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글로벌 의료기기시장에 도전하고 싶다면 '아라레연구소'로 오세요!”
이학재 대표, 2016년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에서 스핀-오프 창업 최소절제 수술용 감마카메라로 최소절제암수술용 영상화기기시장서 주목 첨단방사선 영상기기 기업 목표...”더 많은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 제공”
[스타트업투데이] “세계 시장에서 소위 말해 '먹힐 수 있는' 기술이 아니면 창업을 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멋진 제품으로 개발해서 가슴 활짝 펴고 메이저리그에 가서 당당히 싸울 예정입니다.”
최소절제 수술용 감마카메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아라레연구소 이학재 대표가 세계무대를 상대로 밝힌 각오다. 2016년 1월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에서 스핀-오프로 창업한 아라레연구소는 초소형 감마카메라를 개발해 임상 감마카메라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최종 꿈인 암 정복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아라레연구소의 이학재 대표를 만나 자세한 계획을 들었다.
▲ 창업 동기가 궁금합니다.
- 박사 졸업 후 창업을 했습니다. 박사 졸업논문에 더 좋은 결과를 넣어보려고 매일매일 조금씩 실험 조건을 바꿔가며 반복실험을 하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손은 기계처럼 움직이고 머리로는 다른 잡생각을 하던 그때, 갑자기 저희 동료들이 연구하던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졸업 후 바로 그 아이디어를 이론으로 정립해서 실험에 돌입했는데,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좋은 결과 영상이 나오더라고요. 이 결과가 정말 맞는 것인지 혼자 판단할 수가 없어서 여기저기 교수님들께 도움을 요청하게 됐습니다.
그때 도움 주셨던 교수님들께서 이 기술로 창업에 도전해보라는 용기를 주셔서 정말 용감하게 창업했고, 지금은 그 교수님들께서 저희 회사에 임원으로 참여하셔서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 창업 당시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 지금도 그렇지만, 창업 당시 빅포(Big4)라 불리던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Siemens), 도시바(Toshiba), 필립스(Philips)에서 고가의 진단영상기기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시장조사를 하다 보니 인도, 중국과 같이 첨단진단영상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국가들에는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우리나라처럼 개발하지 않는 국가에는 유독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Big4가 아직 갖추지 못한 독자적 핵심 영상기술을 활용해서 뛰어난 성능의 진단영상기기를 만들면 더 많은 환자들에게 더 나은 품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창업했습니다.
특허 기반, 지원 프로그램 선정
▲ 후배 스타트업들이 가장 궁금해할 부분인데요, 자금 조달은 어떻게 하셨나요?
- 저희는 창업 당시 앞서 설명한 기술에 대한 특허를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이 특허를 바탕으로 기술보증기금의 유-테크 밸리(U-Tech Valley)라는 프로그램에 선정돼 초기자금을 조달받아 본격적인 제품개발을 시작했습니다. 프로토타입 제품의 구현 및 성능평가를 마친 현재는, 양산을 위한 인력확보 및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추가 투자 유치 중에 있습니다.
▲ 연구과제 선정 과정도 소개해주세요.
- 저희 회사 이름으로 따낸 첫 연구과제는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에서 주관했던 투자연계형 공공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이었습니다. 혼자 창업을 준비하던 겁 없던 시기에 투자자들 앞에서 글로벌 의료영상기기 시장의 공룡 같은 Big4를 위협하는 익룡이 되겠다는 발표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발표를 듣고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며 속으로 한참을 웃으셨다던 뉴플라이트 조승욱 대표님이 선뜻 투자를 단행해서 매칭된 연구개발(R&D) 과제를 수주할 수 있었습니다.
▲ 지주회사 펀딩을 받았는데, 가장 큰 장점은요?
- 하나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희 지주회사인 고려대학교 의료기술지주에서는 펀딩을 위한 심사를 고려대 의과대학 및 경영대학 교수님들이 직접하고 있습니다. 여기 자회사가 됐다는 것 자체가 의료분야에서의 필요성, 기술성 그리고 시장성까지 전문가들에 의해 검증됐다는 것을 대변해주는 보증서 같은 기능을 하더라고요. 펀딩 후 여러가지 지원 프로그램도 상당히 많습니다. 전부 다 따라다니지 못할 정도로 많아요.
▲ 의료기기의 경우, 국내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데, 진입 계획이 있다면요? 해외 네트워크를 모색하고 있는지, 혹은 다른 대안이 있는지요.
- 사실 저희가 처음으로 도전하고 있는 제품은 글로벌 시장, 그중에서도 저희 분야에서는 전체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북미 시장을 주된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소위 말해 '먹힐 수 있는' 기술이 아니면 창업을 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멋진 제품으로 개발해서 가슴 활짝 펴고 메이저리그에 가서 당당히 싸울 예정입니다. 그동안 저희 기술팀, 임상팀 모두 해외 유수의 기관들과 함께 연구개발하고 있었지만, 최근 아라레연구소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문종국 이사님이 더욱 큰 힘을 보태주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글로벌 의료기기회사들에 20년 넘게 모듈형 제품을 납품해온 기업의 대표님인데 저희 미래를 밝게 보고 이사진으로 참여했습니다. 부족한 것 아닌가 싶었던 저희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가득 채워 주고 있습니다.
▲ 아라레연구소의 기술은 모든 암 시술에 적용 가능한가요? 림프절을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인데, 모든 암 수술에 도움이 되나요?
