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구인컴퍼니 민금채 대표가 1년 넘게 매달린 대체육, '언리미트'를 아시나요?
아시아 특화 슬라이스 대체육 '언리미트'로 시장서 두각 대체육 어렵다 생각 말고 고기 대신 넣고 요리하면 돼 "언리미트 맛에 자부심 있죠"
[스타트업투데이] 지구인컴퍼니는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UNLIMEAT)’를 개발·제조·유통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지구인컴퍼니의 '언리미트'가 주목받고 있지만 이 제품은 '벼락 스타'와는 거리가 멀다.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성장한 대기만성형에 가깝달까.
언리미트 개발 당시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생소하다는 건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블루오션'이라는 뜻이지만 반대로 충분한 시장성이 검증되기 전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구인컴퍼니는 척박했던 국내 대체육 시장에 도전했다. 꼬박 1년 넘게 연구개발에 매달려 언리미트를 시장에 선보였다. 아시아 시장에 특화된 슬라이스 형태의 디테일이 더해지면서 제품 차별화에 성공했지만 시장의 러브콜을 바로 받은 건 아니었다.
민금채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에 6개월 동안 미국으로 한 달에 열흘씩 출장을 다녔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 숙소에 묵으며 매일 언리미트로 직접 요리하고 유통 채널, 셰프, 바이어를 찾아다녔다. 그렇게 발품 팔며 시식행사를 진행한 덕에 하나 둘 긍정적인 피드백이 돌아왔다. 민 대표는 언리미트의 맛이 시장에 통한 비결이라고 자신했다.
민 대표의 이런 자신감은 근거가 확실하다. 써브웨이, 도미노피자, CU, 마마스 등 다양한 식품 브랜드에서 언리미트를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독보적 성공스토리를 써내려가는 지구인컴퍼니의 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 지구인컴퍼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 지구인컴퍼니는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를 개발·제조·유통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지구인컴퍼니의 사명은 20대 시절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하던 모임 ‘지구인 프로젝트’에서 이름을 따왔어요. 캠핑을 하고 쓰레기를 줍는 모임이었는데 회사를 설립하고 이름을 지을 때 문득 떠올랐어요.
▲ ‘언리미트’ 개발까지 꼬박 1년이 넘게 걸렸다고요?
- 특히 제품 개발 초기 단계에서 어려움이 많았죠. 초반에는 거의 감자떡이나 메밀전처럼 흐물흐물한 형태로 개발됐어요. 그 당시에는 국내에 대체육이 거의 없어, 연구원이나 셰프분들도 대체육에 대해 잘 몰랐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시간이 꽤 걸렸죠. 끊임없이 시장조사와 테스트를 거치고, 원료를 다양하게 바꿔가면서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 슬라이스 고기에 주목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 곡물을 베이스로 만든 식물성 고기 중 슬라이스 타입이 아직 없어요. 아시아 사람들이 불고기처럼 구워먹는 형태에 익숙하기 때문에, 즐겨 먹는 요리에 잘 맞는 형태로 대체육을 개발하면 될 것 같았어요.
▲ 언리미트는 초기 버전과 달리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을 고려해 견과류를 모두 빼고 만들었는데요. 재료가 바뀌면서 어떤 게 달라졌나요?
- 초반 슬라이스에는 현미, 귀리 등 견과류가 들어갔었는데, 버전업을 하면서 견과류를 모두 제외했어요. 견과류 알레르기가 해외에선 꽤 중요하더라고요. 병아리콩, 퀴노아, 렌틸콩 등 슈퍼푸드로 알려진 원재료를 첨가하면서 영양을 더 높였어요. 그러면서 식감은 더욱더 부드럽고 쫄깃하게 살렸고요.
▲ 언리미트가 처음 출시됐을 때 시장 반응은 어땠나요?
- 당시 국내에는 대체육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이게 뭐지?'라는 반응이 컸던 것 같아요. 꾸준히 대체육에 대해 소개했고, 그렇게 차츰 구매자가 늘어났어요. 고기는 먹고 싶은데 부담스럽지 않고 가볍게 먹고 싶거나 건강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찾고 있어요.
▲ 제품 개발 직후에는 계약을 따내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 작년에만 해도 미팅을 하러 가면 대체육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이걸 왜 써야 하는지 잘 몰랐죠. 언리미트 제품의 장점과 대체육으로 인한 탄소 저감에 대해 소개했어요. 처음엔 확신이 없어도, 수많은 테스트 이후에 결국 ‘언리미트의 맛’이 결정적인 선택의 이유가 된 것 같아요.
그렇지만 요즘엔 대체육에 대한 의아한 질문이 거의 없어요. 코로나19와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환경, 건강에 대한 관심과 대육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는 거죠.
▲ 사업 초기에는 국내 시장 판로를 뚫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게 수월했겠네요.
- 코로나 전에 6개월 동안 미국으로 한 달에 열흘씩 출장을 다녔어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에요. 에어비앤비에서 매일 언리미트로 요리를 만들어서 유통 채널, 셰프, 바이어를 찾아다녔죠.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팝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홍콩, 런던, 독일 등에서는 식품 박람회에도 참가해서 많은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기도 했어요. 시식을 진행하면서 언리미트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게 했고, 아시아 식물성 고기의 특징을 지속해서 소개했죠. 그 과정을 통해 더 맛있게 언리미트를 개발하고 보완할 수 있었어요.
▲ 개발 중인 '언리미트 신제품'의 목표는 차돌박이를 구현해내는 것이라고요?
- 차돌박이뿐만 아니라, 떡갈비, 만두 등의 가공식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에요. 내년에는 새로운 제품들을 많이 선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또한, 대체육 외에도 비건 관련 식품 개발을 통해 지속해서 범위를 확장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언리미트의 주요 수출국은 어디인가요?
- 현재 언리미트는 홍콩, 중국, 베트남, 호주, 미국 등에 수출되고 있어요. 현재로서는 홍콩 수출 비중이 가장 크나, 앞으로 미국, 베트남, 중국 등의 수출 비중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지구인컴퍼니의 언리미트를 가장 맛있게 먹는 요리법이 궁금해지는데요.
- 언리미트로 만드는 맛있는 레시피는 정말 많은데요, 그중에서 언리미트 민스를 이용한 새송이 떡갈비가 감칠맛이 풍부하고 맛있어요. 간장 양념한 민스에 새송이를 중간에 넣고 동그랗게 빚어내어 구우면 완성이에요. 또 치폴레 샌드위치도요.
바게트에 각종 채소와 달짝지근한 풀드 바비큐 볶아 넣고, 매콤한 치폴레 소스를 뿌려주면 끝이에요. 올해 초 AK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을 때 판매했던 메뉴인데, 정말 맛있다고 온라인 판매를 해달라는 성원에 한정 판매도 진행했었죠.
대체육을 이용해서 만드는 요리를 매우 어렵게 생각하시는데, 고기 대신 사용하면 돼요. 고기로 만들 수 있는 요리에 모두 활용할 수 있어요.
[스타트업투데이=김나영 기자] mmm@startuptoda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