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삼성, 인도에서 온라인 전용 스마트폰 브랜드 출시하나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새로운 온라인 전용 스마트폰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현지의 '이코노믹타임즈'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아직 출시 시점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샤오미의 인도 내 베스트셀러 모델을 겨냥한 기기 사양과 가격대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에 대한 '이코노믹타임즈'의 질의에 대해 답변을 하지는 않고 있지만, 최근의 경쟁 상황을 감안하면 온라인 전용 브랜드 출시는 상당한 타당성을 갖고 있다.
현재 샤오미는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으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해 3분기에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샤오미는 23.5%의 점유율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삼성전자와 샤오미가 각각 23%와 22%의 점유율로 1위와 2위를 가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업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상당히 따라잡은 것은 사실인 것이다.
2017년 3분기 인도 톱5 스마트폰 기업의 시장 점유율 (자료: IDC 2017)
샤오미가 인도에서 인도의 소득수준을 감안한 중저가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온라인 유통을 강조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지난 해 12월 인도에서 새롭게 출시된 5,999 루피 가격의 보급형 모델 ‘홍미5A’는 불과 한달만에 100만 대 이상 판매되기도 했다. 또한 현재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프라인을 통한 유통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에 샤오미는 플래그십 매장을 개설하고 주요 유통업체들과의 협력을 늘리며 약점도 보완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해 인도에서 샤오미가 판매한 스마트폰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차지한 비중은 20% 수준인데, 2018년에는 3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편, 샤오미뿐 아니라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인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중국 2위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Oppo)는 지난 해 인도 매출이 7배 늘어났다고 밝혔는데, 단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세금혜택을 노려 인도에 자체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현재 인도에서는 샤오미와 화웨이, 비보(Vivo) 등이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도 지난 해 11월 인도에서의 ‘아너(Honor)’ 브랜드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이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이기에 삼성전자가 기존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중국 업체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온라인 유통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중국에 이어 인도가 새로운 스마트폰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에 이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부상을 좌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은 “삼성전자가 샤오미를 필두로 한 중국 업체들의 외연 확장에 맞서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브랜드 다각화 등 다양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온라인 전용 모델이 출시될 경우 인도뿐 아니라 중국 제조사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과 중국에서도 출시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경쟁사들의 주력 제품을 겨냥한 스마트폰을 빠르게 개발하고 각국의 상황에 맞추어 유통 전략을 가져가는 유연성을 확보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아마존과 플립카트(Flipkart)와 같은 인도의 이커머스 업체들을 통한 스마트폰 온라인 유통을 이미 강화 중이다. 지난 1월3 신규 모델인 ‘갤럭시 온 Nxt’를 약 1만 999루피의 가격에 플립카트를 통해 독점 발매했으며, ‘갤럭시 온 7 Prime’ 모델은 1월 17일 1만 5,000루피 정도의 가격에 아마존 독점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최근 발표된 ‘갤럭시 A8+(2018)’ 역시 오는 1월 20일 아마존에서 3만 2,990루피의 가격에 독점 출시된다.
인도에서의 삼성전자 갤럭시 A8+(2017) 프로모션. (자료: 아마존 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