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할 TRUMP의 등장은 이미 국제 정세와 글로벌 금융 및 원자재 시장 등 모든 부문에 영향을 주고 있다. 2017년 전망에서 TRUMP가 최대의 위험 요인이라는 해외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T.R.U.M.P로 풀어본 2017 글로벌 시장의 모습이다.

T: (Trump Tantrum: 트럼프 발작):
트럼프의 당선과 그에 따른 경제정책의 높아진 불확실성으로 주식 및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현상을 말한다. 이미 미국의 금리는 급등하면서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였고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하여 강세를 시현하고 있다. 트럼프 랠리, 트럼프 버블이라는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R: (Reflation: 인플레이션 재연):
미국의 실업률(4.6%)이 완전고용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 및 재정 지출의 확대, 그리고 국제 유가의 상승은 인플레이션 재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연준(FRB)의 엘렌 의장도 완전고용 달성을 위한 재정정책이 필수 요소는 아니라고 평가하였다. OPEC을 비롯한 산유국가의 감산 합의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신정부의 정책 기조는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졌던 중국 생산자물가의 상승 반전도 우려할 사항이다.

U: (Unveiling the Debt: 부채리스크 노출):
우리나라의 1,300조원에 이른 가계부채가 경제운용의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듯이 글로벌 경제는 신용 팽창(부채 증가)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되었기에 채무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수요 억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의 기업 부채, 한국의 가계부채, 신흥국가들의 달러 표시 부채 증가가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M: (Market Rotation: 투자자금 이동):
트럼프당선 이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75%에서 2.56%까지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이에 따라 달러화의 강세와 채권형 펀드로부터의 자금 유출과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크게 나타났다. 2017년에 연준(FRB)은 2~3회의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투자자금의 이동은 지속될 것이다. 채권형 펀드, 신흥시장으로부터의 추가적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보유하고 미 국채의 매각이 시장 교란요인이지만 양국의 갈등과 대립이 관리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국제 투자자금 이동이 지속되리라 전망된다. 현재의 다소 낙관적인 거시경제를 기본으로 하면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와 원자재 연계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다.

P: (Policy-Mix: 정책조합):
소위 트럼프 정책(Trump nomics)의 핵심은 과감한 감세와 재정 지출의 확대, 그리고 공격적인 통상정책의 추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에다 환경, 금융, 에너지 분야에 대한 과감한 규제 완화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은행, 통신, 에너지 등 업종이 주도하였는데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대통령 취임 초기에 금융 정책보다는 재정정책에 포커스가 맞추어질 것으로 보이고, 대외 통상정책은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과의 통상 마찰은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2%대의 저성장이 고착화 되어 가는 상황에서 한국경제는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릴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과 정국의 불안정으로 소비와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다. 다만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에서 벗어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외부적으로는 미 금리차와의 격차(spread) 확대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신흥시장 통화의 추가적인 절하와 자금이탈이 우려된다. 거대한 파고를 이겨나갈 힘은 무엇일까? 바로 사회적인 신뢰구축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

김석중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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