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경 파인인사이트 대표<br>
신현경 파인인사이트 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되자 정부는 일시적으로 원격진료를 허용했다. 원격진료는 환자가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도 통신망이 연결된 의료장비를 통해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산업별로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의료 분야에서는 원격진료가 주목받고 있다. 원격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파인인사이트 신현경 대표가 전망하는 원격의료 산업의 미래를 들여다보자.
 

파인인사이트 설립 배경은?

대학교 때 전공이 의료경영이었다. 석•박사 과정에서도 의료경영을 공부했다. 전공을 살려 25년 간 병원에서 일했다. 병원에서는 의사와 간호사의 역할이 가장 크지만, 행정이나 운영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역할도 적지 않다.

재직했던 곳은 화상 전문 병원에서는 크고 작은 화상을 입은 환자들의 데이터 약 20만 건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결국 폐기됐다. 이 데이터를 활용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고 같은 병원 의사들과 협업해서 파인인사이트를 시작했다.

화상흉터와 상처관리를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위피아스. (출처: 파인인사이트)

위피아스(WIPIAS), 실시간으로 화상 응급처치 방법 알려줘


파인인사이트에서 제공 중인 위피아스를 소개해달라.

다른 사고도 마찬가지겠지만 화상도 갑작스럽게 당한다. 가장 좋은 치료제는 예방과 응급처치다. 그 다음이 치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화상을 당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어느 병원을 가야 할 지 알지 못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방치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특히 화상은 시간이 지나면 치료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한번 흉터가 생기면 평생 흔적을 남겨야 하는 사고가 화상이다. 또 심각한 후유증을 불러오기도 한다.

위피아스는 화상 응급처치 애플리케이션이다. 환자가 본인의 휴대폰에 화상 입은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서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한 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화상을 당했는지 문진표를 작성한다. 그러면 담당 의사가 사진과 이력을 보고 실시간으로 응급처치 방법을 알려주는 등 자문을 해준다. 이후 환자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된다.
 

사용자들의 반응은?

상담한 이력을 보면 약 5%가 외국에 거주 중인 한국 사람들이다. 대부분 호주나 미국 유학생들이다. 현지에서 화상을 당하면 치료하기가 어렵다. 비싼 병원비가 부담스럽고 언어가 달라 정확한 의사소통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례로 영국 유학생이 현지에서 화상을 입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 그 학생의 부모님이 직접 영국으로 갈 상황도 아니었다. 그때 위피아스로 의료자문을 의뢰하면서 화상 흉터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고 무사히 치료받을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에서 K의료가 주목받고 있다. 외국에 거주 중인 한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을 모르는 외국인들도 K의료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인인사이트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출처: 스타트업투데이)

피부, 응급질환 등 자문 영역 넓히고 싶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보나?

인공지능(AI)과 의료가 결합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발달할 것으로 본다. 원격진료로만 할 수 있는 것들은 한계가 있다. 원격진료가 아니더라도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의료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출처나 근거가 없는것들이 대부분이다.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위해서는 의사의 직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원격진료는 비대면 서비스다. 대면 서비스에서 의사의 직관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결합한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화상은 피부 손상의 정도에 따라 1~4도 화상으로 분류하는데, 그것을 구분하는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연구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25년 동안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수차례 해외진출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진출을 계획 중이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대학교와 화상전문 병원과의 협업으로 현지화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지금은 화상과 관련된 치료만 하고 있지만 여기서 나아가 피부, 응급질환 등으로 자문 영역을 넓히고 싶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을 준비 중인 예비 창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디지털 헬스케어나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을 보면 대부분 기술 중심 기업이다. 이 기술들은 주로 대학원에서 작성한 논문이 창업으로 이어진 것이 많다. 실제로 대학 논문만 쭉 훑어봐도 기술적인 면에서 훌륭한 아이디어가 무척 많다. 그런데 그것이 상용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술만으로 수익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을 먼저 살펴야하고 기술은 그다음이다. 예비 창업자에게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시장을 외면하지 말라’이다.

 


신현경 파인인사이트 대표

2014년 25년간 의료업계에서 일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파인인사이트를 창업했다. 현재 한국병원경영학회 총무이사, 베스티안병원 전력기획이사,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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