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vs해양오염” 기업-민간 격한 대립 속 논란 ‘활활’
업계는 “일상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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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수상태양광 구조물에 사용되는 구조재의 안정성을 두고 구조물 업체와 민간협의체의 입장 대립이 팽팽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는 FRP(Fiber Reinforced Plastic·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의 특성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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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새만금솔라파워(주) 홈페이지에 게재된 입찰공고. (출처: 새만금솔라파워(주))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투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새만금솔라파워㈜는 지난해 12월 29일 3,400억 원 규모의 ‘새만금 수상태양광 300MW(메가와트급) 발전설비 제조·구매 설치’ 입찰공고를 냈다.

새만금솔라파워㈜는 입찰공고문에서 “수상태양광 구조물을 구성하는 구조재(Structural Member)는 전기 산화 피막 처리된 알루미늄 합금, UV(자외선) 방지 처리된 FRP 등 내식성이 높은 재질로 제작, 설치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보강재를 통해 구조재를 연결할 경우, 재질은 모재와 동등한 재질 또는 STS316(스테인리스 스틸 316), UV 처리된 FRP 등을 사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민간위원, “환경 피해” 우려 입장

그러나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 민관협의회 민간위원 측에서 FRP 사용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민간위원 측은 지난 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RP로 인한 환경 피해가 우려된다”며 새만금 수상태양광 구조물에서 FRP를 제외하는 것과 함께 사업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민간위원 측에서는 수상태양광 구조물에 사용된 FRP가 부식되면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고, 재활용이 안 된다고 주장하며 FRP의 사용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조물 업계 관계자는 “FRP는 일종의 복합재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안정성이 확인됐다. FRP는 부식 영향이 없는 소재로 상수도 수도관을 비롯해 일반 건설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구조물 업계 관계자는 “FRP는 해양환경 분야에서도 이미 사용되고 있다”며 “높은 내구성을 요하는 배, 해양 레저시설 및 해양 플랜트 등에 꾸준히 활용되고 있는데, 해양오염을 유발한다면 어떻게 이렇게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부, 안전하다고 밝혀

실제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서도 태양광설비 시공기준에 “태양광설비의 이동통로는 PE(폴리에틸렌), 용융아연-알루미늄-마그네슘합금 도금 강, STS(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 합금 또는 FRP 등 내식성이 높은 재질로 제작·설치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환경부에서도 2016년 유리섬유의 안전성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환경부는 “정부가 정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을 살펴보면, 유해물질에 해당하는 자료를 찾을 수 없다”며 “유리섬유의 주성분인 실리카(si02)는 유독물질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유해화학물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기준에 따르더라도 유리섬유는 미네랄올, 마시는 차와 같이 안전한 3등급에 해당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한국수자원공사 K-water에서도 유리섬유관이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식수용관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의 유리섬유복합상수도관 실험 결과, 전 항목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편, FRP는 1940년대부터 강화플라스틱의 첨가재로 사용되며, 식기, 치아보조재, 식수관 등 일상생활 속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물 업계 관계자는 “새만금 수상태양광의 경우, 기존의 FRP에 더욱 보강된 UV처리로 내식성을 높여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FRP보다 내식성이 더 높다”며 “향후 20년까지 제품 보증이 전제되어야 하는 등 소재의 안정성과 무해성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해수부에서도 재활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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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물 업계 관계자는 FRP가 재활용이 안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나섰다. FRP는 현재 국내에서는 사용량이 많지 않아 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경제적 측면이 많이 고려되고 있지 않지만, 풍력 발전 및 해양 플랜트, 건설산업 등에서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이미 상용화 단계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실제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FRP 재활용품으로 마감재나 포장재를 생산해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친환경성·경제성이 확보된 재활용 기술과 함께 파손된 제품을 유지보수할 수 있는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해양수산부에서도 폐 FRP를 포함하는 해양 폐플라스틱 자원화 사업을 통해 해양에서 수거된 플라스틱을 고형연료(SRF)화하는 재활용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논란이 발생하면서 사업이 지연될 조짐을 보이자, 지역사회에서도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지역사회와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이 본래의 취지대로 잘 추진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스타트업투데이=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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