- 현재는 감시림프절 탐색술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수술법 역시 아직 다양한 암종에 적용이 연구되고 있는 최신의 암수술법 중 하나입니다. 현재 유방암과 흑색종에는 국내외 모두 사용하고 있는 표준 수술법이며, 최근 위암 및 부인암에서의 해외 대규모 임상결과도 나와서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국가들부터 표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림프절이 아닌, 암세포에 집적되는 새로운 방사성추적자에 대한 국내외 연구들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약제들이 출시되면 저희 감마카메라는 더 많은 암수술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시장 규모, 약 3조 원대
▲ 관련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 미국의 BCC 리서치(BCC Research) 자료에 따르면, 최소절제 암수술을 위한 영상화기기 시장은 현재 약 3조 원대 규모의 시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평균 성장률은 7.1%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보고되어 있지만, 수술을 하는 외과 교수분들 얘기로는 기존의 가시광 기반의 영상기기에서 다중 모달리티 영상을 제공할 수 있는 복합영상기기로 매우 빠르게 교체되고 있어, 저희 기술에 대한 잠재적 시장규모는 이 자료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합니다.
▲ 감마선이 위험하지는 않나요? 방사선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는데, 감마선의 위험성은 어떤가요?
- 감마선은 전자기파 중 가장 에너지가 높고 투과력이 강한 빛의 일종입니다. 감마선 자체만 보면 위험한 방사선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많이 알려져 있는 엑스(X)-선과는 달리 온·오프(ON·OFF)가 불가능하고, 환자에게 직접 주사하기 때문에 감마선의 경우 환자의 피폭선량에 있어 까다롭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감마선 영상장치들은 매우 부족한 감마선 신호 속에서도 높은 품질의 영상을 취득해야 하기에 영상기기 분야의 최첨단 기술들이 적용돼 있습니다. 현재 저희 장비는 일상생활 속에서 매일 마주하고 있는 자연 방사선보다 조금 더 높은 선량 수준이면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더욱이 최소절제 암수술에 사용된 감마선원은 수술하면서 거의 모두 제거되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는 수준입니다.
▲ 의료기기 외 다른 용도로도 사용 가능한가요?
- 네. 거의 같은 기술이 원자력발전 산업 전반의 안전에 대한 모니터링 및 국가안보분야에도 사용됩니다. 저희가 기술을 개발하면서 홍보도 제대로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저희 기술을 필요로 하는 연구소와 대학들을 통해 이 분야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감마선 모니터링장비 시장은 약 30조 원 규모의 굉장히 큰 대형 시장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저희도 향후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차세대 제품들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 의료기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장기적인 타깃은요?
- 이 분야의 너무나도 밝은 미래만을 바라보고 제자리에 안주할 수도 있을 젊은 연구자들을 만나면 제가 가끔 드리는 말씀을 답변으로 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역사를 돌이켜 보면, 결국 인간에게 필요한 기술은 개발되더라고요.
지금 저희가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감마선 영상화 기술도 보다 나은 암 치료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다양한 기술 중 하나일 뿐입니다. 두통약 먹듯이 쉽게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언젠가는 개발될 것이고, 그날까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으면 결국 저희 기술은 화석이 되어 시장에서 사라지겠죠.
의료기기 시장은 그 어느 분야보다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앞서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 의료기기 시장의 밝은 미래는 준비한 자들에게만 펼쳐질 거예요. 끊임없이 도전하고 개발해야 하는 고달픈 시장이지만, 내가 흘린 땀방울로 돈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연구하고 개발해서 저희 아라레연구소 구성원들의 꿈인 암 정복을 꼭 이뤄내겠습니다.
2026년 엑싯 목표
▲ 기업공개(IPO) 전략이 있다면요? 암 수술은 글로벌한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나스닥 상장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 저희는 현재 개발된 고해상도 감마선 영상화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4가지 핵심 제품을 출시해 2026년 매출액 1천억 원 돌파와 동시에 IPO하는 엑싯(exit)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해외 벤처캐피탈(VC) 한 곳에서는 인도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데, 인도 시장에서 먼저 저희 제품의 시장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후,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바로 나스닥 상장을 하는 exit 모델을 제시하면서 저희에게 투자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문종국 이사는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에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두고 회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관련 시장 성장 및 확대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요?
- 인력양성을 위한 지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의료기기 분야는 각각의 다학제적 학문들 모두에서 특정 수준 이상 준비가 돼야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상당히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은 시장입니다.
그 장벽 끝까지 올라가는 동안은 너무나 고통스럽지만, 넘어와 보면 블루오션인 경우가 많죠. 오랫동안 어려운 학문에서 공부하고 있는 청년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더 필요합니다. 그들은 지원해준 것 이상으로 우리 사회에 공헌할 거라 확신합니다.
▲ 아라레연구소의 향후 계획을 공유해주세요.
- 아라레연구소는 현재 투자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이번 라운드 빠른 투자 유치를 통해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하고, 인증절차를 밟아 가장 먼저 출시할 수 있는 수술용 감마카메라 제품부터 빠르게 출시하고자 합니다.
아직 비공개로 개발하고 있는 제품들이라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후 후속 투자 유치를 통해 더 큰 시장에 도전할 더욱 강력한 후속모델들을 차례차례 출시할 예정입니다. 저희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주입하겠습니다.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 어깨 쫙 펴고 도전하는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은 분들, 아라레연구소로 찾아오세요.
[스타트업투데이=임효정 기자] hj@startuptoday.kr