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 데이터베이스, 약 100만개 기업 표본 통해 기업 관리
앤톡MRI, 기업 성장 잠재성∙리스크 수준 등 예측
"금융 산업 정보 비대칭 문제 해소할 것"

앤톡 박재준 대표(사진=앤톡)
앤톡 박재준 대표(사진=앤톡)

[스타트업투데이] 미국 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이 침체하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축소되고 있다. 벤처캐피탈리스트 데이비드 삭스는 WSJ에서 "20년 전 닷컴 붕괴 이후 가장 부정적"이라고 현 미국 스타트업 투자 현황에 대해서 말했다.

스타트업 투자 풀을 운영하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올해 스타트업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최대 75%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업에 대한 투자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는 전망이 밝은 스타트업을 추출해야하고, 기업은 리스크에 잘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투자자들은 주로 오프라인 네트워크 기반의 인적 발굴 활동을 통해 기업 정보를 알아냈다. 이로 인해 발굴 범위나 효율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앤톡 박재준 대표는 기업 생태계를 전산화하고, 우량 기업을 쉽게 발굴하고 부실 기업을 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앤톡은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파편화된 기업 데이터를 통합하고 직관적인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 산업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 문제 해결이 목표

허블 데이터베이스(사진=앤톡)
허블 데이터베이스(사진=앤톡)

앤톡 설립 초기에는 개인투자자에 대한 친화적인 상장 기업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에 상호도 개인투자자를 지칭하는 개미 ‘Ant’와 증권 ‘Stock’ 의 합성어로 지었다. 이후 비상장, 중소기업, 스타트업 기업 표본으로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했다. 또 투자 목적의 분석에서 리스크 관리, 학술 연구, 기업 자가진단 등 응용 서비스를 다변화하고 있다.

앤톡의 핵심 기술력은 세 가지다. ▲기업 원천 데이터를 자동으로 확보할 수 있는 빅데이터 인프라 ▲수집한 데이터를 창의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고유 인공지능 알고리즘 라이브러리 ▲평가 결과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변환하는 시각화 모듈이다. 앤톡의 대표 서비스, 허블 데이터베이스는 이를 동력으로 작동한다.

방대한 기업 정보 통합을 위해선 여러 서비스가 필요할 것 같지만 앤톡 서비스는 허블 데이터베이스와 그에 기반을 둔 앤톡 MRI, 두 가지뿐이다.
 

허블 데이터베이스가 제공하는 기업 정보 모델(사진=앤톡)
허블 데이터베이스가 제공하는 기업 정보 모델(사진=앤톡)

“주력 상품은 허블 데이터베이스(Hubble Database) 솔루션입니다. 허블 우주 천체 망원경을 통해 별을 발견하듯 데이터를 통해 좋은 기업을 발굴할 것입니다.”

허블 데이터베이스는 100만 개 이상의 국내 법인 기업 전수를 자동 식별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기업별 대안 데이터 약 300종을 수집해 매월 자동 업데이트된다.

IP, 계약, 수상, 언론보도 등 기업에 대한 입체적인 파악이 가능하고 기업 수행 사업 성과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 사용자는 알려지지 않은 우량 기업을 발굴할 수 있고 투자까지 유도해 자금조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허블 데이터베이스는 기업 큐레이션 기능도 갖고 있다. 검색창에 관심 분야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기업을 추천해준다.

한 번의 클릭으로 기업 분석과 전망을 예측할 수 없을까. 앤톡 MRI는 허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확보된 데이터 기반으로 자동화된 기업 진단과 평가를 수행한다.

탑재된 고유 진단 알고리즘 10종을 통해 기업 경영 진단과 성과 예측을 진행한다. 클릭 한 번으로 2,000가지 이상의 기업 경영 진단 지표를 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앤톡은 금융 분석을 수행함에 있어 역설적이게도 비금융 대안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활용한다. 대안 데이터란 기존의 전통적 공시와 재무 정보에서 탈피해 개별 기업의 기술, 조직, 인증, 언론, 사업 등 다양한 비정형 정보 일체를 지칭한다. 이를 통해 더욱 다양한 각도에서 기업을 이해할 수 있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다른 서비스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박 대표는 단호하게 없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상장, 비상장, 스타트업 영역별로 독립 플랫폼과 솔루션을 사용했어요. 지금은 분산된 수익 모델이 아닌 소수 핵심 상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에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기술 고도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 도약과 도전의 다리 역할 하겠다

앤톡 초기 창립 멤버인 박영준 이사, 박재준 대표와 허재식 CTO(왼쪽부터)(사진=앤톡)
앤톡 초기 창립 멤버인 박영준 이사, 박재준 대표와 허재식 CTO(왼쪽부터)(사진=앤톡)

박 대표는 창업 이전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언스트앤영(EY) 금융컨설팅본부(FSO) 및 프랑스계 컨설팅회사 CVA 등에서 금융 기관에 대한 전략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다년간 기업 분석 업무를 진행하면서 컨설팅 과정에서의 비효율성을 체감했다. 심화 분석 자체보다는 데이터 수집을 위한 반복적인 수기 활동이 압도적으로 발생했던 것. 박 대표는 이에 대한 자동화 방안을 연구하면서 자연스레 기업 데이터 관련 사업에 관심을 두게 됐다. 또한 창조적인 일을 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 박 대표의 성향도 창업 결심에 큰 작용을 했다.

이후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과정에 진학해 사업 준비를 병행했다. 사업 착수 과정에서 동생인 박영준 이사에게 합류를 제안했다. 박 이사는 보스턴대 회계학과와 고려대학교 대학원 졸업 후 미국 스타트업 창업 멤버로 3년여간 일했다.

창업 초창기에는 회사 존립까지 고민해야 할 정도로 자금난이 심했다. 스타트업이 흔히 마주하는 죽음의 계곡을 통과할 수 있도록 교량 역할이 돼준 곳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다. 박 대표는 어려울 때 외부의 도움을 받아서 지금의 앤톡이 존재할 수 있었듯 스타트업의 리스크를 막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많아 창업하기는 수월하지만 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서비스를 통해 그 동력이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돕고 싶습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경제 생태계 구축한다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앤톡 임직원들(사진=앤톡)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앤톡 임직원들(사진=앤톡)

앤톡은 핀테크 업체로서는 특이하게 투자 유치보다는 자생적 수익 모델을 통한 성장 전략을 견지해 왔다. 이로 인해 초반 재원 확보가 용이하지 않아 여러 번의 우여곡절을 경험했다.

현재는 안정적인 구독 모델 기반의 수익 창출이 진행되고 있고 성장을 위한 유보금 축적이 실현되고 있다. 올해 20억 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되고 앞으로 3년 내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 및 금융 기관과 투자 기업에 대한 큐레이션과 기업 부도 예측에 관한 기술 검증(PoC) 작업도 수행하고 있다. 최근 KB 국민은행 전 지점에 허블 데이터베이스 계정 발급을 완료했다. 공공 부문은 창업진흥원에  혁신 기술 보유 스타트업 자동 발굴과 리포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앤톡은 허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경제 생태계를 전산화하고자 한다.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 서비스 제공으로 블룸버그(Bloomberg), 피치북(Pitchbook) 등 글로벌 기업을 제치겠다는 포부다.

이를 통해 투자, 수출, 대출 등 다양한 글로벌 경제 활동을 데이터 기반으로 지원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자 한다. 그 일환으로 소형 도시국가인 이스라엘, 룩셈부르크, 싱가포르를 대상으로 전산화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스타트업투데이=신드보라 기자] masr@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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