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부산물 퍼미스 업사이클링 그린 뷰티 브랜드 ‘빈느와’ 운영
퍼미스 93% 이상 업사이클링하는 기술 보유
항산화 성분 함량 800% 증가∙∙∙피부∙비만 개선 효과
“글로벌 바이오 업사이클링 기업으로 성장할 것”

디캔트 김상욱 대표(사진=디캔트)
디캔트 김상욱 대표(사진=디캔트)

[스타트업투데이] 매년 시장에는 2,800만 톤의 와인이 생산되고 2,700만 톤이 소비되고 있다. 그리고 연간 1,000만 톤 이상의 와인 부산물 ‘퍼미스’(Pomace)가 버려지고 있다. 방대한 양의 퍼미스는 매년 서울시 면적의 토양을 산성화시킨다. 이는 자동차 260만 대 분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양이다.

디캔트는 이런 와인 시장의 이면에 주목했다. 디캔트는 풍부한 항산화 성분을 가졌지만 가공 기술 부재로 버려지던 퍼미스를 바이오 소재로 ‘디캔팅’(Decanting)하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와인 부산물 업사이클링 그린 뷰티 브랜드 ‘빈느와’(VINOIR)를 운영 중이다. 

디캔팅은 와인에 내재된 향과 맛을 이끌어내기 위해 디캔터(Decanter)로 옮겨 담는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디캔트의 사명 역시 여기서 따왔다.

“부산물들은 기능적으로 우수한 잠재성을 갖고 있지만, 단순히 ‘버려지는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오히려 환경적∙경제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디캔트는 부산물에 대한 사회 인식 자체를 긍정적으로 전환시키고, 소비재 시장에서의 가치를 재정립하고자 합니다.”

김상욱 대표는 농가공 산업에서 발생되는 모든 부산물이 가치 있게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바이오 업사이클링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항산화 성분 함유한 와인 부산물 ‘퍼미스’에 주목해 창업

와인 부산물 퍼미스(사진=디캔트)
와인 부산물 퍼미스(사진=디캔트)

김 대표는 식품공학과 와인 미생물학을 전공한 과학자로 창업 전 박사 과정을 위해 독일로 유학을 갔다. 그는 포도밭과 와이너리 사이를 산책하던 중, 아무렇게나 버려진 와인 퍼미스를 마주하게 됐다.

“와인 퍼미스는 포도씨, 줄기, 껍질로 이뤄져 엄청난 항산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천 년 와인 역사를 가진 유럽에서 퍼미스가 골칫덩이처럼 버려지는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습니다. 이때 퍼미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제 목표로 정했습니다.”

김 대표는 전공 연구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와인 산업을 포함한 농가공 산업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했다. 그리고 이를 헬스앤뷰티(H&B) 소재로 전환하겠다는 솔루션을 도출해냈다.

그는 창업 준비 과정으로 천연 유래 소재∙완제품을 개발하는 바이오 분야 기업에서 약 5년간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R&D) 이후의 제품화, 개발 제품의 제품 시장 적합성(PMF) 등에 대해 인식하고 체득했다. 이후 2020년 디캔트를 창업했다.

“시장 조사 및 데이터 기반의 사업 기획과 완제품 프로세스 관리 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대우그룹 마케터 출신의 총괄 이사, R&D를 총괄하고 있는 분자식품공학 박사 연구소장 등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와 함께 디캔트를 운영하고 있는 주요 최고책임자(C-level) 팀원들입니다.”

업사이클링 기술로 ‘친환경성’ ‘경제성’ ‘기능성’ ‘범용성’ 확보

빈느와 제품(사진=디캔트)
빈느와 제품(사진=디캔트)

디캔트는 와인 부산물로 고부가가치의 뷰티 제품을 만든다. 디캔트의 핵심 기술은 ‘그린 디캔팅 테크놀로지’(이하 GDT)다. GDT는 와인 퍼미스를 친환경적으로 디캔팅한다는 의미를 내재하고 있다. 

퍼미스는 풍부한 유용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지만, 가공 기술의 부재와 이화학적 특성 때문에 지금껏 대부분이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졌다. 디캔트가 개발한 GDT는 퍼미스를 93% 이상 업사이클링하는 기술이다. 동시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 함량을 800% 증가시켜 우수한 피부∙비만 개선 효과를 가진다. 

디캔트는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부산물을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김 대표는 개발한 원료가 화장품∙식품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성분을 등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디캔트는 현재 뷰티 소재로서는 최초로 녹색 기술을 취득하고 국내∙외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최종적으로 성분 등록을 완료했다. 김 대표는 세포 실험과 임상 시험을 통해 과학적 근거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캔트의 제조 업장(사진=디캔트)
디캔트의 제조 업장(사진=디캔트)

“직접 개발한 소재를 활용한 식품과 화장품 최소기능제품(MVP)을 통해 1년간 3억 원의 매출을 확보했습니다. 빈느와는 마켓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한 PMF 브랜드입니다. 론칭 한 달 만에 해외 매출 1만 달러(약 1,300만 원)를 달성하며 개발 소재와 제품의 시장 적합성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GDT를 업사이클링 기술의 기본인 생산 공정의 ‘친환경성’과 ‘경제성’은 물론, 유용 성분 함량 증가를 통한 강력한 ‘기능성’까지 확보한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동일 공정 내에서 식품∙화장품 성분을 모두 생산할 수 있다는 점과 다른 과실 부산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GDT만의 차별성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디캔트는 시장 적합성을 가진 제품 기획∙개발 능력, 단기간에 이뤄낸 시장 성과 등의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물은 각자의 분야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팀원들의 전문성과 서로에 대한 적절한 상호 보완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자원 순환으로 사회 선순환 구조 구축

영주농산물유통센터와 MOU를 체결했다(사진=디캔트)
영주농산물유통센터와 MOU를 체결했다(사진=디캔트)

디캔트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협회’ 업사이클링 기업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초기창업패키지, ‘첫걸음 R&D’ 등의 사업을 통해 초기 기술 개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또 본사 소재지인 부산시와 제조 업장 소재지인 경북도에서 시행하는 비R&D 사업 등을 통해 시제품 제작과 시장성 평가에 대한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김 대표는 개발 기술에 대한 다양한 인증과 결과물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지난 6월부터 시드 단계 투자유치를 위한 대외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재 다양한 엑셀러레이팅 지원사업에 선정돼 투자 관련 유의미한 준비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확보한 투자금은 크게 R&D, 플랜트 구축, 마케팅 파트에 투입해 빠른 성장을 위한 동력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사진=)
퍼미스 작업 중인 모습(사진=디캔트)

디캔트는 단기적으로는 GDT로 응용할 수 있는 원료의 다양화와 이를 통한 소재의 다양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업사이클링 소재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를 우선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단계적인 국내∙외 플랜트 구축과 기술 고도화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디캔트는 글로벌 스타트업 ‘테라싸이클’을 지향점으로 삼고 농가공 분야의 테라싸이클이 되고자 한다. 테라싸이클은 ‘쓰레기라는 개념을 없앤다’는 미션 아래 다양한 폐기물 자원 순환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코카콜라, 로레알 등 전 세계 5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과 협업 모델을 구축했다.

“디캔트 역시 와인 퍼미스를 시작으로 농가공 부산물의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자원 순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생산자에서 비롯된 미션에 가치를 부여해 소비자와 연결하고, 이를 다시 생산자가 회수할 수 있는 사회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지속 가능성에 가치를 부여하는 기업 디캔트의 성장을 지켜봐 주세요.”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sk@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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