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대표, “손∙손톱, 건강 상태 확인하는 단서 숨어 있어”
헬시버스, 질병 예방, 영양 결핍 정도 확인∙∙∙올해 11월 출시 앞둬
“무분별한 영양제, 건기식 섭취, 약물 오∙남용 방지 등 사회적 순기능 기대”

링커버스 박영준 대표(사진=링커버스)
링커버스 박영준 대표(사진=링커버스)

[스타트업투데이] 질병이나 노화가 진행되면서 인체 부위마다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지표가 있는데 이를 ‘바이오마커’(bio-marker)라고 부른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바이오마커를 ‘정상적인 생물학적 과정, 질병 진행 상황, 치료방법에 대한 약물의 반응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평가하는 지표’라고 정의했다. 

과거에는 혈압이나 체온, 혈당 수치 등 생리학적 지표가 바이오마커로 주목받았지만, 생명과학기술이 발달한 현대에서는 DNA나 RNA 등 유전물질과 단백질, 세포, 세균, 바이러스 등이 바이오마커로 활용된다. 

그동안 바이오마커는 대부분 의료나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돼 왔다. 그러나 개인정보에 따른 데이터 접근성과 활용의 한계성 등으로 기본적인 데이터조차 수집하기 어려웠다. 

‘링커버스’(Linkerverse)는 손과 손톱이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을지에 주목했다. 박영준 대표는 손과 손톱의 경우 개인정보의 민감성 측면에서 자유로운 데다 사진 촬영만으로도 관련 데이터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특히 손톱을 깎을 때 통증을 느끼지 않는 이유가 손톱이 각질화된 죽은 세포이기 때문인데, 그만큼 손톱에는 개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숨어있다는 게 박영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어릴 적 거스러미(손톱이나 발톱 밑에 양옆으로 일어나는 살이나 각질)가 갈라지거나 피가 나면 주변으로부터 ‘비타민이 부족해서 그러니까 과일을 많이 먹으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면서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했을 뿐 손과 손톱은 예전부터 무의식적으로 바이오마커로써 인식됐던 셈”이라고 말했다. 

박영준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손톱 데이터의 바이오마커 활용 확장 가능성 주목”

박영준 대표는 “하얀 점이나 올록볼록한 표면 등 손톱의 모양이나 상태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몸속 이상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며 “손톱 데이터가 의료-헬스케어 분야 바이오마커로써 활용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링커버스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링커버스는 기술과 사람을 잇는 테크 기반 스타트업이다. ‘사람의 손과 손톱이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링커버스는 올해 11월 손∙손톱 빅데이터 기반 AI 솔루션 ‘헬시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사진=링커버스)
링커버스는 올해 11월 손∙손톱 빅데이터 기반 AI 솔루션 ‘헬시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사진=링커버스)

링커버스는 올해 11월 손∙손톱 빅데이터 기반 AI 솔루션 ‘헬시버스’(HealthyVerse) 출시를 앞두고 있다. 헬시버스는 손톱 이미지와 딥러닝 기반 AI 알고리즘을 통해 질병 예방과 영양 결핍 정도를 도출하고 개인의 건강 상태를 예측하는 케어 솔루션이다. 

사용자 세그먼트(프로그램이나 데이터를 가변 크기로 관리하는 방법, segment)별로 각 지수의 평균값을 구해 개인의 건강 지표를 수치화한다. 이를 기반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건강 관리 방식이라는 평가다. 

이렇게 건강 지표 데이터가 모이면 전문의나 약사 등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영양 조합을 추천해준다. 박 대표는 “누적된 개인 건강 데이터는 모니터링 분석을 통해 영양 결핍에 따른 건강 이상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무분별한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의 섭취 또는 오∙남용을 막는 사회적 순기능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 대표는 바이오마커로써의 손톱 데이터 활용 가치가 뷰티 및 의료∙헬스케어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BM)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 대표는 “손톱과 AI 알고리즘을 통한 건강 상태 예측 방식은 의사와 약사, 네일숍 등 뷰티∙의료 관련 판매 종사자의 고객 건강 상태 분석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MOU 체결, 기관 사업 참여 등 성장 동력 확보

링커버스는 지난 6월 서울ND의원과 공동기술개발 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링커버스 박영준 대표와 서울ND의원 박민수 원장(사진=링커버스)
링커버스는 지난 6월 서울ND의원과 공동기술개발 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링커버스 박영준 대표와 서울ND의원 박민수 원장(사진=링커버스)

링커버스는 창업한 지 1년이 채 안 된 극초기 스타트업이지만, 정부 및 기관 사업에 참여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통신산업진흥원(NIPA)의 ‘AI 바우처 지원사업 서비스 공급기업’에 선정됐으며 지난 3월에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제주테크노파크(제주TP)의 ‘지역주도형 과학기술 R&D 사업’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맞춤형 화장품 융복합 기술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서울ND의원, 천주의성요한병원과 공동기술개발 MOU를 체결하고 피부과 전문의 한정현 박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신뢰성 있는 AI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동력을 확보해 외형적 성장의 기틀을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링커버스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정식으로 승인받아 ‘유니콘 바이오헬스케어 개인투자조합 1호’를 결성하고 출자자를 모집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시리즈A 투자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도 전념하고 있다. 

박 대표는 “링커버스의 기술이 의사나 약사, 기존 업계 종사자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역할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국민 건강보건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증대시키는 것은 물론 스마트 K-뷰티 기술의 혁신 서비스로 자리 잡아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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