폭이라고 한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9.2% 감소해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 통계 개편 이후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그만큼 코로나19의 확산은 유통시장을 엄청난 파고로 뒤흔들고 있다.

매출액 점유율의 변화를 살펴보면 이 여파가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다. 2019년 2월 총매출 9조 7,100억 원 시장에서 온라인 유통의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39.8%였다. 그러나 1년 뒤인 올 2월의 점유율은 10조 6천억 원 시장의 49.0%였다.

더욱 커진 시장 규모에서 시장을 거의 절반 가까이 점하고 있는데, 단 1년 사이 약 10%p의 점유율 증가는 실로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유통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코로나19가 초래한 언택트 경제(Untact Economy)로 인한 결과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중무장한 e-커머스 업계의 새로운 서비스 창출 노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배송 혁신이 창출하는 새로운 기회들


쿠팡, 마켓컬리 등 e-커머스 업체들은 새로운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들을 충성고객으로 만들고 있다. 전에 없던 로켓배송, 새벽배송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서비스와 아이디어, 그리고 이를 실현할 수 있게 하는 풀필먼트(fulfillment) 투자를 꾸준히 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신규 배송 서비스는 오프라인 유통의 강점이었던 신선식품 영역마저 허물어뜨리는 단초가 됐다.

프리미엄 샐러드 배달 서비스 스타트업인 프레시코드는 매장 없이 프코스팟이라는 공동구매 거점 배송 전략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GS25와의 협업으로 냉장 택배 보관함 ‘박스25(BOX25)’를 설치함으로써 이를 프코스팟으로 활용해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즉,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상품 수령은 ‘박스25’가 설치된 가까운 GS25에서 하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배송 서비스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새벽배송은 상품 유통기한의 의미가 사라지는 시대를 열고 있다. 특히, 신선식품을 필요한 양만큼 필요할 때 받을 수만 있다면 극단적으로는 냉장고가 불필요한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

이는 가정 간편식(HMR) 시장이나 신선식품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시장규모가 큰 가정 간편식의 경우,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각종 인공 첨가물이 제품에 첨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러한 점 때문에 가정 간편식은 편의성은 있지만, 건강한 식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적정한 가격 수준의 웰니스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프레시코드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를 충족시켜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신선한 식재료로 집에서 만든 음식과 같은 건강한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토대가 e-커머스의 배송 서비스 혁신으로 구축되고 있다.

인공 첨가물 없는 가정 간편식 시장은 프레시코드의 사례에서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에도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으로 집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는 홈코노미 시대가 열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롱테일 경제 시대, 니치·덕후 제품 기회 열려


이제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은 간편 결제 및 배송 서비스 등 e-커머스 업체가 구축한 플랫폼에 올라타기만 하면 돼 큰 자본 없이 자신만의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 이러한 기회의 창에 견줘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롱테일 경제다.

20 대 80,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되던 예전의 비즈니스 세계와 달리 e-커머스가 활성화됨으로써 판매자는 재고나 판매사원 등의 고정 비용 걱정 없이 틈새시장에서도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는 주류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 + Z세대)의 가치•취향 소비와 맞물려 있다. 소수의 특정한 취미 활동이나 관심 영역과 관련된 일명 ‘덕후’들의 소비 활동에 부합하는 채널로서의 e-커머스는 매우 강력하고 실용적이다.

또한,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문화는 과거를 현재로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이른바 레트로 열풍이다. 쇼핑에서 이것이 가능한 것은 롱테일 경제의 특징을 갖는 e-커머스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희귀해진 장시간 재생 음반(LP)판과 턴 테이블이 쿠팡 등 e-커머스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롱테일 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다. 시대와 트렌드의 흐름을 읽고 그 기회를 활용하는 아이디어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만 있다면 누구라도 e-커머스를 활용해 자신만의 차별적인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이러한 e-커머스 시대에 소비자들은 이제 모든 것을 스마트폰을 통해 해결하는 ‘핑거노미(Finger+Economy)’ 시대에 살게 됐다. 따라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모든 채널과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

페이스북, 카카오, 인스타그램 등 소비자들이 활발하게 소통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들에 자신의 비즈니스가 노출되는 것이 중요해졌다. 취향과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은 그들의 취향과 체험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하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이러한 공유 행위는 그 효과가 일파만파(一波萬波) 확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콘텐츠(상품)를 가지고 팬덤(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 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그와 비슷한 여러 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그러므로 e-커있다머스 시장에 편승하기 위해서 판매자는 창작자여야 한다. 이것이 성패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e-커머스로 창출되는 신사업의 기회를 붙잡기 위해서는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배송 혁신이 몰고 오는 변화의 이면에 숨어있는 기회를 엿보고 그에 부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바탕은 상상력과 창의성이다.

e-커머스가 만든 롱테일 경제의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도 상품과 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창의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따라서 e-커머스가 초래하는 변화의 물결을 이용해 기존의 여러 가지를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만들어 기회의 창을 열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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