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공연장 내 두 좌석 띄어 앉기
코로나피해문화연대, “수많은 공연업계 종사가 거리 내몰려”
‘동반자 외 거리두기’ 등 거리두기 방역지침 조정 촉구

한국뮤지컬협회는 19일 ‘1.5~2.5단계 시 공연장 내 거리두기 방역지침 조정’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출처: 한국뮤지컬협회)
한국뮤지컬협회는 19일 ‘1.5~2.5단계 시 공연장 내 거리두기 방역지침 조정’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출처: 한국뮤지컬협회)

[스타트업투데이] 뮤지컬, 연극, 영화 등 문화∙예술계도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적용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공연장에서는 두 좌석, 영화관에서는 한 좌석 띄어 앉기를 시행 중이다. 영화관은 밤 9시 이후 문을 닫아야 한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와 ‘젠틀맨스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은 지난달 공연을 중단했고 ‘맨오브라만차’는 개막을 미뤘다. 일부는 온라인 유료공연으로 관객을 찾아가고 있지만 실제 공연장만큼의 감동을 전하기에는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공연업계는 현실적인 거리두기 운영방안 촉구에 나섰다. 공연∙영화계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대책마련 범 관람문화계 연대모임(이하 코로나피해문화연대)은 21일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앞에 연극, 뮤지컬, 무용, 영화, 오페라, 클래식공연 등 대중과 친근한 문화산업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수많은 산업 종사자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땅한 보호책은 어디에도 없다”며 “대한민국 문화의 힘을 지키고 살리기 위한 생존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지난 7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2020 서울시향 NEW 마르쿠스 슈텐츠의 베토벤 교향곡 ‘전원’’ 공연현장. 연주자와 관객은 마스크를 쓰고 있다. 관객은 한 좌석 띄어 앉기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지난 7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2020 서울시향 NEW 마르쿠스 슈텐츠의 베토벤 교향곡 ‘전원’’ 공연현장. 연주자와 관객은 마스크를 쓰고 있다. 관객은 한 좌석 띄어 앉기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20년 12월 공연 매출액 40억 원∙∙∙전년대비 1/10↓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좌석 띄어 앉기 지침이 공연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공연업계의 주장이다.

공연업계 관계자 A씨는 “한 자리 띄어 앉기를 하면 두 장 팔 수 있는 좌석을 한 장밖에 못 파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렇다고 해서 티켓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공연 제작도 겸업 중인 배우 B씨는 “예술인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술인 생활안정자금을, 제작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버팀목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해도 이것만으로는 무대를 만들고 싶은 예술인과 스태프들의 열정만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배우와 스태프의 생계위협은 물론 공연을 만드는 제작사의 존폐 여부도 확신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동안 공연관람은 연말 술자리 회식을 대신하는 ‘문화회식’으로 자리를 잡아 왔다. 그러나 지난 연말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공연업계 역시 예년과 달랐다. 정부의 연말연시 방역강화 특별대책에 따른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으로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됐고 실제 공연업계의 매출하락으로 이어졌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2.5단계 지침이 시행된 2020년 12월 서울 기준 전체 공연 매출액은 40억 1,072만 원이다. 2019년 12월 매출액이 395억 원인 것과 비교하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앞서 한국뮤지컬협회는 19일 ‘1.5~2.5단계 시 공연장 내 거리두기 방역지침 조정’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고 정부가 제시하는 강력한 방역지침의 필요성도 여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연업계 종사자도 타 산업 직업군과 다를 바 없이 생존권 보장이 담보된 전문직 종사 직업인”이라며 “지속되는 셧다운 상황 속에서 뮤지컬 내에서의 고통 분담과 뼈를 깎는 인내만으로는 실업과 파산의 가속화를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해 2월 6일 ‘케이티앤지(KT&G) 상상마당 홍대’를 방문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현장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해 2월 6일 ‘케이티앤지(KT&G) 상상마당 홍대’를 방문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현장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장 內 코로나 2차 감염 全無∙∙∙“좌석 거리두기 유연성 촉구”

공연업계가 요구하는 바는 ‘공연장 내 거리두기 방역지침 조정’이다. 지난 1년 동안 극장 및 공연장에서의 코로나19 2차 감염은 전무한 상황에서 좌석 거리 두기에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로나피해문화연대 측은 “연인, 친구, 가족끼리 함께 오는 관람객의 대다수인 점을 감안해 2자리 착석 후 1자리를 띄우는 현실적인 거리두기 운영안이 필요하다”며 “좌석의 70%까지는 가동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국뮤지컬협회 측도 “’동반자 외 거리두기’는 공연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제작사가 책임지고 스태프와 배우들의 인건비를 보존하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며 “방역 수칙 재수립 등 객관적으로, 일관된 공정한 기준으로 정책을 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코로나피해문화연대는 동반자 외 거리두기 외에도 ▲기간산업과 동일한 선상에서 문화산업 지원 ▲창작자∙문화산업종사자에 대한 제1금융권 금융기관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 마련 ▲착한 임대인 세제 혜택 및 임대료 지원 정책 도입 ▲운영시간 제약 보완 등의 생존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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