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사용하지 않은 화장품 패키징 개발
카트리지 교체로 용기∙펌프 재사용 가능
진공 에어리스 용기 적용
올해 개발 완료 후 내년 본격 상용화 예정

[스타트업투데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20년 발표한 보건산업브리프 ‘화장품 용기∙포장재 등급 표시 시행에 따른 산업계 동향 및 이슈’에 따르면 2015년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의 점유율은 전체의 58.6%로 나타났다. 

전 세계 화장품∙미용산업 포장 현황에서는 2018년 기준 약 1,521억 개의 화장품이 판매됐으며, 이 중 플라스틱 제품은 659억 개로 전체의 43%를 차지했다고 나와있다.  

이런 상황 속 여러 브랜드와 포장 회사가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찾고 있다. 리필(Refiill), 재사용, 재활용 등이 그 방식이다. 보틀리스 이치원 대표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하기보다는 아예 제거하기로 결심했다. 

 

화장품 업계 근무 경험 토대로 창업

이치원 대표(사진=보틀리스)
이치원 대표(사진=보틀리스)

보틀리스(Bottless)는 이름 그대로 플라스틱병을 사용하지 않은 화장품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플라스틱 대신 천연소재와 고무풍선을 결합해 지속가능한 패키징을 선보이고 있다. 

보틀리스는 현재 1인 기업으로 약 1년의 개발을 거친 후 2020년 7월 설립됐다. 이 대표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졸업과 동시에 화장품 브랜드에 입사해 관련 업계에서 근무했다. 그는 다 쓰지 못하고 버려지는 화장품이 아까웠고, 그렇게 버려지는 화장품의 내용물과 용기가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이 안타까워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처음 입사한 화장품 회사가 당시 비비크림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급성장했습니다. 덕분에 해외영업, 제품개발,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보틀리스를 창업하고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대부분 업무를 그때 배웠습니다. 현재 홈페이지∙기술소개 영상 제작, 제품 설계∙디자인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한 샘플 제작 외 모든 업무를 직접하고 있습니다.” 

 

카트리지∙에어리스 형태 결합∙∙∙지속가능한 패키징 개발

카트리지형 비플라스틱 에어리스 용기(사진=보틀리스)
카트리지형 비플라스틱 에어리스 용기(사진=보틀리스)

보틀리스의 화장품 용기는 카트리지(Cartridge) 형태의 비플라스틱 에어리스(Airless) 용기다. 

카트리지 형태란 팩트, 쿠션 제품처럼 용기는 그대로 두고 내용물만 교체해서 쓸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보통 로션이나 토너와 같은 제품은 내용물을 다 쓰고 나면 전체 용기를 버려야 한다. 보틀리스의 용기는 이런 제품류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카트리지만 교체하면 용기와 펌프를 재사용할 수 있다. 

에어리스 용기는 주로 소용량 제품에 많이 쓰이는 진공용기다. 에어리스 용기는 사용하면서 용기의 체적도 같이 줄어들기 때문에 내용물을 남김없이 쓸 수 있다. 이 대표는 외부 공기와 닿지 않기 때문에 내용물 변질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틀리스의 에어리스 용기는 제품의 중량, 용량에 제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속가능 소재로 만든 ‘하우징’과 합성 라텍스 ‘에어리스’ 용기로 구성됐다(사진=보틀리스)
지속가능 소재로 만든 ‘하우징’과 합성 라텍스 ‘에어리스’ 용기로 구성됐다(사진=보틀리스)

“겉 케이스를 뜻하는 하우징(housing)에는 종이, 천연가죽, 나무 등 다양한 지속가능 소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에어리스 용기 부분은 현재 제품 성능을 위해 천연 라텍스가 아닌 합성 라텍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합성 라텍스는 썩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약 4년 정도로, 플라스틱 용기가 썩는 데 걸리는 500년이라는 시간에 비해 절대적으로 짧습니다.” 

이 대표는 저렴한 비용, 적은 양의 잔여물, 완벽한 진공 등이 보틀리스 용기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트리지와 에어리스 형태를 결합한 최초의 화장품 패키징이며, 특히 비플라스틱의 에어리스 기술∙특허는 보틀리스만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기업 한 곳이 풍선을 이용한 에어리스 솔루션을 개발했지만 여전히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대기업의 만료된 특허와 같아 특허가 취소됐습니다.” 

 

프랑스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

프랑스대사관 초청 행사(사진=보틀리스)
프랑스대사관 초청 행사(사진=보틀리스)

보틀리스는 창업진흥원이 프랑스 파리고등상업학교(HEC)와 함께 진행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대표는 이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코트라(KOTRA)에서 진행하는 ‘Invest Korea Market Place’(IKMP)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보틀리스는 기업대상(B2B) 기업으로 글로벌 화장품 패키징 전문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한다. 이 대표는 법인 설립 전부터 보틀리스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이 있었으며, 그 중 한 곳과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또 최종 구매자에 속하는 화장품 브랜드 쪽에서도 적용 의사를 밝혀 왔다고 전했다. 

올해 말까지 개발과 성능 향상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풍부한 현장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를 주요 시장으로 삼고 주한프랑스대사관, HEC, 한불상공회의소 등을 통해 많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보틀리스가 지속가능한 화장품 패키징의 새로운 대안이 되고 싶습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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