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서비스 신뢰의 인프라 ‘블록체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온 세계가 비상이다. 코로나19로 많은 변화들이 예상되고 있다. 기술 변화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비대면 서비스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심에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이 있다. 이 두 기술의 융합을 다루면서 블록체인의 역할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블록체인이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포스트 코로나 시대, 블록체인이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경제와 산업이 재편되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정부가 비대면 산업에 집중하면서 블록체인이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실제 사용 사례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블록체인 산업이 급성장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블록체인이 왜 비대면 산업의 핵심 기술일까? 사람 간의 직접적인 접촉 없이 상품과 서비스 거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신원 등 ‘자격’이 확인돼야 한다. 직접 금융기관에 방문하지 않고도 상품에 가입하고, 담당자 신분 확인 없이 중요 기관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비대면으로도 '신뢰할 수 있다’는 검증이 필수다.

바로 이 검증에 블록체인 기술이 사용된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대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데이터를 위조하거나 변조하는 것이 원천 봉쇄된다. 덕분에 신원을 확인하고, 거래를 추적해 전반적으로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최근 들어 정보기술(IT) 대기업부터 블록체인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분산 아이디(DID) 기술을 활용한 블록체인 서비스도 비대면 분야에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와 기회는 언제나 공존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의 융합도 가속화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의 관계를 비유하자면 비행기에 블랙박스를 장착하는 것과 같다. 인공지능과 인공지능이 통신하는 것을 블록체인에 저장할 수 있다.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블록체인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내린 결론이 현재는 설명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앞으로는 블록체인에 인공지능이 사용하는 데이터의 흐름 등을 저장해서 블랙박스와 같은 역할을 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이 융합하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인공지능은 역사에서 배우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하며 블록체인은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따라 신뢰 관계를 구축 할 수 있게 한다. 이 둘이 함께하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어느 전문가의 의견인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비즈니스 생태계와 이해 관계자들을 만들어 가고, 연결해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마켓 4.0과 블록체인은 어떤 관계일까


앞에서 기술간의 융합을 논했다고 하면, 이번에는 마켓 4.0과 블록체인의 관계를 살펴 보고자 한다. 마켓 4.0은 코로나19와 같은 큰 위기의 시대에 많은 통찰력을 제시하고, 이는 블록체인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 박사가 제시한 마켓 4.0은 하이터치와 하이테크간 융합을 강조한다. 제품 중심(마켓 1.0)에서 고객 중심(마켓 2.0)으로, 또 인간 중심(마켓 3.0)으로 인간의 가치를 수용하고 반영하는 제품과 서비스, 기업문화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데, 여기서 한발 나아가 마켓 4.0은 인간과 인간(H2H), 기계와 기계(M2M)에서 하이터치와 하이테크간 융합을 역설한다. 디지털 혁신도 중요하지만 인간적 감성을 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산업을 불문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수직적, 배타적, 개별적' 환경에서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얘기하는 혁신 또한 수평적이다. 시장은 아이디어를 공급하고, 기업은 그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만든다.

과거 혁신은 천재가 주도하는 톱 다운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이제 진정한 혁신은 현장에서 만들어진다. 고객 참여를 기획, 개발과 서비스 등 경영 전반에 반영한다. 이제 주요 의사결정은 특별한 개인이 아닌, 다양한 사회 집단들에 있다. 그리고 이제 대화 능력이야말로 기업의 필수 능력이 됐다.

마케터가 고객보다 똑똑할진 몰라도, 어차피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는 건 그들의 광고가 아니라 친구, 인플루언서(Influencer)들의 평가와 추천이다.

그리고 점점 더 평평해지고 투명해지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진정성'이다. 기업은 메시지 노출 빈도와 양을 늘릴 게 아니라, 몇 군데 중요한 접점에서 고객과 '의미 있게' 연결되는 방법, 즉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처럼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 환경이 강조되면서 전통적 마케팅의 4P인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판촉(Promotion)도 4C로 변하고 있다. 즉, 제품은 공동 창조(Co-creation)로, 가격은 통화(Currency)로, 유통은 공동체 활성화(Communal activation)로, 판촉은 대화(Conversation)로 각각 재정의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4C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필자는 블록체인이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융합해 4C 중 하나인 공동 창조 인프라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단독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서비스를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공동으로 사업 기회와 이윤을 창조할 수 있다.

또 블록체인은 시장에서 동적인 가격 메커니즘(Currency)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디지털 자산 플랫폼으로, 또 암호 자산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최근에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통과됐다. 본격적인 제도권 하에서의 움직임들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커뮤니티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아주 중요한 요소인데, 기술보다 사업 생태계(Communal activation)를 활성화 하는 것이 블록체인의 더 큰 우선순위라고 하는 것이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항이다.

마지막으로 사업 생태계에서 일방적 판촉 활동보다 양방향 대화로 변화하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데, 이를 블록체인으로 표현하면, 개인 간(P2P) 네트워크에 있는 모든 참여자인 노드들이 투명하게 소통(Conversation)하는 것이다. 일관되고 투명한 대화를 통해 고객을 설득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처럼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이라는 마켓 4.0의 키워드는 블록체인 철학과 잘 부합한다. 블록체인 사업을 자문하면서 체감하는 것은 결국 비즈니스 생태계와 이해 관계자들을 만들어 가고, 연결하고, 참여시키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마켓4.0이 강조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블록체인의 역할을 기술적 융합과 인문학 마케팅의 관점에서 살펴봤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업들은 매출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공지능과 블록체인간 융합 핵심 기술을 개발하거나 혹은 기존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인프라를 잘 활용해 많은 사용자들이 실질적 가치를 체험하는 서비스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블록체인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비대면 서비스의 신뢰의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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